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잠한 ‘뇌동맥류’, 가장 좋은 예방법은 ‘정기검진’
잠잠한 ‘뇌동맥류’, 가장 좋은 예방법은 ‘정기검진’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2.09.26 0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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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동맥류 파열 전 치료해야 예후 좋고 사망위험↓
파열 전엔 증상 없어…위험요인 있다면 경각심↑
생전 처음 겪는 심한 두통 시 빨리 응급실 와야
뇌동맥류는 뇌혈관이 풍선처럼 부풀어 올라 언제 터질지 모르는 상태로 터지면 뇌출혈(지주막하출혈)이 발생, 생명에 치명적일 수 있다. 따라서 파열 전 발견해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날이 쌀쌀해지면 혈관이 수축하고 혈압은 올라간다. 이에 겨울로 향할수록 많은 사람이 심혈관질환을 염려하는데 최근에는 일련의 일들로 뇌혈관질환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특히 뇌동맥류는 머릿속 시한폭탄이라고 불릴 만큼 각별히 예의주시해야 한다. 최근 들어서는 뇌동맥류로 병원을 찾은 환자들이 늘고 있어 더욱 주의가 요구된다.  

뇌동맥류는 뇌 속 혈관의 벽이 약해지면서 혈관이 풍선처럼 부풀어 올라 언제 터질지 모르는 상태를 말한다. 그간 전체 인구의 1%에서 발견되는 것으로 분석됐는데 최근에는 환자수가 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뇌동맥류로 병원을 찾은 환자(질병코드 : I671 파열되지 않은 대뇌동맥류)는 2017년 8만492명에서 2021년 14만3828명으로 최근 5년 새 70% 넘게 증가했다. 원인은 명확하지 않지만 조기검진이 활성화되면서 우연찮게 뇌동맥류를 발견하는 사람이 많아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무엇보다 전문가들은 이렇게 우연하게라도 뇌동맥류를 발견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부풀어오른 뇌혈관이 터지면 지주막하출혈이라는 뇌출혈이 발생, 생명에 치명적일 뿐 아니라 생존하더라도 영구적인 후유증을 남길 수 있기 때문. 보고된 바에 따르면 일단 뇌동맥류가 파열되면 환자의 1/3 이상이 치명적인 영구장애를 갖게 되거나 사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뇌동맥류는 파열 전 발견해 알맞은 치료를 받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동맥류 위치와 크기에 따라 주변 뇌신경을 압박하면 안검하수 또는 안구운동장애, 이로 인한 복시증상이 나타날 수 있지만 대개 파열 전까지 뚜렷한 증상은 나타나지 않는다. 따라서 정기검진이 매우 중요하다. 특히 위험요인을 보유하고 있는 경우 더욱 경각심이 필요하다.

순천향대부천병원 신경외과 이호준 교수는 “뇌동맥류의 원인은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일반적으로 ▲상염색체 우성 다낭성 신종 등 유전질환과 ▲뇌동맥류·뇌지주막하출혈 가족력 ▲다발성동맥류 ▲고혈압 등 혈관질환 ▲흡연 등이 위험요인으로 알려졌다”며 “특히 고령일수록 발병률이 증가하는 경향이 있으며 40~60대에서, 남성보다는 여성에서 더 흔한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검사는 주로 혈관 조영 CT, 혈관MRI 등을 통해 일차적으로 검사를 시행하고 뇌동맥류 의심소견이 발견되면 손목이나 허벅지부위의 혈관을 통해 뇌혈관조영술을 시행, 정확한 동맥류의 모양과 위치 크기를 확인한다.

뇌동맥류가 파열되면 생전 처음 겪어 보지 못한 극심한 두통이 발생한다. 더불어 뒷목이 뻣뻣하고 구토 등의 증상이 동반될 수 있다. 이때는 가까운 응급실로 빨리 와야 사망위험을 낮출 수 있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다행히 파열 전 뇌동맥류를 발견해 치료하면 95% 이상에서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일단 뇌동맥류 치료는 동맥류의 모양과 위치, 크기, 환자의 건강상태 등을 고려해 결정한다.

강동경희대병원 신경외과 고준석 교수는 “파열되지 않은 비파열성 뇌동맥류는 크기가 3mm 이하면서 나이가 많다면 경과관찰을 통해 보존적치료를 시행하고 크기가 크거나 또는 작더라도 모양이 울퉁불퉁해서 파열위험이 크면 수술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수술은 클립결찰술 또는 코일색전술을 시행한다. 클립결찰술은 이마 부위 두개골을 열고 클립 같은 고정핀으로 부풀어오른 뇌동맥류를 졸라매는 수술법. 반면 코일색전술은 머리를 절개하지 않고 사타구니에 있는 대퇴동맥을 통해 뇌동맥에 가느다란 도관을 넣은 뒤 뇌동맥류 내부를 백금 등으로 만들어진 특수코일로 채워 막는 방식이다. 뇌수술이 어렵거나 직접 수술의 위험성이 큰 환자에게 적합하다.

뇌동맥류 파열 시 빨리 병원을 찾는 것도 중요하다. 파열된 뇌동맥류는 첫 24시간 이내에 빈번하게 재파열이 발생하고 재파열 시에는 사망률이 70%에 육박하기 때문이다.

고준석 교수는 “뇌동맥류가 파열되면 머리를 강하게 맞은 듯한 극심한 두통과 함께 뒷목이 뻣뻣해지는 증상, 구토 등이 있을 수 있고 심한 경우 마비, 의식소실, 호흡마비 등이 나타날 수 있다”며 “하지만 드물게 감기증상처럼 가벼운 두통이 수일간 지속될 수 있어 두통이 쉽게 가라앉지 않는다면 병원을 찾아 진료받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뇌동맥류를 예방하는 특별한 방법은 없지만 고혈압, 당뇨, 흡연, 고지혈증, 비만 등 위험요인을 철저히 관리하는 것이 좋다. 또 금주, 금연을 실천하고 본인이 꾸준히 즐겁게 할 수 있는 운동과 취미활동 등을 통해 스트레스를 최소화해야 한다.

이호준 교수는 “뇌동맥류를 완벽하게 예방할 방법은 없지만 기저질환 관리와 금연, 금주 등 생활습관을 개선하면 큰 도움이 된다”며 “무엇보다 파열되기 전 뇌동맥류를 발견하고 치료하면 좋은 예후는 물론 합병증 발생가능성을 크게 낮출 수 있기 때문에 주기적인 건강검진이 가장 좋은 예방법”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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