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건강이야기] 생소한 호르몬질환…반려견 ‘쿠싱증후군’ A to Z
[반려동물 건강이야기] 생소한 호르몬질환…반려견 ‘쿠싱증후군’ A to Z
  • 장원정 안산 조이고양이병원 X 조이강아지병원 내과원장ㅣ정리·이원국 기자 (21guk@k-health.com)
  • 승인 2022.06.24 11:1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장원정 안산 조이고양이병원 X 조이강아지병원 내과원장

반려견이 동물병원에 방문해 쿠싱증후군을 진단받았다면 보호자는 매우 생소해할 것이다. 이 생소한 질병인 쿠싱증후군은 1932년 미국의 신경외과의사 하비 쿠싱(Harvey Cushing) 박사가 처음 발견했다.

쿠싱증후군은 ‘뇌하수체-의존성 쿠싱증후군’과 ‘부신-의존성 쿠싱증후군’으로 나뉜다.

특히 개에서 쿠싱증후군의 80%는 ‘뇌하수체-의존성 쿠싱증후군’이다. ‘뇌하수체-의존성 쿠싱증후군’의 개는 양성의 뇌하수체 종양을 앓고 있다. 뇌하수체에서 부신피질자극호르몬(ACTH)이 과다 분비될 때 진단된다. 부신피질자극호르몬(ACTH)이 과다 분비되면 양쪽 부신의 과증식을 유발해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cortisol)이 지나치게 분비된다. ‘부신-의존성 쿠싱증후군’은 쿠싱증후군의 15~20%로 편측성 부신 종양에 의해 발생한다. 이때는 악성 종양일 가능성이 크다. 부신 자체에서 코르티솔 호르몬이 과다 분비된다.

쿠싱증후군의 대표적인 증상은 ▲다음 ▲다뇨 ▲다식 ▲복부 팽만 ▲간 비대 ▲근육 감소 및 근육 약화 ▲탈모 ▲고혈압 ▲헐떡임 등이다. 먹고 마시는 양이 증가해 색이 옅은 소변이 대량으로 나온다. 어느 순간 강아지가 벌컥벌컥 물을 마신다면 눈여겨봐야 한다. 근육량이 줄면서 허벅지 근육도 얇아지고 배 근육도 약해서 배가 빵빵해져 보인다. 전신적인 탈모로 몸에 털이 듬성듬성 난 상태가 되기도 하고 피부 안쪽의 혈관이 비칠 정도로 피부가 얇아진다. 또 피부가 곰팡이나 세균에 쉽게 감염된다.

최근 영국에서 사상 최대 규모로 개에서 쿠싱증후군의 빈도와 위험인자를 연구했다. (Frequency and risk factors for naturally occurring Cushing’s syndrome in dogs attending UK primary-care practices) 연구에 따르면 2016년 한 해 동안 90만5544마리의 개에서 총 1527마리가 쿠싱증후군으로 진단됐다. 이는 0.17%로 반려견 1000마리 중 1.7마리는 쿠싱증후군에 걸린다는 얘기다. 호발 품종은 ▲비숑 프리제 ▲미니어처 슈나우저 ▲요크셔테리어 ▲비글 ▲보더테리어 ▲잭 러셀 테리어 등이 있었다. 동일 품종 중에서 평균보다 체중이 높은 개는 쿠싱증후군일 확률이 1.44배 더 높았다. 즉 비만인 개가 쿠싱증후군 위험이 더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쿠싱증후군의 치료방법은 사람이라면 ‘뇌하수체-의존성 쿠싱증후군’일 때 수술로 뇌하수체의 종양을 제거한다. 하지만 개에서는 현재 뇌 수술이 어렵기 때문에 수술보다는 약물로 치료한다. 이 약물은 코르티솔 호르몬 합성을 억제해 코르티솔 수치를 낮추는 역할을 한다.

단 반려견마다 약에 대한 반응이 매우 다르기 때문에 초기에는 주기적으로 동물병원을 방문해 코르티솔 농도가 잘 조절되고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약에 대한 반응이 예민할 경우 초기 농도에도 부신이 너무 억압하게 되면서 쿠싱과 반대로 부신겉질기능저하증(에디슨병)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어느 정도 호르몬 수치가 안정화된 이후로는 3~6개월 간격으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 이렇게 호르몬 수치가 잘 조절되면 큰 부작용 없이 잘 지낼 수 있다.

‘부신-의존성 쿠싱증후군’은 부신에 종양이 있을 때 수술이 지시된다. 종양이 수술로 완전히 제거된다면 예후가 가장 좋다. 하지만 마취의 위험성이 높고 폐혈전색전증의 위험도 크다. 또 지혈이 잘되지 않아 수술 위험성이 매우 크며 실제 수술 중 사망률도 20~30%로 매우 높다. 수술이 힘들다면 항암과 약물치료를 병행하면서 관리한다.

주기적인 검사와 관리로 호르몬 수치가 잘 관리되면 쿠싱증후군은 예후가 좋은 편이다. 하지만 쿠싱증후군은 놓치는 경우가 많다. 우리 강아지가 식욕이 좋고 통통해 건강에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쉬워서다.

쿠싱증후군은 치료가 늦어지면 고혈압, 혈전, 당뇨 등 심각한 합병증을 유발하기 때문에 꼭 치료가 필요하다. 위의 언급한 증상이 반려견에게 나타난다면 쿠싱증후군을 의심하고 동물병원을 빨리 방문하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