췌장암 생존율, 14년 동안 지속적으로 상승
췌장암 생존율, 14년 동안 지속적으로 상승
  • 이원국 기자 (21guk@k-health.com)
  • 승인 2022.04.19 11: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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췌장암환자 대상 국가적 자료분석 결과 발표
80세 이상 고령환자 가장 큰 폭으로 증가
비수도권 환자 50% 이상 서울에 집중돼

의료기술 발달로 암환자의 5년 생존율이 크게 증가했다. 하지만 이 중 그렇지 못한 암종이 있으니 바로 ‘췌장암’이다.

실제로 췌장암의 5년 생존율은 1993~1995년에 10.6%에서 2014~2018년에 12.6%로 다른 암종에 비해 지난 20년 동안 생존율 개선이 거의 없었다. 

췌장은 인슐린과 글루카곤을 분비, 체내혈당을 조절하고 췌장액을 분비해 음식물 소화를 돕는 기관이다. 문제는 췌장은 위, 십이지장, 소장, 대장 등 각종 소화기관에 둘러싸여 있어 CT나 MRI로도 조기발견이 어렵고 자각증상이 없어 대부분의 환자가 뒤늦게 췌장암 진단을 받는다.

암 사망률 추이(1983~2019년)
암 사망률 추이(1983~2019년)

■80세 이상 고령 췌장암환자 계속 증가

췌장암환자의 사망률은 전 세계적으로 높다. 이런 까닭에 국가단위의 인구기반 연구를 통해 치료 경향과 그 효과를 입증한 연구가 매우 부족한 실정이다.

하지만 최근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소화기내과 박병규 교수 연구팀이 ‘한국 췌장암의 치료 경향 및 결과에 대한 국가적 자료 분석’ 결과를 발표하며 세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번 연구는 국민건강보험 청구자료를 이용, 2006년부터 2019년까지 전국의 췌장암환자 8만5464명을 대상으로 이뤄졌으며 치료양상, 치료효율, 지역별환자들의 의료기관 이용현황 등을 분석해 서울집중현상과 지역의료불균형 등이 수록됐다. 이 연구는 향후 국내 췌장암환자 치료에 대한 실제적인 자료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연구에 따르면 우리나라 췌장암환자는 2006년 3794명에서 해마다 점차 증가해 2019년에는 8153명으로 2.15배 증가했다. 연령별 환자 증가비를 보면 ▲59세 이하 연령군 1.68 ▲60~69세 연령균 1.77 ▲70~79세 연령균 2.18 ▲80세 이상 연령군 4.19로 연령이 높을수록 증가 양상이 뚜렷했다.

항암화학요법의 항암제 종류에 따른 구분
항암화학요법의 항암제 종류에 따른 구분

■항암화학요법 발달로 중앙생존기간 증가

지금까지 췌장암의 완치를 위한 유일한 치료법은 ‘수술적 절제’뿐이다. 문제는 전체 환자의 약 20%만 절제 가능한 상태로 진단되고 약 50%의 환자에서는 원격전이가 발견된다는 것이다. 

다행인 것은 항암화학요법의 발전으로 췌장암환자의 생존율이 증가했다. 이때 항암화학요법에 사용된 항암제로는 2006~2011년 젬시타빈 단독요법이, 2011~2015년에는 ‘젬시타빈+엘로티닙’ 병용요법이 가장 많이 사용됐다. 또 2017년부터는 ‘젬시타빈+납-파클리탁셀’ 병용요법과 ‘폴피리녹스’가 주요 항암요법이 됐다.

이때 치료유형을 살펴보면 전체 환자 7만9008명 중 증상완화와 질병의 호전을 기대하는 ‘보존치료’만 받은 환자가 50.7%로 가장 많았다. 또 수술받지 않고 항암화학요법을 받은 환자 26.6%, 수술받은 환자 21.0%, 동시항암방사선요법 1.3% 순이었다.

연도별로 살펴보면 2006년 대비 2019년 수술 9.4%와 항암화학요법 10.9%은 점차 증가했다. 반면 보존치료만 받은 환자는 2006년 61%에서 2019년 41.5%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70대의 경우 수술이 2006년 9.5%에서 2019년 23.9%로 증가했으며 항암화학요법은 2006년 13.6%에서 2019년 35.1% 증가했다. 반면 80세 이상 환자는 여전히 보존치료가 주를 이뤘다.

결국 지난 14년간 환자들의 중앙생존기간(MST)은 증가했다. 이때 중앙생존기간은 조사 환자군 100명을 생존기간별로 나열했을 때 중간 순서인 50번째 환자의 생존기간을 말하며 평균생존기간으로 이해하면 된다.

이때 80세 이상 2.4개월에서 3.4개월로 1개월 향상, 70대는 4.2개월에서 8.3개월로 4.1개월 향상, 60대 6.8개월에서 14.6개월로 7.8개월로 향상, 59세 미만은 8.8개월에서 18.8개월로 10개월 향상됐다.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소화기내과 박병규 교수는 “췌장암환자의 생존율은 연령이 낮을수록 높았고 수술과 항암화학요법을 받은 환자에서 향상됐다”며 “이때 항암화학요법에서 생존율 향상은 항암제별 효과를 분석해 본 결과 젬시타빈+납-파클리탁셀 병합요법과 폴피리녹스의 도입에 의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서울집중현상 심화, 지역별 의료불균형 초래

한편 이번 연구에서는 췌장암환자의 서울집중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이 췌장암환자의 지역별 의료기관 이용현황을 분석한 결과 수술의 경우 전체 비수도권 환자 50% 이상이 서울권역에서 수술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항암화학요법치료 역시 전체 비수도권 환자 중 서울에서 항암화학요법을 받는 비율이 2006년 32.7%에서 2019년 42.2%로 점차적으로 증가했다.

서울집중현상은 의료비 외 장거리 이동에 따른 직접 및 사회적 비용이 발생한다. 또 암환자의 삶의 질을 저하시키며 무엇보다 심각한 것은 지역의료발전이 어려워져 의료지역불균형을 초래할 수 있다.

정부는 비수도권 환자의 서울집중현상에 대한 심각성을 인식, 다각적인 원인 분석과 정책적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박병규 교수는 “외과적 술기의 발전과 다양한 항암치료제의 도입 등으로 췌장암환자 생존율이 증가하고 있다”며 “하지만 췌장암의 완치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조기진단을 위한 다각적 연구와 함께 적극적인 치료를 받지 못하는 환자군에 대한 원인 분석 및 대책과 고령환자에게 적합한 치료법 개발 등을 위한 국가적인 연구지원이 요구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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