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농촌이 선사하는 녹색처방전 ‘치유농업‘
농업·농촌이 선사하는 녹색처방전 ‘치유농업‘
  • 양정원 기자 (7toy@k-health.com)
  • 승인 2022.03.14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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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진흥청, 맞춤형 치유농업 본격 도입
박병홍 청장 “삶의 활력·여유 되찾게 할 것”
지친 일상의 ’새로 고침‘…우울감 감소효과 탁월
박병홍 청장은 “향후 의료기관을 포함해 더 많은 관계기관과 협업함으로써 치유농업을 국민건강증진에 기여하는 수단으로 육성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2년 이상 이어진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정신·신체건강 이상을 호소하는 국민이 큰 폭으로 증가하는 추세에서 생활 속 작은 변화와 시도를 통해 몸과 마음을 치유할 수 있는 아이템이 절실히 요구되는 시점이다.

이에 농촌진흥청(이하 농진청)은 최근 농업·농촌자원을 활용한 ‘치유농업’을 국민건강증진의 새로운 대안으로 제시했다. 2021년 3월 ‘치유농업법’이 본격 시행되면서 치유농업은 건강증진의 새로운 수단이자 사회·경제적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신산업으로 뿌리를 내리게 된 것이다. 

박병홍 농진청장은 “치유농업법 시행은 그동안 축적된 연구결과를 활용해 치유농업을 조기에 확산시키고 체계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법적 기반을 마련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1994년부터 원예작물의 치유효과연구를 시작한 농진청은 그동안 농업치유자원을 발굴하고 과학적 효과를 검증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그 결과 원예·곤충·자연경관·동물매개 등 농업이 보유한 다양한 치유자원을 활용해 수형자·만성질환자·치매·소외계층 등 20여종에 이르는 대상자별 맞춤형 치유농업프로그램을 개발·보급했다.

농진청이 개발한 맞춤형 치유농업프로그램은 인지·스트레스·우울감 등에서 탁월한 효과를 보였다. 대사성 만성질환자의 경우 인슐린분비기능이 47% 상승했고 스트레스호르몬은 28% 감소했다. 

청소년 폭력성에 있어서도 큰 효과를 나타냈다. 불안감은 45% 감소했고 스트레스와 우울감은 각각 52%, 56% 줄었다. 학교폭력에 있어 가해학생의 폭력성은 4.3%, 피해학생의 우울감은 5.4% 감소했다는 결과도 얻었다.

또 노인건강증진에도 효과적이었다. 노인의 객관적 인지기능은 19.4% 상승한 반면 주관적 기억장애문제는 40.3% 감소했다. 우울감은 정상범위로 개선되는 결과를 보였다.

농진청이 개발한 맞춤형 치유농업프로그램은 청소년들의 폭력성을 줄이고 불안감과 스트레스 해소에도 큰 도움이 된 것으로 밝혀졌다.

농진청은 2021년 한 해 동안 전국 9개소의 치매안심센터와 연계해 치유농업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총 103회에 걸쳐 치매안심센터를 이용하는 노인들을 대상으로 인지중재치료를 연계한 치유농업프로그램을 시행한 결과 인지선별검사(CIST), 주관적 기억감퇴평가(SMCQ), 노인우울척도(SGDS-K) 등 3가지 항목에서 모두 만족스러운 결과를 달성했다.

참가자의 사전·사후 검사결과 객관적 인지기능은 11.11% 향상됐고 주관적 기억감퇴정도는 23.38% 감소했다. 또 우울감은 이전과 비교해 22.24% 감소했으며 참여자만족도에 있어서는 ‘만족’ 이상 답변이 99.75%에 달하기도 했다.

박병홍 청장은 “치유농업프로그램을 통해 참가자들이 즐겁고 행복해 하는 모습을 보면서 큰 보람을 느꼈다”며 “향후 의료기관을 포함해 더 많은 관계기관과 협업해 치유농업을 국민건강증진에 기여하는 수단으로 육성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농진청은 치유농업의 산업화를 위한 전문인력 양성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전국적으로 2급 치유농업사 전문양성기관 13곳을 지정했고 특·광역시·도(道) 농업기술원에 치유농업센터를 설치했다. 이를 바탕으로 광역별 치유농장 품질관리, 치유농장 경영체교육을 시행할 계획이다. 

농진청은 현재 ▲근활력 증진 ▲칼로리 소모 ▲스트레스 경감 ▲생활습관 변화 ▲사회·경제적 가치 등 치유농업프로그램의 효과를 면밀히 검증하고 있다. 공간조성기술, 농장시설, 유니버셜형 재배도구 등 농업을 기반으로 한 스마트 헬스케어 기술개발에도 힘쓰고 있다.

박병홍 청장은 “치유농업서비스를 조기 보급하기 위해 지방농촌진흥기관을 통한 관련 인프라 구축에 나섰다”며 “치유농업시설에 대한 인증제 도입, 치유농장주 역량 향상을 위한 교육프로그램 운영 등 치유농업의 전국적 확산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복지제도와 연계한 치유농업 비즈니스모델을 발굴하고 다양한 프로그램 개발과 함께 효과검증연구도 적극 추진 중이다. 국민들이 치유농업서비스를 보다 손쉽게 제공받을 수 있도록 돕겠다는 취지다. 

최근에는 치유농업활동 지원용 도구·장비를 개발하고 메타버스 등 제한된 공간에서도 치유농업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방안도 모색 중이다. 미래 신기술을 활용해 치유농업 분야의 신산업 창출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각오다.

한편 치유농업은 정부의 최대현안이자 숙원과제인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박병홍 청장은 “앞으로 농업·보건·심리·상담 등 다양한 분야의 지식·기술·소양을 포괄하는 치유농업사를 양성할 것”이라며 “중앙·지방 치유농업시설을 지원하고 사회복지기관, 요양병원 등 의료기관에 취업할 수 있는 기반도 마련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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