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환자, 의료비 부담 걱정만으로 삶의 질 ‘뚝’
암환자, 의료비 부담 걱정만으로 삶의 질 ‘뚝’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2.03.14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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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서울병원, 암환자의 재정독성 영향 설문조사결과 발표

· 암환자 26%, 심리적 재정독성상태 놓여
· 삶의 목적, 희망 잃었다는 비율도 높아
· 진단초기부터 재정지출계획 상담 필요

삼성서울병원 조주희·강단비 교수팀이 암 생존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재정독성이 암환자의 전반적인 삶의 질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의료비 부담에 대한 걱정만으로 암환자 삶의 질이 크게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서울병원 암교육센터 조주희 교수와 임상역학연구센터 강단비 교수 연구팀은 암정복추진기획단의 지원을 받아 삼성서울병원과 화순전남대병원에서 2017년 10월부터 2018년 3월 사이 암을 극복한 생존자 727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재정독성(Financial Toxicity)’이 암환자들의 삶에 대한 희망과 목적을 앗아가는 주요 원인임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재정독성은 의료비부담으로 인한 저축고갈 등 물질적인 영역은 물론, 스트레스와 걱정을 포괄하는 심리적영역을 아우르는 개념으로 미국 암학회에 의해 만들어졌다.

암환자는 일반인보다 재정독성에 노출되는 경우가 2.5배 더 높다고 알려졌는데 실제 이번 조사에서도 암환자들은 재정독성으로 여러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연구팀에 따르면 암 생존자 727명의 평균나이는 54세로 가계에서 수입과 지출이 모두 많이 들 때 암이란 예기치 못한 변수를 맞이했다. 이들 중 26%는 의료비에 대한 걱정과 불안, 스트레스 같은 심리적 재정독성상태에 놓여 있다고 답했으며 12%는 실제로 가계상의 어려움으로 물질적 재정독성을 경험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연구팀은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 삶의 목적이나 희망에 대한 상실감 등도 암 치료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만큼 이 부분에 대해서도 설문을 진행했다.

그 결과 재정독성 상태에 처한 이들 중 절반에 가까운 47.2%가 인생에 대한 불확실성을 호소했다. 당장 가계에 문제가 되지 않지만 심리적 재정독성을 호소하는 경우에도 불확실성을 호소하는 비율이 34.6%에 달했다. 이는 심리적으로도 아무런 부담이 없다고 답한 사람과 비교하면 4.9배나 높은 결과였다. 또 심리적 재정독성이 있다고 답한 사람들은 삶의 목적과 희망을 잃었다고 답한 비율에서도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각각 1.9배, 2.5배 더 높았다.

조주희 교수는 “암이라는 예상하지 못한 상황을 만났을 때 갑작스러운 의료비 부담으로 인한 스트레스는 미래를 계획하고 준비하는 것을 어렵게 한다”며 “암 진단 초기부터 암 치료에 필요한 재정지출 계획에 대해 의료진과 상담하고 준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다학제 암치료 관련 국제적인 학술지(supportive care in cancer)에 소개됐다.

한편 삼성서울병원은 앞서 재정적 독성을 조사하기 위해 측정도구를 개발한 바 있다. 또 재정적 어려움을 겪는 암환자를 위해 전문 사회복지사의 상담 프로그램을 갖추고 있으며 암환자 직장복귀 프로그램도 운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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