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건강이야기] 디스크 치료의 방향, 정확한 진단 후 결정해야
[반려동물 건강이야기] 디스크 치료의 방향, 정확한 진단 후 결정해야
  • 김미경 24시 분당 리더스 동물의료원 원장│정리·이원국 기자 (21guk@k-health.com)
  • 승인 2022.06.22 1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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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경 24시 분당 리더스 동물의료원(동물병원) 원장 겸 외과·재활센터장
김미경 24시 분당 리더스 동물의료원(동물병원) 원장
겸 외과·재활센터장

흔히 말하는 ‘디스크’는 질병의 이름이 아니라 추간판을 가리키는 용어다. 즉 디스크라고 말하는 질환의 정확한 표현은 IVDD(InterVertebral Disc Disease), 추간판탈출증이다.

디스크(추간판)는 척추뼈와 척추뼈 사이에 위치해 척추의 움직임을 완화하거나 충격을 흡수하는 역할을 한다. 디스크는 바깥쪽의 섬유테(fibrous annulus)가 내부의 수핵(nucleus pulposus)을 둘러싸는 형태로 돼 있다. 디스크가 파열되거나 내부의 수핵이 튀어나와 척수강 내로 들어가 척수를 압박하면 증상이 발생한다. 이를 흔히 ‘디스크가 터졌다’고 표현한다.

과거 추간판탈출증은 사람이 이족보행을 해서 나타나는 질환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추간판탈출증은 반려견에게도 흔히 찾아볼 수 있는 질환이다. 따라서 반려견이 추간판탈출증으로 진단되면 놀라는 보호자가 많다.

추간판탈출증은 약하게는 통증, 활동감소, 평소보다 산책을 못하는 모습, 소파·침대를 뛰어 오르내리지 못하는 등의 모습이 관찰된다. 심할 때는 걸을 때 발등으로 바닥을 끌며 걷거나(이를 너클링이라고 한다.) 배뇨곤란, 부전마비, 사지마비 등과 같은 증상까지 나타날 수 있다. 이때 ‘Deep pain’이라고 부르는 심부통증 감각이 사라졌다면 응급상태로 판단한다.

증상이 약할 땐 약물 등의 내과적 치료, 재활 및 안정화 등으로 증상완화를 시도해 볼 수 있다. 증상이 심하다면 수술로 척수를 압박하고 있는 디스크물질을 제거해 척수에 가해지는 직접적 압력을 감압해주는 외과적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이러한 수술의 결정 및 예후는 추간판탈출증에 의한 척수압박률, 척수실질의 병변 유무뿐 아니라 터져 나온 수핵물질의 위치에 따라 달라진다. 사지마비를 일으킨 추간판탈출증이라고 해서 무조건 수술로 치료하지는 않는다.

Hansen Type I이라고 불리는 추간판‘탈출’증은 주로 급성으로 발생한다. 디스크의 바깥 섬유테가 찢어지면서 내부 수핵이 튀어나와 척수를 압박하는 것이다. 정도와 증상에 따라 감압을 위한 수술이 필요할 수 있다.

Hansen Type II라고 불리는 추간판‘돌출’증은 추간판의 변성으로 추간판이 밀려올라가 척수실질을 압박하는 것이다. 주로 만성적으로 진행된다. 압박 정도와 임상증상이 관계없을 수 있다. 이 타입 또한 임상증상이 심할 땐 수술적 감압이 필요할 수 있다.

ANNPE, HNPE라고 불리는 추간판탈출증은 후지마비, 사지마비 등 임상증상이 심하더라도 수술적 감압이 필요하지 않고 주로 내과적 치료와 재활로 다스린다. ANNPE(Acute non-compressive nucleus pulposus extrusion), 급성 비압박성 추간판탈출증은 일반적으로 외상으로 발생할 때가 많다. 소량의 수화된 추간판물질이 탈출해 척수실질에 손상을 입혀 일반적인 추간판탈출증과 비슷하게 척수의 손상이 나타나지만 척수압박의 정도가 적거나 없어 수술적 제거가 필요하지는 않은 상태다. HNPE(Hydrated nucleus pulposus extrusion), 수화된 추간판탈출증 역시 수술적 감압이 꼭 필요하지 않다. 딱딱하게 변성된 추간판물질이 아닌 수화된 추간판물질이 탈출해 척수를 압박하는 질환인데 수화된 상태이기 때문에 빠른 시간 내에 디스크 물질이 흡수돼 수술적 교정과 내과적 치료 간의 유의적인 차이가 없다고 알려졌다.

이처럼 추간판탈출증도 증상, 압박률, 타입에 따라 치료의 방향 및 수술여부 결정이 달라진다. 이러한 판단을 위해 정확히 진단하려면 MRI촬영이 필요하다. 증상과 방사선영상만으로 수술을 결정하는 오류를 범하면 안 된다. 수술 결정은 정확한 진단과 함께 전문가와 상의해 결정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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