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창훈 교수의 의료기기 이야기] 레이저야? 수술기기야? ‘마이크로코어링’
[허창훈 교수의 의료기기 이야기] 레이저야? 수술기기야? ‘마이크로코어링’
  • 허창훈 분당서울대병원 피부과 교수ㅣ정리·한정선 기자 (fk0824@k-health.com)
  • 승인 2022.05.25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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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창훈 분당서울대병원 피부과 교수
허창훈 분당서울대병원 피부과 교수

칼럼을 시작한 지도 어언 2년이다. 첫 호에서 직접 발로 뛰면서 글을 쓰겠다고 당당하게 포부를 밝혔는데 국내기업과 병원탐방까지는 진행할 수 있었지만 코로나19로 인해 해외의 따끈따끈한 새 소식을 전달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었다.

마침 4월 샌디에이고에서 개최된 세계에서 가장 큰 의학레이저관련 학회인 미국레이저의학회에 4개 연제를 발표하기 위해 참석할 기회가 있었다. 오랜만에 신문물을 접할 수 있었고 역시 온라인만으로 얻는 지식에는 한계가 있음을 절감했다. 이 행사에서 국내기업을 포함한 수많은 외국기업들이 앞 다퉈 많은 신기술을 선보였는데 그 중 가장 눈길을 끌었던 의료기기를 소개한다.

3개의 마이크로코어링 바늘과 흡입튜브가 일회용 키트로 구성돼 있다.

이 기기는 발표연자조차 “레이저관련 학회인데 레이저가 아닌 장비를 발표해도 되나 싶다”고 우스갯소리를 할 만큼 빼어난 주름치료효과를 보였다.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레이저연구팀인 하버드대학 웰만광의학연구소에서 공동개발했기 때문에 오히려 레이저의학자들이 더 관심을 갖는 의료기기가 됐다. 이 기기는 2021년 7월 얼굴중앙 또는 하안면의 주름을 치료하는 기기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승인받았다.

피부과 전공의 1년차에 가장 많이 하는 시술은 펀치를 이용한 조직검사로 2~6mm까지 다양한 직경의 동그란 펀치를 사용했다. 세월이 흘러 모발이식 시 모낭적출술을 시행하기 위해서는 1mm 전후의 작은 직경을 가진 펀치를 사용해야만 했다. 이처럼 펀치는 피부과의사들에게는 주삿바늘처럼 익숙한 도구이다.

마이크로코어링 기술의 모식도. 왼쪽부터 오른쪽으로 바늘이 피부를 뚫고 들어가 미세피부가 흡입·제거하고 빈 공간은 수축되면서 흉터 없이 아물게 된다(출처: 성형재건외과 국제오픈(Plast Reconstr Surg Glob Open) 2021;9:e3905).

이 기기의 원리는 매우 간단하다. 이 기기는 펀치에 흡입기를 달아 펀치로 뚫은 피부조직을 제거하는 원리로 3개의 마이크로코어링 바늘과 흡입튜브가 일회용 키트로 구성됐다. 펀치작동도 자동식이라 매우 빠른 속도로 펀치와 조직흡입을 시행할 수 있다.

펀치직경은 0.5mm이하로 이는 22~24게이지의 주삿바늘에 해당된다. 주삿바늘로 혈액체취를 했을 때 흉터가 안 남듯이 이 기기를 이용할 경우도 마찬가지다. 시술자가 펀치깊이를 0~4.0mm까지 임의로 조절할 수 있다.

마이크로코어링 치료 후 경과. 1일 후에 보이던 미세구멍들이 일주일 정도 지나면 거의 눈에 띄지 않을 정도가 되고 90일 후에는 주름이 많이 호전된 모습을 보인다(출처: 성형재건외과 국제오픈(Plast Reconstr Surg Glob Open) 2021;9:e3905).

또 펀치흡입구멍을 많이 만들수록 제거되는 조직이 더 많아지고 주름 역시 호전된다. 펀치흡입미세구멍은 상처치유과정을 거치면서 수일 내에 다 메워지고 2~3개월 후에 주름이 펴지면서 피부처짐을 해결하는 것이다.

2019년 미국레이저의학회 발표자료에 따르면 한 번 치료로 85%의 환자가 부작용 없이 주름호전을 보였고 여드름흉터나 튼살 등에도 사용할 수 있다. 국내에서도 빠른 시일 내에 볼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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