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증아토피, 소아‧청소년은 여전히 ‘외면’
중증아토피, 소아‧청소년은 여전히 ‘외면’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2.02.24 0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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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 악영향 걱정에 건보적용도 안 돼
치료비 부담 고통…급여 확대 절실
중증아토피피부염은 소아청소년의 삶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치는 만큼 건강보험 적용을 통해 이들에게도 치료 접근성을 확대해야 한다(사진=셔터스톡).

아토피피부염은 어릴 때 잠깐 스쳐 지나가는 피부질환이 아니라 우리 몸의 면역체계 이상으로 발생하는 자가면역질환이다. 경증, 중등도, 중증 등 상태에 따라 치료법이 다르며 평생에 걸쳐 악화와 재발이 반복돼 중증일수록 삶에 미치는 영향이 클 수밖에 없다.  

다행히 중증아토피피부염환자들의 고통이 널리 알려지면서 2020년 7월 ‘중증아토피피부염’이라는 별도의 상병코드가 생겼다. 나아가 지난해 1월부터는 산정특례제도 대상에 포함, 비싼 생물의약품치료 시 부담을 덜게 됐다.  

하지만 소아청소년환자에게는 꿈같은 얘기다. 중증아토피피부염에 처방되는 생물의약품의 건강보험급여가 만18세 이상에만 적용되기 때문. 여전히 소아청소년환자들은 생물의약품치료를 위해 연간 약 2000만원의 치료비를 부담하고 있는 실정이다.

■중증아토피, 수면부족 등 성장에도 영향  

아토피피부염은 피부를 넘어 신체‧정신건강 전반에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어려서부터 적절한 치료와 관리가 필요하다. 특히 소아기에 발병한 아토피피부염의 약 40%는 성인기까지 증상이 지속되며 천식, 알레르기비염 등 다른 동반질환을 연이어 일으키는 알레르기행진의 시작이 될 수 있다.

특히 증상이 심한 소아중증환자의 경우 수면부족으로 성장에도 지장이 생긴다. 천식분야 최고학술지인 J Allergy Clin Immunol에 따르면 소아 중증아토피피부염환자는 평균 162일간 수면장애로 고통 받았으며 한 번 악화기에 접어들면 14.6일간 수면장애를 겪었다.

소아기에 겪는 수면부족은 성장과 인지신경수행능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보고됐으며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아토피피부염과 정신질환 상관관계연구에 따르면 아토피피부염환자는 과다행동장애(ADHD)빈도가 일반인보다 1.48배 높았다.

■대안 있어도 급여제한에 엄두 못 내

게다가 소아환자는 증상을 조절하면서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는 약이 제한적이라 치료에 어려움이 많다. 이러한 상황에서 두필루맙성분의 생물의약품이 소아청소년환자에서도 효과와 안전성을 인정받으면서 큰 희망이 됐다.

이 약은 아토피피부염의 악화요인으로 주목받는 제2형 염증을 선택적으로 억제하는 표적치료제로 성인 중등도 및 중증환자를 대상으로 한 글로벌 임상시험에서 최대 4년의 지속적 증상조절효과와 안전성을 확인했으며 소아환자에서도 이를 입증했다. 이에 식약처는 성인에 이어 만6세 이상 소아와 만12~17세 청소년 중등도-중증환자까지 적응증을 확대했다.

하지만 부모들은 정작 치료할 엄두조차 못 내고 있다. 현재 생물의약품은 만18세 이상만 급여가 인정되고 있어서다. 반면 영국, 독일 등에서는 만6세 이상에 보험급여가 적용되고 있으며 특히 영국에서는 소아환자의 치료요구도가 높은 부분을 고려해 별도의 경제성평가나 의료기술평가 없이 급여결정이 이뤄졌다.

인하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김정희 교수는 “성인도 견디기 어려운 중증아토피피부염은 아이의 정상적인 일상생활은 물론 가족들에게도 큰 부담인 만큼 생물의약품치료가 절실한 소아청소년환자를 위한 제도적 지원이 하루빨리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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