놓치기 쉬운 중이염, 인공지능으로 진단 정확도 ‘업↑’
놓치기 쉬운 중이염, 인공지능으로 진단 정확도 ‘업↑’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2.10.26 2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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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아산병원 안중호 교수팀, 인공지능 알고리즘 개발
여러 중이질환 함께 진단할 수 있는 최초 인공지능
아이부터 성인까지 중이질환 조기진단·치료 기대
서울아산병원 이비인후과 안중호 교수가 중이염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중이염은 아이들이 감기에 걸리면 꼭 뒤따라오는 불쳥객이다. 중이는 이관을 통해 코와 연결돼 있는데 아이들은 이관이 짧고 직선으로 돼 있어 감기에 걸리면 콧물과 함께 세균이 귀로 흘러들어갈 수 있어서다.

무엇보다 중이염을 제대로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청력저하는 물론 심한 경우 언어발달장애 같은 심각한 후유증까지 발생할 수 있어 아이들의 중이염은 조기 진단·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하게 강조된다.

하지만 전문가들에 따르면 고막 안쪽에 생기는 중이염 같은 중이질환을 짧은 시간 안에 검이경검사(귀 검사)로 정확히 진단하는 것은 생각보다 까다롭다. 이비인후과 전문의의 진단율이 약 73%라는 연구결과가 있을 정도이다.

그런데 최근 중이염을 정확히 진단할 수 있는 딥러닝기술 기반의 인공지능 알고리즘이 개발돼 자칫 놓치기 쉬운 중이염 진단에 도움을 줄 수 있을 전망이다.

서울아산병원은 이비인후과 안중호 교수와 의공학연구소 권지훈 교수팀이 6600여건의 검이경검사 사진을 활용해 귀의 중이질환을 진단해내는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개발하고 실제 적용한 결과 95% 이상의 진단 정확도를 보였다고 밝혔다.

특히 연구팀은 인공지능 알고리즘에 다중 분류시스템 개념을 도입, 인공지능이 여러 개의 중이질환을 함께 진단할 수 있도록 했다. 지금까지 중이질환을 진단하는 인공지능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돼왔지만 중이염에 고막염까지 같이 생긴 경우처럼 여러 중이질환을 동시에 진단해낼 수 있는 인공지능은 없었다.

구체적으로 연구팀은 인공지능이 1차로 만성중이염, 삼출성 중이염여부를 진단하고 2차로 중이염환자에게서 흔히 나타날 수 있는 진주종, 고막염, 진균증을 함께 진단할 수 있게 검사사진을 학습시켰다. 이후 실제로 진단 정확도를 측정한 결과 중이염은 약 95%의 정확도로 진단해냈으며 다른 질환들의 진단 정확도도 96~98%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인공지능이 임상현장에 적용되면 어린 환아들은 물론 성인환자들 역시 중이질환을 조기진단·치료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아이들은 이비인후과가 아닌 소아과에서 진찰받거나 성인은 가정의학과를 먼저 찾기도 해서 진단이 늦어지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서울아산병원 의공학연구소 권지훈 교수는 “중이질환을 정확하게 진단하기 위해 지금까지 연구된 인공지능들은 한 개의 질환에 대한 진단밖에 할 수 없었지만 이번 연구는 발전된 학습 시스템을 통해 인공지능이 여러 질환을 한번에 진단할 수 있어 추가 연구를 통해 실제 임상현장에서도 활용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서울아산병원 이비인후과 안중호 교수는 “특히 어린 아이들은 검이경으로 귀 검사를 하는 것이 쉽지 않아 아주 숙련된 귀 분야 전문의가 아니면 중이질환을 놓칠 수가 있는데 인공지능을 활용해 진단 정확도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나아가 인공지능을 활용해 환자들이 스마트폰으로 중이질환 여부를 스스로 확인하고 병원에 가야 할 필요성을 쉽게 판단할 수 있게 되는 것을 목표로 지속적으로 추가 연구를 진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연구는 최근 국제학술지 ‘플로스 원(PLoS One, IF=3.752)’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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