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적치료부터 호르몬치료까지…폐암‧전립선암, 맞춤치료로 효과↑
표적치료부터 호르몬치료까지…폐암‧전립선암, 맞춤치료로 효과↑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2.05.02 0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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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김홍준 경희대병원 종양혈액내과 교수

‧ 폐암, 유전자검사로 표적치료제 사용…효과‧편의성 높아져
‧ 전립선암, 늦게 발견해도 호르몬치료로 높은 치료효과 기대

김홍준 교수는 “폐암과 전립선암은 치료방법이 다양해진 만큼 본인 상태에 맞는 치료법을 잘 선택해 적극 치료해야 한다”며 “특히 폐암은 유전자검사를 통해 본인의 암 유전정보를 정확히 파악하고 표적치료제를 선택하면 큰 치료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폐암과 전립선암은 남성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고약한 암으로 꼽힌다. 보건복지부와 중앙암등록본부가 발표한 최신 암 통계(2019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남성의 암 발생순위는 폐암, 위암, 대장암, 전립선암으로 폐암과 전립선암이 단연 두드러졌다.

하지만 절망은 이르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말이다. 폐암과 전립선암 역시 환자 상태에 맞는 여러 가지 치료를 시도할 수 있다는 것. 특히 폐암은 유전자검사를 통한 표적치료로 큰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김홍준 경희대병원 종양혈액내과 교수를 만나 폐암·전립선암치료에 찾아온 변화에 대해 자세히 들었다.

- 폐암 하면 유전자 얘기가 항상 따라다닌다. 이유는.

사실 모든 암은 유전자변형에서 시작된다. 물론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생식세포 돌연변이로 인한 가족성 암 증후군도 존재하지만 대개의 암은 여러 가지 환경적 원인에 의해 발생하는 체세포 돌연변이가 후천적으로 생겨 발생한다. 폐암 역시 여러 유해환경에 의해 유전자에 돌연변이가 생기면서 발생하는데 가장 큰 원인은 단연 흡연이다.

- 이러한 이유로 폐암 진단 후에는 유전자검사를 권고하는 것인가.

유전자검사를 하는 이유는 환자의 유전자변이 여부를 확인하고 그에 맞는 표적치료제를 사용하기 위해서다. 표적치료제는 말 그대로 폐암을 유발하는 돌연변이 유전자를 표적해 사멸시키는 치료제다. 최근까지 암 치료는 오랫동안 축적된 경험을 바탕으로 똑같은 치료제를 사용했다. 하지만 환자마다 보유한 암의 유전정보는 다양하기 때문에 모든 환자에게 효과를 보이는 건 아니다.

다행히 의료기술의 발달로 검사기법은 물론 여러 표적치료제가 개발되면서 유전자검사로 암을 유발하는 특정 유전자를 표적해 치료할 수 있게 됐다. 특히 폐암은 고형암 중에서도 표적치료제가 가장 많이 쓰이고 있으며 가장 큰 효과를 봤다. 따라서 조직검사를 기본적으로 시행한 후 이를 기반으로 유전자분석을 진행한다. 

- 흡연여부와 상관없이 돌연변이 유전자를 보유하면 폐암이 발생할 수 있나.

잘 알려진 바와 같이 폐암의 주원인은 흡연이다. 하지만 폐암은 간접흡연은 물론 조리 시 나오는 주방 연기, 일반 오염된 공기 등 매우 다양한 원인에 의해 발생할 수 있다. 이러한 요인들에 의해 유전자 돌연변이가 생기는 것인데 연구된 바에 따르면 폐암의 대표적인 유전자변이로 알려진 EGFR과 ALK는 여성과 아시아인 그리고 특히 흡연을 많이 하지 않은 사람에서 발견됐다.

- 폐암 돌연변이 유전자를 보유한 환자는 어떻게 치료하나. 또 이를 통해 환자들이 얻을 수 있는 이점도 궁금하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돌연변이 유전자를 타깃해 사멸시키는 표적치료제를 사용한다. 일단 표적치료제는 주사치료가 아닌 먹는 약이기 때문에 병원을 일일이 방문하지 않아도 된다. 주사치료는 최소 2~3주마다 병원을 방문해야 하는데 표적치료제는 두세 달에 한 번씩만 방문하면 돼서 환자 편의성이 크게 높아졌다. 

치료효과도 크다. 주사항암제는 높아야 60~70% 정도지만 표적치료제 사용 시 치료반응률은 80~90%로 높게 보고됐다. 효과가 얼마나 오래 가는지도 중요한데 주사항암제는 길어야 14개월 정도지만 표적치료제는 2~3년, 긴 것은 5년 정도까지 효과가 지속되기도 한다.

- 한편으론 표적치료제에 내성이 생겨 어려움을 겪는 환자들도 많다. 이때는 어떻게 치료를 이어가야 하나.

아무리 효과가 좋은 표적치료제라도 내성이 생기는 부분은 어쩔 수 없다. 표적치료제는 현재 3세대까지 개발됐는데 일반적으로 1세대, 2세대를 먼저 사용하고 여기에 효과가 없으면 3세대를 사용한다. 만일 내성이 생기면 다시 조직검사를 해서 어떤 유전자에 내성이 생겼는지 확인하고 이것에 맞춰 표적치료제를 변경해 사용한다.

- 폐암에선 유전자검사가 매우 중요한데도 아직 인식은 낮은 것 같다. 조언 부탁한다.

우선 암조직검사와 유전자검사는 별개가 아니다. 조직검사 후 암 진단에 필요한 조직을 쓰고 나머지 조직으로 유전자분석을 진행하는 것이다. 추가적인 검사를 또 해야 하는 것은 아니니 안심해도 된다. 물론 폐암은 검사해야 할 유전자변이 개수가 많아 조직이 모자라기도 한다. 하지만 최근에는 차세대 염기서열분석검사(이하 NGS검사)로 한 번에 여러 개의 유전자변이를 모두 확인할 수 있다. 재차 강조하지만 유전자검사를 통해 본인의 암 유전정보를 정확히 파악하고 이에 맞는 표적치료제를 선택하면 치료효과를 더 높일 수 있다. 이 점을 충분히 인지하고 담당 의료진과 상의를 통해 적극 검사·치료에 임했으면 좋겠다. 

폐암과 전립선암은 정기검진을 통한 사전예방도 중요하다. 폐암 국가검진대상자라면 저선량흉부CT검사를 꼭 받아야 하며 전립선암은 50세 이후 매년 PSA검사와 직장수지검사를 권고한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 인구고령화로 전립선암 발병률도 꾸준히 늘고 있다.

나이는 전립선암의 주요 위험인자로 꼽힌다. 하지만 중장년층 대부분이 전립선비대증만 생각해 전립선암에 대한 경각심은 그리 높지 않다. 전립선비대증과 전립선암 간의 연관성은 없다. 하지만 전립선암 역시 50세 이후부터 급증해 70세까지 증가하는 경향을 보인다. 고령일수록 발병률이 높아지는 만큼 전립선암 또한 예의주시해야 한다.

- 전립선암은 초기증상이 없어 이상을 감지했을 땐 이미 늦은 것이라고 들었다. 

전립선이 요도를 감싸고 있기 때문에 암세포가 요도를 침범하거나 눌러야 빈뇨, 절박뇨, 배뇨통, 잔뇨감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문제는 암 대부분이 전립선 주변부에 생겨 커지거나 다른 곳으로 전이되기 전까진 발견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소화기증상이나 허리통증 등으로 병원을 방문하는 경우도 많은데 암이 직장을 침범하거나 뼈로 전이되는 등 이미 많이 진행된 상태에서 나타나는 증상들이다. 발병률이 높아지는 50세 이후부터는 매년 정기검사를 받는 등 전립선 건강에 각별히 신경 써야 한다. 

- 전립선암은 어떻게 치료를 진행하는지 궁금하다.

나이, 병기, 조직의 위험도 등을 고려해 치료방법을 결정한다. 크게 국소치료와 전신치료로 나뉘는데 국소치료는 수술과 방사선치료를, 전신치료는 호르몬치료와 항암치료를 의미한다.

조기에 발견하면 완치를 목적으로 수술을 하고 경우에 따라 방사선치료나 호르몬치료를 추가로 시행한다. 뒤늦게 발견하면 완치 목적이 아닌 관리 목적으로 치료한다. 그래도 치료효과가 뛰어난 호르몬치료가 있어 적극 치료하는 것이 좋다. 호르몬치료는 한마디로 전립선암을 증식시키는 남성호르몬 안드로겐을 차단하는 치료다. 고환을 제거하는 외과적 방법과 약물을 복용하는 내과적 방법이 있는데 치료효과가 비슷해서 환자들이 선호하는 약물요법을 대부분 시행한다.  1~2년간 치료하면 우수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데 이후에는 저항성 탓에 탁센이라는 항암제를 같이 사용한다.

또 전립선암 치료지침 중에는 조직위험도가 낮거나 너무 고령이면 별다른 치료를 하지 말 것을 권고한다. 이 경우에는 적극적인 추적관찰을 시행한다.

- 전립선암은 치료과정에서 주의해야 할 점도 많다고 들었다.

우선 호르몬치료는 효과가 뛰어나지만 체지방증가와 함께 뼈 건강에 영향을 미친다. 또 열감, 홍조, 우울증 등 여러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어 적절한 운동치료를 병행하는 것이 좋다.

또 전립선암은 뼈로 잘 전이되는 특성이 있다. 특히 척추로 잘 전이되기 때문에 치료과정에서 허리통증을 느꼈다면 반드시 담당 의료진에게 알려야 한다. 물론 뼈 전이에 특화된 치료제가 있어 치료는 가능하지만 뼈로 전이되면 일상활동에 지장이 크다. 정기적인 골스캔검사와 MRI검사를 통해 사전에 예방하는 것이 좋다.

TIP. 김홍준 교수가 강조하는 ‘폐암‧전립선암’ 이것만은!

1. 국가 폐암검진대상자(만54~74세 중 30갑년(하루흡연량(갑)*흡연기간(년)) 이상 흡연력을 가진 고위험군)는 저선량흉부CT검사 받기
  *국가검진대상 아니더라도 가족력이 있는 경우 정기검진 권고. 그 외 검사를 희망하는 사람도 받아도 됨.

2. 50세 이후에는 매년 전립선특이항원(이하 PSA)검사와 직장수지검사 받기
  *가족력 있다면 40세부터 정기검진 권고

3. 폐암 진단 후에는 담당의료진과 유전자검사에 관해 적극 상담해보기

4. 전립선암 예방 위해 동물성지방 함량 높은 적색육 섭취 줄이고 채소, 과일 고루 섭취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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