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칼로리식품, 다이어트 ‘주연’ 아닌 ‘조연’ 돼야
제로칼로리식품, 다이어트 ‘주연’ 아닌 ‘조연’ 돼야
  • 장인선 기자·안훈영 인턴기자 (h0ahn@k-health.com)
  • 승인 2022.07.06 11: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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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감미료에 대한 걱정은 과한 우려
식단 유지하되 간식, 청량감 절실할 때 활용
단맛중독 등 부작용 위험…과다섭취 지양해야
아무리 제로 칼로리라도 이를 과도하게 섭취할 경우 예기치 못한 식욕증가, 갈증, 단맛 중독에 노출되기 쉽다.
인공감미료가 든 제로칼로리 식품이라도 과다섭취하면 예기치 못한 식욕 증가, 갈증, 단맛중독 등의 부작용을 겪을 수 있다. 전문가들은 본인에게 적합한 식단을 유지하되 간식이나 청량감 등이 정말 절실할 때 먹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최근 식품업계에 ‘제로 슈거’ 열풍이 지속되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건강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지며 ‘헬시플레저’ 트렌드가 자리잡고 있어서다. 식품업계는 기존 제품에서 비만의 주범인 ‘설탕’을 빼고 대체재인 인공감미료를 사용해 단맛을 냈다. 처음에는 탄산음료였지만 이제는 디저트와 간식에도 인공감미료를 넣고 있다. 설탕처럼 달콤하지만 열량은 없다는 인공감미료. 정말 살이 찌지 않고 건강에도 악영향이 없을까?

■일일섭취허용량, 초과하기 쉽지 않아

제로음료와 식품에는 칼로리·과당·설탕이 분명 없다. 단맛을 만들어내는 것은 인공감미료다. 미국 식품의약국(이하 FDA)이 밝힌 인공감미료 승인 목록에는 수크랄로스, 사카린, 아스파탐, 아세설팜칼륨 등이 있다. 이밖에도 스테비아, 알룰로오스 등을 꼽을 수 있다.

FDA는 인공감미료가 들어간 음료나 식품에 대해 ‘권고 용량 이상 섭취하지 않는 이상 인체에 해롭지 않다’는 입장이다. 이와 함께 인공감미료별 권장 섭취량을 제시하고 있다.

대표적인 감미료의 권장 섭취량을 살펴보면 수크랄로스는 체중 1kg당 15mg, 아스파탐은 40mg다. 수크랄로스는 제로음료에 많이 들어 있는 감미료다. 60kg 성인 기준 일일섭취 허용량은 900mg 정도로 제로탄산음료 1kg당 140mg이 들어 있다. 따라서 355ml 캔을 하루에 18캔 이상 마셔야 일일섭취량에 겨우 도달한다. 같은 무게를 기준으로 아스파탐은 2400mg까지 먹어도 무방하다. 시중에 판매되는 제로 음료에 들어 있는 아스파탐 함량은 58mg으로 41캔 정도 먹어도 허용 범위 안에 든다는 설명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제로음료를 걱정하는 시각에 대해 우려일 뿐이라고 일축한다. 대구365mc 어경남 대표병원장은 “이 정도 수준의 인공감미료 함량은 일반인이 마신 뒤 정상적으로 배출될 만큼 극소량인 수준”이라며 “체중감량의 기본은 열량을 줄이는 것으로 열량이 거의 없는 제로음료로 대체할 경우 단기적으로 체중관리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단맛을 평생 거부할 게 아니라면 설탕보다 혈당에 심한 영향을 미치지 않는 인공 감미료로 대체하는 것도 방법”이라며 “다만 제로음료를 물 마시듯 먹으라는 것이 아니라 평소 고단백 저탄수화물 식단을 기본으로 하되 청량감, 간식이 절실할 때 먹을 것을 권고한다”고 조언했다.

■칼로리 없을 뿐, 단맛중독 등 부작용 주의해야

단 인공감미료가 안전하다고 해서 무조건 많이 먹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 어경남 대표원장은 “제로식품은 다이어트 시 단맛에 대한 갈망을 가라앉히는 용도로 활용하는 게 유리하다”면서 “제로음료나 식품에 지나치게 의존할 경우 예상치 못한 부작용을 겪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대표적인 부작용은 ‘단맛중독’이다. 인공감미료가 체내로 흡수되지는 않지만 단맛은 그대로 느껴진다. 이때 맛을 느끼는 뇌의 부위가 쾌감을 느끼고 단맛을 더 달라고 요구한다. 제로식품을 꾸준히 섭취할수록 요구가 더 활발해진다.

심지어 식욕이 더 증가하기도 한다. 남캘리포니아대 의대 연구팀이 미국 의학협회 저널 네트워크(JAMA Network)에 발표한 바에 따르면 다이어트 음료에 함유된 감미료가 식욕을 증가시켰다.

18~35세 사이의 성인 74명을 모집해 저체중, 적정 체중, 과체중 그룹으로 구분해 연구한 결과, 특히 여성과 과체중 그룹에서 인공감미료가 든 음료를 섭취한 사람들이 식욕과 관련된 뇌의 영역이 활성화됐다. 포만감을 전달하는 호르몬의 수치도 낮았다.

이뿐 아니라 심한 경우 인슐린 저항성이 높아져 당분에 대응하는 인슐린 반응이 느려지고 결과적으로 혈액 속 당분이 축적되는 시스템으로 바뀔 수 있다.

어경남 대표병원장은 “체중관리를 목적으로 제로음료를 섭취한다고 해서 당장 효과가 있는 건 아니다”라며 “다이어터에게 가장 좋은 음료는 깨끗한 생수로 아무리 제로 칼로리라도 과다섭취하면 예기치 못한 식욕증가, 갈증, 단맛중독에 노출되기 쉽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라고 주의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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