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건강이야기] 고양이 꼬리에 나타난 까만 점의 정체는? ‘꼬리샘 과증식’
[반려동물 건강이야기] 고양이 꼬리에 나타난 까만 점의 정체는? ‘꼬리샘 과증식’
  • 장봉환 굿모닝펫동물병원 대표원장ㅣ정리·이원국 기자 (21guk@k-health.com)
  • 승인 2022.03.01 09:1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장봉환 굿모닝펫동물병원 대표원장

고양이는 그루밍(고양이가 털에 묻은 이물질을 스스로 핥아 제거하는 행동)을 통해 스스로 몸을 단장하며 청결하게 관리를 한다. 하지만 이런 고양이에게도 사각지대가 있는데 바로 턱과 꼬리다. 아무리 그루밍을 열심히 해도 턱이나 꼬리는 그루밍을 하기 힘든 부위라 여드름이 생기기 쉽다. 이에 고양이를 기르는 보호자 사이에서는 ‘턱드름(턱과 여드름을 합친 단어)’과 ‘꼬드름(꼬리와 여드름을 합친 단어)’이라는 말이 따로 있을 정도다.

그중에서도 이번 칼럼에서 이야기해 볼 주제는 바로 꼬드름이다. 꼬드름의 정식 명칭은 ‘꼬리샘 과증식(Feline tail gland hyperplasia)’이다. 꼬리샘은 고양이의 꼬리로 이어지는 등 쪽 부분에 있는 피지 분비선으로 이 꼬리샘에서 피지가 비정상적으로 많이 분비되면 꼬리와 꼬리 주변의 엉덩이에 분비물이 쌓여 모공과 모낭이 막히게 된다. 이때 꼬리에 블랙헤드와 같은 여드름이 생기게 되는 것이다.

꼬리샘 과증식은 단모종이나 장모종과 상관없이 모든 고양이에게 나타날 수 있다. 그중에서도 주로 성호르몬의 영향으로 인해 피지 분비가 왕성한 중성화를 하지 않은 수컷 고양이에서 많이 발생하는 편이다.

대표적인 증상은 기름이 과다 분비돼 꼬리샘과 엉덩이 주변 털에 기름기가 흐르고 엉키는 것이다. 또 털 안쪽 피부에서는 앞서 언급한 블랙헤드 같은 까만 점을 발견할 수 있다. 이밖에도 발병 부위 주위로 각질, 악취, 피부발적 등이 나타나기도 한다. 만일 발견이 늦어 이차감염이 발생했다면 발병 부위가 부어오르고 탈모, 가려움, 색소침착 등의 증상과 함께 고름이 나오거나 반려묘가 심각한 통증을 호소할 수 있다.

다행히 꼬리샘 과증식이 나타난 지 얼마 되지 않았다거나 증상이 심하지 않다면 꾸준한 관리만으로도 충분히 치료를 할 수 있다. 발병 부위의 털을 깨끗하게 밀고 약용샴푸를 사용해 피지를 씻어내며 마사지를 해주면 증상이 완화될 수 있다. 이미 이차감염으로 진행됐다면 관리와 함께 동물병원에서 처방해주는 약물을 복용해야 할 수도 있다. 중성화를 하지 않은 수컷에게 꼬리샘 과증식이 나타났다면 중성화를 권유하기도 한다.

증상이 심하지 않으면 고양이가 그리 불편해하지 않기 때문에 보호자는 반려묘의 꼬리샘 과증식을 쉽게 눈치채지 못할 때가 상당히 많다. 하지만 꼬리샘 과증식은 한 번 발생하면 자주 재발하기 때문에 미리 관리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평소 반려묘의 꼬리를 살펴 문제가 없는지 자주 확인하고 빗질과 샴푸를 통해 청결하게 유지해주길 바란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