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 움직임, 예전같지 않다면? ‘근감소증·파킨슨병’ 아닐까
부모님 움직임, 예전같지 않다면? ‘근감소증·파킨슨병’ 아닐까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2.09.08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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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기 힘들어하고 행동 느려지는 등
신체활동능력 저하 뚜렷하면 진료
조기 정확한 진단 후 관리 지속해야
근감소증과 파킨슨병은 노년기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대표 질환으로 조기 정확한 진단을 통해 꾸준한 치료와 관리를 이어가야 한다. 고향집을 방문한다면 부모님이 신체활동을 하는 데 어려움은 없는지 세심하게 살피는 것이 좋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거리두기가 없는 첫 대면 명절을 앞두고 부지런히 고향 방문에 나선 사람들이 많다. 오랜만의 만남인 만큼 그간 전화로만 여쭙던 부모님의 건강도 좀 더 자세히 살펴볼 수 있는 기회.

이때 부모님의 ‘움직임’을 살펴보면 의심해볼 수 있는 질환들이 있다. 바로 근감소증파킨슨병이다. 두 질환은 신체활동에 영향을 미쳐 삶의 질을 떨어뜨릴 뿐 아니라 꾸준히 치료해야 병의 진행을 막을 수 있어 조기 정확한 진단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근감소증, 낙상·골절위험↑…만성질환과도 연관

나이 들면 우리도 모르게 신체에 다양한 변화가 생긴다. 우리 몸의 큰 재산이라 불리는 근육도 그중 하나. 근육은 신체 움직임의 원동력을 넘어 혈액순환부터 호흡, 소화, 배뇨, 생식기능, 체온조절까지 그야말로 생체활동의 주역을 담당한다.

하지만 근육량은 보통 30세부터 서서히 감소하다 50세 이후부터는 매년 1~2%씩 소실되며 60세 이후에는 근육량이 가장 많은 20대 대비 30%, 80세 이후에는 절반이 소실된다고 알려졌다. 젊어서부터 꾸준히 근육량을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게 강조되는 이유다.

만일 근육량 감소를 넘어 근력이 떨어져 걷기, 계단 오르기, 무거운 물건 들기 등의 평범한 일상활동까지 힘들어지면 근감소증일 수 있다. 근감소증은 노화가 진행되면서 발생하는 근육량 감소뿐 아니라 근력 및 신체운동능력 저하가 발생하는 질병으로 낙상·골절위험을 높이고 당뇨병, 고혈압, 뇌졸중, 치매 등의 질병과도 연관이 깊다. 이에 세계보건기구는 2016년 근감소증을 정식 질병으로 등재했으며 우리나라 역시 2021년부터 질병으로 간주하고 있다.

전국 70~84세 지역사회 거주 노인을 대상으로 진행된 한국노인노쇠코호트 연구에 따르면 남성은 21.3%, 여성은 13.8%가 근감소증으로 진단됐다. 건강한 노년기를 위해서는 근감소증의 조기 진단과 관리가 필수인 것이다. 

강동경희대병원 재활의학과 유승돈 교수는 “근감소증은 보통 노화로 인해 발생하지만 뇌졸중, 골다공증, 치매 등의 질환 때문에도 발생한다”며 “특히 부모님이 심부전, 만성폐질환, 당뇨, 콩팥병 등 만성질환이 있는 경우 ▲신체기능이 떨어지거나 ▲체중이 줄며 ▲우울감‧집중력저하가 생기거나 ▲자주 넘어지면 근감소증을 의심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근감소증을 보다 정확히 진단할 수 있는 근감소증 자가진단 설문지(하단 표 참고)도 있는데 만일 장딴지 둘레가 남성은 34cm, 여성은 33cm 미만일 경우 설문지를 통해 본인의 점수를 확인하고 병원에서 정확한 진단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한국노인노쇠코호트의 근감소증 자가진단설문지. 최근에는 장딴지 둘레나 근감소증 자가진단 설문지(SARC-F)로 우선 환자를 구분해내고 손의 악력이나 의자에서 5회 일어나기(12초 이상)를 해본 후 병원에서 정확한 근감소증을 진단하도록 권고되고 있다.

근감소증은 아직 치료제가 없어 운동과 식생활을 통한 관리가 최선의 치료법이자 예방법이다. 운동은 근력강화가 핵심으로 일주일에 최소 2번 이상 시행해야 한다.

경희대병원 재활의학과 소윤수 교수는 “단 근력운동만 해선 안 되며 유산소운동, 유연성운동 등 본인의 체력에 맞는 다양한 형태의 운동을 병행하는 것이 좋다”며 “무엇보다 운동은 최소 3개월 이상 꾸준히 해야 효과를 얻을 수 있으며 운동이 힘든 어르신들은 난이도가 낮은 밴드운동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식생활의 핵심은 근손실 방지와 근육성장에 도움이 되는 적절한 단백질 섭취다. 근손실의 방지를 위해서는 하루 최소 kg당 1.2~1.4g, 근성장을 위해서는 kg당 1.6g의 단백질을 섭취해야 한다. 단 우리 몸이 근육을 위해 사용할 수 있는 단백질 양에는 한계가 있어 한 번에 섭취하기보다는 적당량을 하루 세 끼 고루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고기나 검정콩(치아와 소화능력이 약한 경우), 두부, 달걀, 단백질함량이 높은 두유, 요거트 등을 추천한다.

■파킨슨병, 꾸준한 약물치료+운동으로 얼마든 개선

파킨슨병은 알츠하이머병에 이어 노년기 두 번째로 많이 발생하는 신경퇴행성질환으로 알려졌다. 몸의 운동기능을 조절하는 뇌 속 신경전달물질 도파민이 부족해지면서 발생하기 때문에 ▲행동이 느려지며 ▲가만히 있을 때 떨림 ▲몸이 뻣뻣해지고 굳어감 ▲자세 불안 ▲보행장애 등이 나타난다. 더불어 변비, 우울, 수면장애, 기립저혈압, 환시, 인지장애 등의 비운동증상도 동반할 수 있다.

파킨슨병은 퇴행성질환의 특성상 증상이 서서히 악화돼 언제부터 병이 시작됐는지 정확히 알기는 어렵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눈에 보이는 증상이 많아지는 만큼 오랜만에 뵌 부모님의 움직임을 세심하게 살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말이다.

노원을지대병원 신경과 이웅우 교수는 “파킨슨병은 완치가 어렵지만 도파민을 보충하거나 그 역할을 대체하는 다양한 약제들이 개발돼 조기에 진단받으면 꾸준한 약물치료로 불편한 증상들을 눈에 띄게 개선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약물치료와 더불어 중요한 것은 운동. 이웅우 교수는 “운동은 근력, 유연성, 심폐능력을 개선해 직접적으로 환자의 움직임 향상에 기여하며 변비, 우울, 수면장애 등 비운동증상에도 긍정적인 역할을 한다”며 “꼭 거창한 운동이 아니더라도 운동은 습관화가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본인 상태에 맞는 운동을 최소 하루 30분 이상 지속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실제로 최근 국내 연구진 발표에 따르면 중강도 운동(주 5회, 하루 30분가량)을 하는 경우 신체활동을 하지 않거나 줄인 환자에 비해 사망률이 약 34%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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