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혼·비건 ‘식구’의 잘 먹고 잘 사는 이야기
비혼·비건 ‘식구’의 잘 먹고 잘 사는 이야기
  • 이원국 기자·안훈영 인턴기자 (h0ahn@k-health.com)
  • 승인 2022.06.15 09: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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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신간] 비혼이고요 비건입니다
편지지·전범선 지음/봄름/1만4800원
편지지·전범선 지음/봄름/224쪽/1만4800원

비건(고기, 우유, 달걀 등 동물성 식품을 먹지 않는 채식) 열풍이 거세다. 최근에는 두부면, 비건빵 등 채식을 실천하는 사람들도 즐길 수 있는 음식들도 많아졌다. 이에 비건 관련한 책들도 일상 속 소소한 재미를 선사하고 있는데 마침 술술 읽히는 비건 책이 또 출시돼 추천한다.  

이 책을 저술한 편지지 작가와 전범선 작가는 각자 다른 이유로 비건의 길로 접어들었다. 무엇보다 이 책은 두 저자가 어떻게 비건생활을 시작하게 됐는지 풀어내면서 장마다 각종 비건요리들을 소개한다는 점에서 차별화된 느낌을 준다.

우리는 몸이 아프면 모든 수단과 방법에 기대게 된다. 하지만 평소 자주 먹는 고기와 유제품을 단번에 끊기엔 그 유혹이 너무나도 강렬하다.

편지지 작가의 비건생활 역시 이렇게 시작됐다. 그는 과거 데이트 폭력으로 온갖 정신적인 스트레스와 질병이 생겼다. 병원을 여러 군데 방문하면서 약을 복용했지만 효과는 잠시뿐 증상은 오히려 악화됐다. 의사들은 모두 고기와 유제품 자제를 권고했지만 평생 함께 했던 것들을 포기하기 쉽지 않았다. 하지만 그는 극심한 고통으로 삶을 포기하고 싶었던 상황에서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의사의 권고를 실천했다.

놀랍게도 그토록 자신을 괴롭혀왔던 병이 호전됐다. 그렇게 작가는 비건의 길로 들어서게 됐다. 과거라면 전혀 관심도 없었을 섭생이나 동물권 등을 배우면서 제2의 삶을 시작했다. 그는 현재 모델, 사진가, 작가, 현대미술가, 예술감독 등 다양한 장르를 오가면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이 책의 공동 저자인 전범선 작가. 편지지 작가의 표현에 따르면 그는 ‘털 많은 비건 아저씨’였다. 남성성을 상징하는 수염을 덥수룩하게 기른 모습은 당연히 거리감을 줬다. 하지만 우연히 서로 ‘맞팔’을 하고 약속을 잡고 만나면서 그들은 자신들도 모르게 서로에게 빠져들었고 그들의 인연은 그렇게 시작됐다.

전범선 작가는 서로의 인연이 시작되는 날 몸의 털을 전부 밀었다. 남성성에서 벗어나 결혼이라는 틀을 버렸고 ‘비인간동물’과 한몸이 됐다. 현재는 밴드보컬이자 동물권단체 ‘동물해방물결’의 자문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 책은 충분히 우리가 공감할 만한 상황과 메시지들로 비건생활에 거부감을 갖고 있던 독자들에게 서서히 다가간다. 물론 비건을 실천하고 아니고는 개인의 자유다. 하지만 한 번쯤 비건의 세계가 궁금했던 독자라면 이 책을 가이드북 삼아 문을 두드려보는 것도 좋을 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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