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건강이야기] 강아지가 이물을 꿀꺽? 빠른 동물병원행이 답!
[반려동물 건강이야기] 강아지가 이물을 꿀꺽? 빠른 동물병원행이 답!
  • 이영선 안산 조이고양이병원 X 조이강아지병원 외과원장│정리·이원국 기자 (21guk@k-health.com)
  • 승인 2022.06.17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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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선 안산 조이고양이병원 X 조이강아지병원 외과원장
이영선 안산 조이고양이병원 X 조이강아지병원 외과원장

반려동물의 구토원인 중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이물섭취다. 특히 식욕과 호기심이 왕성한 어린 강아지는 보호자도 예상치 못한 의외의 이물을 삼킬 때가 많다. 이물의 종류와 크기에 따라 운 좋게 변으로 배출될 때도 있는데 이 과정에서 소화불량, 구토, 설사와 같은 소화기증상이 일어나게 된다. 특히 내부 소화기관의 첫 관문인 식도에 이물이 걸려 폐색된다면 심각한 합병증이 발생할 위험이 있다.

며칠 전 3세 몰티즈가 갑작스러운 기력저하와 구역질로 병원을 방문했다. 고개를 숙인 채 침을 흘리고 몹시 괴로운 모습이었다. 방문 전일 저녁 간식을 먹던 중 큰 껌을 씹지 않고 꿀꺽 삼킨 이후로 이러한 증상을 보였다고 한다. 방사선검사상 식도에 이물이 걸려있는 것이 확인됐다.

식도이물은 매우 위중한 응급상황이다. 식도는 가슴입구, 심장을 지나는 부위, 식도와 위가 연결되는 부위에서 좁아진다. 큰 덩어리를 삼켰다면 이 구간에서 통과하지 못하고 걸리는 때가 많다. 낚싯바늘과 같이 날카로운 이물은 식도의 특정부위에 닻을 내리듯 걸려 있는 때도 있다. 식도에 이물이 걸리면 침 흘림, 구토, 기력저하를 보인다. 특히 반복적으로 구역질을 하는데 토사물은 배출되지 않는 모습을 보인다. 이물이 걸린 상태로 시간이 지체되면 막힌 부분에서 급격히 식도염이 진행되고 최악의 경우 식도가 뚫리는 식도천공이 발생해 사망에 이르는 심각한 합병증을 초래할 수 있다. 식도이물은 시간을 다투는 질환이기에 만일 이물섭취를 직접 목격하거나 의심될 경우 빠르게 동물병원을 방문해야 한다.

식도이물은 방사선검사로 진단된다. 때에 따라 조영검사를 하기도 한다. 식도이물로 진단됐다면 먼저 내시경검사로 이물의 위치와 크기, 모양을 확인한다. 비교적 소화가 잘되는 음식물이라면 위 안으로 부드럽게 밀어 넣어준다. 소화되지 않는 이물이거나 구토할 때 이물이 다시 식도에 걸릴 위험성이 클 땐 제거를 원칙으로 한다. 이물의 표면이 매끈하고 크기가 너무 크지 않아 식도를 통과할 때 식도벽 손상 위험이 적다면 내시경으로 제거한다.

식도를 손상할 위험이 있다면 위 안으로 밀어 넣은 후 위 절개술로 제거하게 된다. 제거 뒤 이물이 정체돼 있던 식도벽을 확인해 손상정도를 파악하고 식도염에 대해 치료를 한다. 매우 드문 경우지만 이물의 식도 내 정체가 너무 심해 위치 이동이 불가능하거나 이미 식도천공이 발생했을 땐 식도 절개술과 봉합을 실시하기도 한다. 이 경우 회복이 오래 걸리고 합병증 발생 확률도 높으므로 병을 키우지 않고 조기에 치료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식도이물이 발생하기 전 예방하는 것 역시 중요하다. 강아지가 평소 식탐이 있어 급히 먹는 습관이 있다면 되도록 크기가 큰 간식은 피하고 작게 잘라주는 것이 좋다. 보호자가 없을 때 호기심을 보이고 뒤질 수 있는 휴지통이나 화분 등은 접근하지 못하도록 치워 두도록 한다. 간식 이외에도 공이나 장난감 일부를 삼키는 경우도 흔하기 때문에 놀이 중에도 주의해야 한다. 특히 음식을 먹다가 다른 강아지와의 경쟁을 느끼거나 빼앗길 수 있다는 불안을 느낄 때 순간적으로 삼키는 경우가 있다. 먹는 순간에는 최대한 불안한 상황이 생기지 않도록 하고 크기가 큰 간식은 끝까지 잘 씹어서 먹는지 확인하도록 한다.

이미 삼킨 이물을 보호자가 직접 제거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입으로 들어간 이물을 제거하려다 자칫 물림사고가 발생하거나 반려견에게 고통만 유발할 수 있다. 이물이 잘 내려가겠지 하는 막연한 기대에 병을 키우는 안타까운 경우도 있다. 식도이물은 초기에 발견하면 비교적 큰 무리 없이 치료할 수 있기 때문에 바로 진단과 치료를 받길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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