정월대보름, ‘콩팥’ 문제 있다면 흰쌀밥…나물은 가지로!
정월대보름, ‘콩팥’ 문제 있다면 흰쌀밥…나물은 가지로!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2.02.14 2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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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백질, 인, 칼륨 등 체내 축적돼 위험
잡곡밥 피하고 칼륨 적은 채소 섭취
나물 간 싱겁게, 신맛 등으로 풍미↑

2월 15일은 정월대보름이다. 바쁜 현대인이 건강 식단을 챙겨 먹기란 쉽지 않지만 옛 풍속에 따라 이날만큼은 부럼이나 오곡밥, 나물 등을 챙겨 먹으려고 노력한다. 하지만 신장질환이 있다면 신중해야 한다. 이들 음식에 풍부한 단백질, 인, 칼륨 등의 영양소가 체내 쌓이면서 오히려 위험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신장은 콩과 팥을 닮았다고 해서 콩팥이라고도 불린다. 콩팥은 몸속 정수기라 불릴 만큼 혈액 속의 노폐물을 걸러 소변으로 배출하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또 체내 항상성 유지에 관여하고 몸의 수분을 조절한다. 혈압을 조절해주는 호르몬을 만들고 비타민D를 활성화해 뼈를 단단하게 하며 적혈구를 생산하는 호르몬을 만들어 빈혈이 생기지 않게 하는 역할도 수행한다.

하지만 야속하게도 콩팥 역시 나이 들수록 노화돼 기능이 떨어진다. 나이 들수록 발병하기 쉬운 당뇨병, 고혈압 등 만성질환도 콩팥 건강을 해친다.

인천힘찬종합병원 신장내과 이지은 과장은 “나이 들수록 콩팥이 조금씩 쪼그라들면서 크기가 작아지고 표면이 딱딱해지면서 기능이 떨어질 수 있다”며 “특히 콩팥은 모세혈관 덩어리인 사구체로 이뤄진 조직이기 때문에 고혈압으로 혈관이 손상되거나 당뇨병으로 혈당이 높아지면 콩팥도 영향을 받아 손상되면서 만성콩팥병이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오곡밥과 나물 등 정월대보름 음식은 몸에 이로운 영양소가 풍부해 건강한 사람들에게는 더없이 좋지만 만성콩팥병 등으로 콩팥 기능이 떨어진 상태라면 오히려 위험할 수 있어 섭취 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만성콩팥병은 대표적인 신장질환으로 콩팥이 3개월 이상 지속적으로 손상되거나 기능이 50% 이하로 떨어졌을 때 진단한다. 무엇보다 이렇게 콩팥 기능이 떨어지면 노폐물을 제대로 거르지 못해 체내에서 쓰이고 남은 영양소들이 그대로 축적된다. 따라서 만성콩팥병환자들은 일부 영양소를 제한하는 식이요법을 하게 되는데 대표적인 것이 잡곡과 채소에 풍부한 단백질, 인, 칼륨 등의 영양소다.

실제로 칼륨이 체내 쌓여 혈중 칼륨농도가 높아지면 자주 쥐가 나고 심장박동이 불규칙해지는 부정맥이 발생할 수 있으며 인의 혈중농도가 상승하면 가려움증과 관절통이 나타나고 심하면 뼈가 쉽게 부러질 수 있다.

이지은 과장은 “이에 신장이 안 좋은 환자들에게는 칼슘과 인 성분을 조절하는 약제를 처방하거나 단백질, 칼륨, 인, 성분의 영양소를 제한하는 식이요법을 중요하게 강조한다”며 “만성콩팥병 등 신장질환이 있는 경우 정월대보름 오곡밥보다 흰쌀밥을, 나물은 버섯, 호박, 시금치 등 칼륨이 풍부한 채소보단 상대적으로 칼륨 함량이 적은 가지, 당근, 배추, 오이, 콩나물 등으로 대체할 것”을 권장했다.

만성콩팥병환자는 나트륨 섭취에도 주의가 필요하다. 일반인과 비슷한 양의 소금을 섭취하면 혈압이 상승하고 몸이 부으며 콩팥기능이 더 빨리 나빠질 수 있기 때문. 따라서 가급적 나물은 싱겁게 간을 하고 짠맛 대신 식초나 고춧가루, 마늘 등으로 신맛이나 매운맛으로 풍미를 추가하는 것이 좋다. 식초나 고춧가루, 마늘 같은 양념재료들은 너무 자극적이지 않게만 한다면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이지은 과장은 “단 단백질, 칼륨, 인 등의 영양소는 건강에 도움이 되는 영양소인 만큼 지나친 제한은 문제가 될 수 있다”며 “본인의 상태에 맞게 주치의와 충분히 상의한 후 식단을 결정하되 요령 있게 섭취하는 방법도 알아두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일단 잡곡밥이나 곰탕처럼 뼈를 우린 국물, 유제품, 견과류, 카페인식품에는 인이 많이 함유돼 섭취를 주의해야 한다. 칼륨은 수용성물질이기 때문에 채소는 잘게 썰어 물에 2시간 정도 담갔다 사용하거나 끓는 물에 데친 후 여러 번 행궈서 조리하면 칼륨 섭취량을 줄일 수 있다. 단백질을 제한하는 식단은 자칫 영양결핍을 유발할 수 있어 주치의와 충분히 상의 후 섭취량을 결정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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