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건강이야기] 시력도 앗아가는 ‘고혈압’, 조기진료 관건
[반려동물 건강이야기] 시력도 앗아가는 ‘고혈압’, 조기진료 관건
  • 이하은 24시 분당 리더스 동물의료원 안과 과장ㅣ정리·이원국 기자 (21guk@k-health.com)
  • 승인 2022.04.20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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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하은 24시 분당 리더스 동물의료원(동물병원) 안과 과장

오늘은 고혈압에 의한 시력소실을 얘기해보려고 한다. 혈압이란 혈관에 걸리는 압력이다. 압력이 정상수치보다 높으면 고혈압이라고 한다. 고혈압은 조용한 암살자라고 불린다. 심각해지기 전에는 뚜렷한 증상이 없으며 서서히 여러 장기를 망가뜨린다. 고혈압으로 특히 손상위험이 큰 장기는 눈, 심장, 신장, 뇌다. 그중 눈이 손상되면 갑작스럽게 시력이 소실되며 동공이 빛에 반응하지 않고 계속 확장해 응급으로 병원을 방문한다.

빛에 반응하지 않고 확장된 채 고정된 동공(출처=veterinary ophthalmology (sixth edition) edited by Kirk N. Gelatt).

특히 고양이는 전신고혈압에 의한 시력소실로 종종 응급으로 방문할 때가 있다. 전신고혈압성 시력소실은 나이 든 고양이에서 많이 발생하며 발병연령은 보통 10살 이상이다.

고양이 고혈압은 수축기혈압 150이 기준이지만 150을 넘는다고 무조건 치료하는 것은 아니다. 혈압이 180이 넘거나 과한 혈압으로 장기들의 손상이 발생했을 때 치료한다. 이와 더불어 꼭 정밀한 내과검사로 고혈압에 대해 원인감별을 해야 한다. 고혈압의 원인으로 고양이는 만성신부전, 갑상선기능항진증, 비대성심근병, 고알도스테론증 등이 있다. 검사를 통해 원인질환을 정확히 확인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눈은 고혈압이 발생하면 망막의 작은 직경의 혈관들이 영향을 받는다. 이에 따라 망막내 및 망막하 출혈과 혈관벽의 허혈/염증으로 인한 속발성 망막변성이 일어날 수 있다. 또 고혈압으로 망막 아래에 삼출물이 쌓이며 이에 따라 망막박리를 초래해 급성실명이 일어난다. 고혈압으로 눈에 생길 수 있는 질환은 망막출혈, 망막박리, 전안방출혈, 전안방출혈에 의한 속발성 포도막염과 녹내장, 망막하부종, 유리체출혈 등이 있다.

이러한 문제가 생겼을 때 혈압을 낮추는 내과적 관리를 빨리 시행할수록 시력 회복과 예후에 좋다. 만일 시간이 오래 지체됐다면 시력 회복이 어려울 수 있다. 회복되더라도 시력저하가 나타날 수 있다. 고혈압으로 발생된 안염증이 확인될 경우 안약처치도 병행할 수 있다.

고혈압은 조용한 암살자이기에 무서운 합병증이 발생하기 전 조기진료가 필수다. 따라서 주기적인 건강검진과 함께 혈압체크를 진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 나이 든 고양이가 안과검진을 받을 때 망막출혈과 망막박리가 보이면 반드시 혈압을 체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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