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건강이야기] 노령견이 물 먹는 하마 됐다? ‘쿠싱증후군’ 의심하세요!
[반려동물 건강이야기] 노령견이 물 먹는 하마 됐다? ‘쿠싱증후군’ 의심하세요!
  • 이동국 대구죽전동물메디컬센터(죽전동물병원) 대표원장ㅣ정리·이원국 기자 (21guk@k-health.com)
  • 승인 2022.03.07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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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국 대구죽전동물메디컬센터(죽전동물병원) 대표원장

수의학이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고 있다. 동물영양학도 마찬가지다. 덕분에 현대의 반려동물은 상당수 장수를 누린다. 반려동물과 하루라도 더 함께하고 싶은 보호자에게는 얼마나 큰 축복인가.

하지만 빛이 있으면 그림자도 있는 법. 노령성질환을 앓는 반려견이 꽤 늘었다. 특히 호르몬질환으로 병원을 방문하는 반려견이 많다. 나이 든 반려견에게 가장 흔한 호르몬질환은 쿠싱증후군이다. 오늘 칼럼에서는 이 병을 다뤄보겠다.

쿠싱증후군의 정식명칭은 부신피질기능항진증이다. 부신은 콩팥 옆에 붙은 내분비기관으로 피질(겉질)과 수질(속질)로 구성된다. 피질에서는 생명활동에 꼭 필요한 여러 호르몬을 생산한다. 코르티솔, 알도스테론, 성호르몬 등인데 이 중 스트레스호르몬으로 불리는 코르티솔이 과다 분비되는 질환을 쿠싱증후군이라고 한다.

코르티솔은 혈액을 따라 흐르면서 신체기관의 기능을 조절한다. 과다 분비되면 이 호르몬의 영향을 받는 피부, 간, 눈, 심혈관, 콩팥, 방광, 췌장, 근육 등 다양한 기관의 기능에 문제가 생긴다. 또 앞서 언급했듯이 코르티솔은 기본적으로 스트레스를 받을 때 분비되는 호르몬이기 때문에 과다 분비되면 면역력이 떨어진다. 이러한 이유(신체기관기능 문제와 면역력 저하)로 합병증이 따라온다. 쿠싱증후군은 질병 자체보다 합병증이 무섭다.

쿠싱증후군의 원인은 크게 세 가지다. 대부분은 뇌의 기저부에 있는 뇌하수체에 종양이 생긴 탓이다. 뇌하수체는 부신에서 코르티솔을 분비하도록 자극하는 호르몬(Adrenocorticotropic Hormone, ACTH)을 생산한다. 뇌하수체에 종양이 생기면 이 호르몬을 더 생산하고 자연히 코르티솔이 더 많이 분비된다. 두 번째 원인은 부신종양이다. 양성이든 악성이든 쿠싱증후군을 유발한다. 악성일 확률은 약 50%다. 세 번째 원인은 의인성이다. 스테로이드제제를 지나치게 많이 쓴 것이다.

쿠싱증후군에 걸린 강아지는 다양한 증상을 보인다. 먼저 ▲물을 많이 마시고 소변을 많이 보고 밥을 많이 먹는다. 참고로 다음·다뇨·다식은 당뇨에 걸렸을 때도 마찬가지다. 다음으로는 ▲올챙이배가 된다. 간이 커지고 복강에 지방이 쌓이고 복근이 약해졌기 때문이다. 또 ▲대칭성탈모가 일어난다. 이때 소양감은 없다. ▲헐떡거림이 심해지고 ▲발작이 일어날 수도 있다.

쿠싱증후군으로 진단받으면 부신을 억압하는 약물을 써서 코르티솔 농도를 정상 수준으로 맞춰야 한다. 이때는 주기적으로 동물병원을 방문에 약물용량이 적절한지 확인해야 한다. 부신을 너무 억압하면 부신피질기능저하증(애디슨병)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약물치료로 완치할 수는 없으나 예후는 좋은 편이다. 부신종양이 원인이라면 수술로 종양을 제거해서 완치할 수 있는데 여의치 않으면 약물치료를 한다.

나이 든 강아지가 쿠싱증후군 증상을 보이면 서둘러 동물병원을 방문해 관리를 시작하자. 약물로 잘 조절하면 얼마든지 유병장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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