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건강이야기] 막히면 돌아가라! 고양이 요관결석에 대처하는 법
[반려동물 건강이야기] 막히면 돌아가라! 고양이 요관결석에 대처하는 법
  • 이동국 대구죽전동물메디컬센터(죽전동물병원) 대표원장│정리·이원국 기자 (21guk@k-health.com)
  • 승인 2022.02.21 09:1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동국 대구죽전동물메디컬센터(죽전동물병원) 대표원장
이동국 대구죽전동물메디컬센터(죽전동물병원) 대표원장

고양이는 유독 물을 잘 안 마시기로 유명하다. 사막에서 살던 조상의 피를 물려받았기 때문이다. 고양이의 조상은 물이 부족한 사막에서 살아남고자 신장에서 수분을 최대한 재흡수하도록 진화했다. 즉 물을 조금만 마셔도 살 수 있도록 소변을 농축하는 능력이 발달했다. 현대의 고양이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이러한 습성은 비뇨기질환을 부르기 마련이다. 그래서 고양이는 비뇨기질병이 아주 흔하다. 특히 요로결석으로 동물병원에 오는 고양이가 꽤 많다.

오늘은 요로(신장-요관-방광-요도)결석 중 요관결석과 그 치료법을 얘기하려 한다. 신장에서 만들어진 소변은 요관을 타고 방광으로 이동한 뒤 요도를 타고 밖으로 배출된다. 요관이 결석으로 막히면(고양이의 요관은 두께가 0.4mm밖에 안 돼서 결석의 크기가 1mm만 돼도 요관이 확장하지 않는 한 자연스레 내려가기가 힘들다.) 신장의 안쪽 신우에 소변이 계속 차고 그 부분이 확장된다. 이를 ‘수신증’이라 한다. 수신증이 지속하면 신장이 기능을 잃을 수 있다. 따라서 요관결석은 서둘러 적극적으로 해결해야 한다.

다들 알다시피 신장은 2개다. 한쪽 신장에 수신증이 생겼더라도 다른 한쪽 신장이 망가진 신장의 몫까지 맡아서 일을 하기에 고양이는 별다른 증상을 보이지 않는다. 그러다가 다른 한쪽의 신장에도 수신증이 생기면 그제야 고양이는 아프기 시작한다. 식욕과 기력이 떨어지고 간헐적으로 토한다. 따라서 신장에 수신증이 발생했는지를 확인하려면 최소한 1년에 한 번은 동물병원을 찾아 방사선·초음파검사를 받아보는 것을 강력하게 추천한다.

그렇다면 결석으로 막힌 요관은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 현실적으로 결석을 바로 제거하는 수술은 힘들다. 요관은 굉장히 가늘기에 절개해서 결석을 제거할 땐 회복하는 과정에서 유착되는 부작용이 쉽게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피하요관우회술(SUB, Subcutaneous Ureteral Bypass)’을 진행한다. 신장의 소변이 요관을 타지 않고 방광으로 바로 이동할 수 있도록 신장과 방광을 연결하는 우회로를 만들어주는 것이다. 다시 말해 인공요관을 영구적으로 장착하는 것이다. 피하요관우회술은 요관결석을 앓는 환자에게 가장 효과적인 수술이다. 단 굉장히 까다로운 수술이라 수의사의 경험과 숙련도에 따라 예후가 달라질 수 있다.

요관결석을 예방하려면 위에 언급했듯 물을 충분히 마셔야 한다. 고양이의 1일 권장음수량은 50ml/kg이다. 음수량이 부족하다 싶으면 보호자는 여러 노력을 해야 한다. ▲물그릇을 여러 곳에 두고 ▲고양이가 선호하는 물그릇을 알아내서 쓰고(고양이분수대를 추천한다.) ▲물을 하루에 최소한 2번 이상 갈아주고 ▲건사료를 물에 불려서 주면 음수량을 늘릴 수 있다(경제적여유가 되면 물론 습식사료를 주는 게 좋다.). 고양이가 물을 잘 안 마셔서 속이 타는 보호자에게 도움이 많이 되기를 바란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