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내 유일한 투석혈관 지킴이…‘원스톱 서비스’로 지체없이 문제 해결
지역 내 유일한 투석혈관 지킴이…‘원스톱 서비스’로 지체없이 문제 해결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2.03.03 09: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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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 이 클리닉]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투석혈관클리닉

· 다학제진료 기반으로 원스톱 서비스 제공
· 하이브리드 수술실 보유…시술·수술 동시에
· 투석혈관 관리법 안내 등 환자교육도 집중

일산병원 투석혈관클리닉은 신장내과, 영상의학과, 흉부외과 의료진을 중심으로 다학제진료를 시행하고 있다. 신장내과 의료진이 투석혈관에 문제가 발생한 환자를 연결해주면 영상의학과에서는 시술을, 흉부외과에서는 수술을 신속하게 진행한다(사진=일산병원 제공).

신장은 주먹만 한 작은 크기로 우리 몸을 위해 참 많은 일을 한다. 그중 혈액을 받아들여 노폐물을 제거해 ‘몸속 정수기’라 불린다. 하지만 말기신부전(신장이 3개월 이상 지속적으로 손상되거나 기능이 50% 이하로 떨어진 상태)에 이르면 신장이 이 역할을 할 수 없어 투석기계를 통해 혈액을 깨끗이 정화하는 혈액 투석치료를 받아야 한다. 

이때 중요한 통로가 되는 것이 바로 ‘투석혈관’이다. 투석혈관은 말기신부전환자들에게 생명줄과도 다름없어 의료진은 물론 환자 스스로도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 이러한 점을 고려해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은 고양시에서 유일하게 투석혈관을 원스톱으로 관리하는 ‘투석혈관클리닉’을 개소했다. 흉부외과 김도균 교수를 만나 투석혈관클리닉의 역할과 투석혈관 관리의 중요성에 대해 들었다.

- 투석혈관은 말기신부전환자들에게 ‘생명줄’로 불릴 만큼 매우 중요하다고 알려졌다. 먼저 투석혈관에 대해 설명 부탁한다. 

혈액 투석치료를 위해서는 충분한 양의 혈액이 나가고 들어갈 수 있는 굵은 혈관이 필요하다. 투석용 주삿바늘도 매우 두껍다. 따라서 투석치료가 가능한 굵은 혈관을 따로 만들어야 한다. 이것이 바로 투석혈관이다. 보통 동맥과 정맥을 이어서 만드는데 말기신부전을 오래 앓으면 혈관이 쪼그라들어 이마저도 어려울 수 있다. 이때는 부득이하게 인조혈관을 이용해 투석혈관을 만들기도 한다. 

- 투석혈관을 만드는 과정도 매우 힘들 것 같은데 여기서 끝이 아니라고 들었다. 

말기신부전환자들은 일주일에 2~3번 투석치료를 받아야 한다. 생명 유지를 위한 필수적인 치료지만 한 혈관을 오래 사용하다 보면 투석혈관이 좁아지거나 막힐 수 있다. 투석혈관이 늘어나거나 굵어지면서 팔이 부풀어오르기도 한다. 때문에 투석혈관을 만든 후에도 긴장을 늦추지 말고 이상이 생겼는지 늘 세심하게 살펴야 한다. 

보통 3~6개월마다 초음파검사를 통해 투석혈관을 점검하게 하는데 사실 투석치료만으로 지쳐 환자들에게는 참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투석혈관은 이상이 있을 때 바로 조치해야 오래 쓸 수 있다. 그렇지 않으면 또다시 투석혈관을 만들거나 목을 통해 투석혈관을 만들어야 하는데 이 경우 팔보다 매우 고통스럽다. 이에 우리 병원은 투석치료와 별개로 말기신부전환자들의 투석혈관 지킴이가 돼주기로 했다. ‘투석혈관클리닉’은 그렇게 문을 열게 됐다. 

- 현재로선 고양시에서 투석혈관을 전문으로 치료·관리하는 곳은 일산병원이 유일하다고 들었다. 

그러한 점에서 더 자부심을 갖고 임하고 있다. 우리 병원 투석혈관클리닉은 투석혈관 문제를 빨리 찾아내 신속한 치료를 제공하고자 ‘원스톱 서비스’를 시행 중이다. 외래에서 일차적으로 진료를 받고 시술 또는 수술이 필요한 경우 입원실에 바로 입실해 필요한 치료를 신속하게 받을 수 있다. 

더욱이 우리 병원은 시술과 수술을 한 공간에서 동시에 시행할 수 있는 ‘하이브리드 수술실’을 갖추고 있다. 간혹 시술과 수술이 동시에 필요한 환자들도 있는데 이 경우 별도의 이동 없이 한 공간에서 한번에 시술과 수술을 받을 수 있다. 

현재는 코로나19환자들을 위한 병상 제공으로 입원이 어려운 예외적인 상황이 발생할 수 있지만 상황이 안정화되면 원스톱 서비스가 보다 원활하게 운영돼 더 많은 환자가 혜택을 볼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 

- 투석혈관클리닉의 다학제진료도 원스톱 서비스에 활력이 될 것 같다.

현재 신장내과, 영상의학과, 흉부외과 의료진이 힘을 합치고 있다. 신장내과 의료진은 환자의 전반적인 외래 진료를 담당하며 영상의학과 의료진은 투석혈관의 문제 발생여부를 초음파검사를 통해 확인한다. 만일 투석혈관에 문제가 발생할 위험이 높거나 이미 문제가 발생해 시술이 필요하다면 풍선확장술 등을 바로 시행한다. 흉부외과에서는 혈관이 너무 굵어지거나 혈전을 긁어내야 하는 환자 등 수술이 필요한 환자들을 담당한다. 

원스톱 시스템하에 신장내과 의료진이 투석혈관에 문제가 발생한 환자를 연결해주면 영상의학과에서는 시술을, 흉부외과에서는 수술을 신속하게 진행하기 때문에 환자들이 오랫동안 대기하고 여러 진료과를 전전할 필요가 없다. 

흉부외과 김도균 교수가 초음파검사를 통해 환자의 투석혈관을 살펴보고 있다. 투석혈관은 3~6개월마다 초음파검사를 통해 이상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사진=일산병원 제공).

- 시스템적인 측면 외에 특별히 신경 쓰고 있는 부분이 또 있다면.

환자 교육이다. 앞서 말했듯이 투석혈관은 이상한 낌새가 있을 때 빨리 고쳐줘야 오래 쓸 수 있다. 물론 투석혈관에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의료진의 선제적인 관리가 가장 중요하지만 환자도 본인의 투석혈관을 매일 점검하고 일상생활에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따라서 우리 병원에서는 투석혈관에 진동이 느껴지는지 손으로 만져보게 하고 ▲진동이 안 느껴지거나 두근두근 박동만 있는 경우 ▲투석혈관을 만든 팔이 찌릿찌릿하거나 붓고 열감이 느껴지는 경우 ▲투석 후 지혈이 안 되는 경우 ▲투석 기계의 알람이 자주 울리는 경우 등은 투석혈관 이상신호로 빨리 병원으로 올 것을 교육한다.

주삿바늘을 골고루 찔러야 투석혈관을 오래 쓸 수 있다는 점도 충분히 설명한다. 아무래도 찌른 데를 또 찔러야 덜 아프기 때문에 환자들은 계속 같은 자리에 주삿바늘을 꽂길 원하는데 이 경우 압력이 올라가 투석혈관이 늘어나거나 부풀 수 있다. 

- 이밖에 환자들이 일상생활에서 주의해야 할 사항이 있다면. 

무엇보다 투석혈관을 만든 팔에는 작은 압력이나 자극도 위험하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오른손잡이라면 왼팔에, 왼손잡이라면 오른팔에 투석혈관을 만드는데 해당 팔에는 작은 팔찌나 시계도 차지 않는 것이 좋다. 팔을 꽉 조이는 옷도 피해야 한다. 당연히 채혈도 해선 안 된다. 특히 무의식중에 팔베개를 하고 자다 문제가 생기는 환자들이 많은데 투석혈관을 만든 팔은 항상 조심해서 관리해야 한다. 또 여름에는 감염위험이 크기 때문에 해당 자리를 긁거나 손으로 자주 만지지 말아야 한다. 투석받은 날은 샤워도 하지 않는 것이 좋다.

- 확진자수가 급증하면서 환자들의 걱정이 여러모로 커졌을 것 같다. 

말기신부전환자들은 투석치료를 받지 않으면 치명적이기 때문에 반드시 병원에 오는 편이다. 의료진 역시 투석치료가 환자들에게 매우 중요하고 절실하다는 것을 알기에 이동동선을 철저히 분리하는 등 감염관리시스템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따라서 감염위험에 대한 염려 없이 본인의 건강을 위해 꼭 정해진 날짜에 투석치료를 받으러 오길 당부한다. 

- 앞으로의 포부도 한 말씀 부탁한다.

앞서도 말했듯이 일산병원 투석혈관클리닉은 지역 내 유일하게 투석혈관에 대한 전문적인 치료를 제공하는 곳이다. 코로나19 상황으로 적극 홍보를 못한 측면이 있지만 코로나19가 정점을 지나 안정세에 접어들면 지역 개원가와 논의해 투석혈관 치료가 필요한 환자들이 우리 병원에 빨리 와서 치료받을 수 있도록 협력체계도 공고히 할 생각이다. 

투석혈관은 한 번 만들고 난 후에도 계속 관리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지만 말기신부전환자들에게는 생명을 유지할 수 있는 매우 고마운 존재다. 의료진 역시 투석혈관을 통해 환자들의 생명을 지킬 수 있는 만큼 이를 더없이 소중하게 관리할 의무가 있다. 이 점을 항상 명심하고 투석혈관 지킴이로서의 소임을 다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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