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제대로 알면 예방도 조기 발견·치료도 ‘OK’
치매, 제대로 알면 예방도 조기 발견·치료도 ‘OK’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2.06.16 10:1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질환 아닌 여러 원인으로 인해 나타나는 ‘상태’
알츠하이머병, 혈관성치매 원인의 60% 이상
혈관 손상요인 관리하고 두뇌활동·운동 꾸준히
치매는 완치가 불가능하지만 이를 유발하는 위험요인을 조기에 관리하면 얼마든지 예방 가능하다. 설령 치매의 원인질병이 이미 발병했더라도 꾸준히 치료하면 병이 진행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급속한 인구고령화로 노인 인구가 늘면서 치매 예방과 치료에 대한 다양한 방안이 모색되고 있다. 디지털기술을 활용한 비대면 방식의 인지중재치료부터 약물치료와 병행해 시행해볼 수 있는 뇌자극치료까지, 치매 정복을 향한 노력이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고무적인 상황과 더불어 중요한 것이 바로 치매 예방 및 조기발견·치료를 향한 개인의 노력이다. 무엇보다 이를 위해서는 치매에 대해 정확히 알아야 한다. 일단 치매는 원인에 따라 종류와 증상이 매우 다양하다. 또 건망증과 치매 전 단계인 경도인지장애를 정확히 구분해야 치매로 진행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건망증 vs 경도인지장애, 조기에 감별해야 

건망증은 건강할 건(建)자에 잊을 망(忘)자를 쓴다. 즉 몸은 건강하나 단지 뇌가 휴식을 취하지 못함으로써 새로운 정보를 등록하지 못하거나 저장된 정보를 꺼낼 여력이 없는 상태가 되는 것을 말한다. 수면시간 저하, 심적 스트레스, 과로, 복잡한 마음, 우울감 등이 대표적인 원인이다. 

인제대학교 일산백병원 신경과 김지은 교수는 “건망증은 마치 두꺼비집을 내려 전력을 차단하듯 뇌가 지쳐 있다는 신호를 보내는 것”이라며 “특히 나이가 젊을수록 본인의 몸과 마음이 편안한 상태가 맞는지, 전자기기 같은 디지털 매체를 너무 오랫동안 접하는 건 아닌지 반드시 우선적으로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경도인지장애는 병적 인지저하 단계를 뜻한다. 즉 아직 독립적인 생활이 가능하지만 같은 나이, 학력을 가진 동년배의 평균치와 비교했을 때 객관적인 인지기능검사상에서 유의한 저하가 관찰되는 상태다. 무엇보다 경도인지장애는 치매 전 단계로 불릴 만큼 치매로 진행될 확률이 높아 조기에 진단, 조치해야 치매를 예방할 수 있다.

▲이전과 달리 중요한 약속, 행사를 기억하지 못하거나 ▲말하거나 상대방의 말을 이해하는 데 오래 걸리고 ▲평소 다니던 곳을 못 찾고 ▲매번 잘 쓰던 도구조작이 서툴러지는 등의 증상이 나타나면 인지기능검사를 통해 경도인지장애 단계인지 확인하는 것이 좋다.

김지은 교수는 “경도인지장애는 인지저하 등의 증상이 나타나지만 일상생활하는 데는 큰 문제가 없어 증상을 수년 이상 관찰하다가 병원을 찾는 환자들이 많다”며 “무엇보다 정상인이 연간 진행할 확률이 1~2%에 그치는 반면, 경도인지장애환자는 문헌에 따라 5~10% 정도로 치매 진행 확률이 높기 때문에 본인이나 보호자가 느끼는 인지저하가 건망증 수준인지, 경도인지장애 단계인지 조기에 감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알츠하이머병·혈관성치매, 예방 및 진행억제 가능 

치매 역시 경도인지장애처럼 하나의 질병이 아닌 여러 원인으로 인해 나타나는 어떤 상태를 뜻한다. 치매를 일으키는 원인질병은 매우 다양한데 이 중 60% 이상을 차지하는 것이 알츠하이머병과 뇌혈관질환, 즉 혈관성치매다. 이밖에 파킨슨병, 루이소체치매, 전두측두치매, 신경계감염과 염증 등 뇌손상을 일으키는 모든 신경계 질환과 호르몬장애, 비타민결핍 등이 치매의 원인으로 알려졌다.

이 중 뇌혈관질환으로 발생하는 혈관성치매는 우리나라 치매환자의 절반 정도를 차지해 주의가 필요하다. 다행히 혈관성치매는 예방 가능하고 일찍 발견만 하면 치료를 통해 더 진행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중앙대병원 신경과 윤영철 교수는 “무엇보다 혈관성치매를 예방하려면 혈관을 젊어서부터 깨끗하고 건강하게 잘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심장병 ▲흡연 ▲비만 ▲운동부족 등이 위험요인으로 꼽히는 만큼 40대 이후부터는 혈압, 혈당, 콜레스테롤수치를 자주 확인하고 조절해야 하며 위험인자를 갖고 있는 사람은 뇌혈관상태를 정기적으로 점검하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이어 “특히 우리나라는 뇌혈관이 막혀도 팔다리마비 또는 안면마비 등의 증상이 나타났다가 소실되면 완치된 것으로 알고 방치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앞으로 뇌졸중이 반복되거나 치매 발생을 예고하는 것이기 때문에 위험요인을 찾아 치료하고 적극 예방하려는 노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알츠하이머병은 65세 이상 노인 100명 중 5~10명 정도에서 발병하는 심각한 병이지만 아직 원인이 완전히 밝혀지진 않았다. 다만 건강했던 뇌세포가 유전자 이상으로 이상단백질을 만들어 뇌세포에 독작용을 함으로써 뇌세포가 사멸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알츠하이머병 역시 혈관성치매처럼 예방하고 병의 진행을 늦출 수 있다. 특히 보고된 바에 따르면 알츠하이머병 예방에서는 지속적인 두뇌활동을 통해 뇌의 혈액순환을 원활히 하는 것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윤영철 교수는 “나이가 들어서도 삶의 목표를 세우고 외국어를 배우거나 자격증을 취득하는 등 적극적인 생활과 두뇌활동을 계속하는 것이 병의 진행을 늦추고 예방하는 데 중요하다”며 “특히 글을 읽고 쓰는 창조성을 요구하는 뇌활동이 치매 예방에 더 효과적이기 때문에 취침 전 매일 일기를 쓰는 습관을 가지면 치매 예방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매일 30분에서 1시간 정도 빠르게 걷는 운동도 추천한다. 최근 연구들에 따르면 규칙적인 운동은 뇌세포의 산화손상을 감소시키며 뇌에서 BDNF나 IGF-1 같은 뇌 영양인자를 많이 만들어 뇌세포를 보호·성장하게 함으로써 치매를 예방하고 발병과 진행을 지연시킨다고 보고됐다.

윤영철 교수는 “흔히 고스톱을 치면 치매를 예방할 수 있다는 얘기가 있는데 두뇌활동을 요구하는 오락인 만큼 인지기능을 증진시키는 수단은 될 수 있으나 고스톱이 치매를 예방할 수 있다는 것은 다소 지나친 주장”이라며 “일부 뇌기능을 활성화시킬 순 있지만 전반적인 인지기능이나 일상생활 수행능력을 향상시키지 않는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TIP. 치매 자기진단 체크리스트

Q. 자신의 기억력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Q. 자신의 기억력은 10년 전보다 나빠졌다고 생각하십니까?

Q. 자신의 기억력이 또래의 다른 사람들에 비해 나쁘다고 생각하십니까?

Q. 기억력 저하로 인해 일상생활에 불편을 느끼십니까?

Q. 최근에 일어난 일을 기억하는 것이 어렵습니까?

Q. 며칠 전에 나눈 대화 내용을 기억하는 것이 어렵습니까?

Q. 며칠 전에 한 약속을 기억하기 어렵습니까?

Q. 친한 사람의 이름을 기억하기 어렵습니까?

Q. 물건을 둔 곳을 기억하기 어렵습니까?

Q. 이전에 비해 물건을 자주 잃어버립니까?

Q. 집 근처에서 길을 잃은 적이 있습니까?

Q. 가게에서 2~3가지 물건을 사려고 할 때 물건 이름을 기억하기 어렵습니까?

Q. 가스불이나 전깃불을 끄는 것을 기억하기 어렵습니까?

Q. 자주 사용하는 전화번호(자신 혹은 자녀의 집)를 기억하기 어렵습니까?

※ 6개 항목 이상 “예”라고 대답한 경우 가까운 치매안심센터를 방문해 치매조기검진을 받아보세요.
※ 점수가 높을수록 주관적 기억감퇴가 심한 것을 의미합니다.  

(출처=보건복지부 중앙치매센터)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