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건강이야기] 반려동물도 신경치료(근관치료)를 할 수 있나요?
[반려동물 건강이야기] 반려동물도 신경치료(근관치료)를 할 수 있나요?
  • 지엔동물병원 치과전문센터 장진웅 센터장 겸 경희대 치과대학 외래교수│정리·이원국 기자 (21guk@k-health.com)
  • 승인 2022.06.30 1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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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엔동물병원 치과전문센터 장진웅 센터장 겸 경희대 치과대학 외래교수
지엔동물병원 치과전문센터 장진웅 센터장 겸
경희대 치과대학 외래교수

반려동물의 치아에 문제가 생겼을 때 발치 외에 다른 치료법은 없는지 질문하는 보호자가 상당히 많아졌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반려동물도 사람처럼 신경치료를 할 수 있다.

치아 내부에는 혈관과 신경 및 결합조직이 존재하는 치수(dental pulp)가 있다. 이때 치수는 산소와 영양을 공급하고 감각작용을 한다. 문제는 치아가 부러지거나 충치가 깊어 치수에 영향을 주거나 감염으로 치근단 농양(치아뿌리 끝 염증) 등이 발생하면 신경치료를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즉 강한 충격, 열 손상 및 감염으로 영구적 손상을 받았다면 신경치료가 필요한 것이다.

특히 위쪽 어금니 부위에 발생하는 치근단 농양은 근처의 피부를 뚫고 나와 눈 밑에 고름이 나오기도 한다. 이때는 피부질환과 감별해야 하는데 피부치료를 받고 나서도 눈 밑에 피부염증이 계속된다면 치과검진을 받아봐야 한다.

구강(입)은 소화기계의 시작 부위로 통증이나 감염 등으로 정상적인 기능을 하지 못한다면 식욕저하로 전신건강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또 치아가 없다면 저작기능을 상실해 씹고자 하는 욕구불만과 치매로까지 이어질 수 있고 얼굴의 형태도 바뀔 수 있다. 치수가 손상된 치아를 발치하는 것은 간단한 치료이지만 치아를 보존할 수 있다는 의미에서 근관치료가 더 유리한 측면이 있다. 이것은 치료순서에도 반영돼 근관치료보다 발치를 우선한다.

사람은 입속에 통증이나 이상이 느껴질 때 병원을 스스로 방문한다. 하지만 반려동물은 보호자가 직접 입을 벌려 확인하지 않으면 문제를 발견하기가 상당히 어렵다. 만일 반려견과 반려묘가 식욕이 갑자기 떨어지거나 입에서 냄새가 난다면 미루지 말고 동물병원에서 검사를 받는 것을 추천한다.

동물에서는 신경치료의 장기적인 성공률에 대한 보고는 없다. 하지만 대략 사람에서는 86%의 성공률을 보인다고 보고되고 있다. 중요한 점은 치수가 손상된 지 얼마 되지 않았다면 성공률은 93%지만 손상되고 시간이 지나 치근단 농양이 생겼다면 성공률이 74%로 급격히 낮아진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치아에 문제가 있다면 미루지 말고 되도록 빨리 진료를 받는 것이 시간적, 경제적 및 반려동물의 복지적 측면에서 유리하다. 이 글을 읽고 반려견과 반려묘의 입안을 살펴보고 냄새를 맡아 보는 것을 추천한다.

반려동물은 딱딱한 음식을 먹다가 혹은 장난감을 가지고 놀다가 치아가 부러지는 사고도 잦은 편이다. 치아를 손상시킬 수 있는 음식이나 물건은 치워둬 예기치 못한 사고를 사전에 방지해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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