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 털이 푸석푸석하고 탈모까지 생겼어요. 이거 피부질환 맞죠?”
반려견에게 피부질환이 생겼다며 동물병원을 방문하는 보호자가 많다. 물론 털이 푸석하고 거칠어지면서 거기에 탈모까지 발생한다면 피부질환을 의심할 수 있다. 하지만 이 증상만을 갖고 단순히 피부질환이라 단정을 지어서는 안 된다. 피부문제가 아니더라도 비슷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칼럼에서는 피부질환과 혼동하기 쉬운 증상이 나타나는 갑상선기능저하증에 대해 알아보자.
갑상선기능저하증은 강아지에게 흔히 발생하는 호르몬질환 중 하나다. 갑상선은 기도 주위에 있는 나비 모양의 내분비선으로 체내대사를 조절하는 갑상선호르몬을 분비한다. 이때 갑상선호르몬이 잘 생성되지 않으면 갑상선기능이 떨어질 수 있는데 이를 갑상선기능저하증이라 부른다. 이밖에도 갑상선기능에 이상이 생기는 질환에는 갑상선기능항진증이 있는데 갑상선기능항진증은 고양이에서, 갑상선기능저하증은 강아지에서 주로 발견할 수 있다.
갑상선기능이 저하되면 대사율이 떨어지고 다양한 이상증상이 나타나게 된다. 앞서 말한 증상 외에도 ▲식욕부진 ▲체중증가 ▲무기력 ▲우울 ▲피부색소 침착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문제는 이런 증상들이 단순한 노화현상과 흡사하다는 것이다. 특히 갑상선기능저하증은 노령견에게 잘 발생하기 때문에 보호자가 질환을 알아차리기가 더 어렵다.
갑상선기능저하증을 정확하게 판단하기 위해서는 혈액검사를 진행해 혈중 갑상선호르몬(T4)의 수치를 확인해야 한다. 검사 후 갑상선기능저하증이 의심된다면 추가로 FT4(유리티록신), TSH(갑상선자극호르몬), TgAA(갑상선 글로불린 자가항체) 등을 정밀하게 검사해 질환을 확정진단할 수 있다.
제대로 된 진단과 함께 호르몬약을 먹기 시작하면 증상이 빠르게 회복되고 반려견이 이전과 똑같이 일상생활을 할 수 있다. 단 호르몬약을 지나치게 먹으면 오히려 갑상선기능항진증이 나타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만약 호르몬약을 먹고 나서 반려견이 지나치게 활력이 넘치거나, 밤에 잠을 자지 않거나, 물을 많이 먹는 등의 모습을 보인다면 갑상선기능항진증을 의심해보길 바란다.
갑상선기능저하증은 완치가 없는 질환으로 평생 호르몬약을 먹어야 해 관리가 정말 중요하다. 반드시 수의사가 정해준 용량을 지켜 호르몬약을 투여하고 이상증상이 나타난다면 동물병원을 방문해 상담받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