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립선암‧신장암, 로봇수술로 합병증 걱정 덜고 일상으로”
“전립선암‧신장암, 로봇수술로 합병증 걱정 덜고 일상으로”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2.10.31 0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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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전승현 경희대병원 비뇨의학과 교수
최근 전립선암과 신장암은 로봇수술로 기존보다 더 좋은 치료결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전승현 교수는 비용부담이 큰 만큼 환자에게 로봇수술 적응증을 정확히 안내하고 충분한 논의를 통해 신중히 결정해야 한다는 당부의 말도 잊지 않았다.

전립선과 신장은 우리 삶의 가장 기본적인 생리현상인 소변과 연관이 깊다. 전립선과 신장건강을 평소 잘 관리해야 하는 이유다. 하지만 소변보는 일은 너무나도 당연해 우리는 불편함을 느끼고서야 비뇨의학과의 문을 두드리게 된다. 

이때 혹시라도 전립선암과 신장암을 진단받으면 큰 실의에 빠진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절대 절망하지 말라고 당부한다. 전립선암과 신장암의 치료법이 크게 발전했을 뿐 아니라 최근에는 로봇수술로 통증과 합병증 걱정 없이 보다 빨리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승현 경희대병원 비뇨의학과 교수를 만나 더 자세한 얘기를 들었다.  

- 전립선비대증은 흔한 남성질환이다 보니 전립선암과 혼동하는 경우가 많다. 전립선비대증과 전립선암, 무엇이 다른가. 

똑같이 전립선에 발생하지만 전혀 다른 질환이다. 전립선비대증은 일종의 노화과정에서 전립선이 커지면서 ▲소변을 참기 어렵고 ▲소변을 봐도 개운치 않고 ▲밤에 소변이 자주 마렵게 되는 등 삶을 불편하게 만드는 여러 배뇨장애 증상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반면 전립선암은 암세포가 성장하면서 점차 생명을 위협하는 질환으로 전립선 밖으로 퍼져 다른 기관으로 전이되면 생명을 앗아갈 수 있다.  

치료목표 역시 다르다. 전립선비대증은 여러 배뇨장애 증상으로 일상생활이 불편해지기 때문에 증상을 조절해 삶의 질을 다시 끌어올리는 것이 목표다. 전립선암은 최대한 빨리 진단해 치료함으로써 생존율을 높이는 것이 관건이다. 

또 가장 흔히 하는 오해가 전립선비대증이 오래되면 전립선암으로 발전한다는 것인데 결론부터 말하면 ‘아니다’. 다만 기존 전립선비대증환자에서 전립선암이 발병할 순 있다. 따라서 전립선비대증환자는 전립선암이라는 또 다른 복병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정기적으로 전립선검사를 받아야 한다. 

- 최근 암 치료의 최신지견으로는 방사선치료나 항암치료를 먼저 시행해 암의 크기를 줄여 수술을 최소화하는 방법(선행항암치료)이 주목받고 있다. 전립선암에선 어떠한지 궁금하다.  

전립선암은 환자의 병기에 따라 다양한 치료방법을 시행할 수 있다. 초기 전립선암을 예로 들자면 과거에는 무조건 빨리 수술해야 완치할 수 있다는 의견이 중점적이었다. 하지만 전립선암은 서서히 진행하는 암이다. 극히 일부지만 진행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이에 최근에는 환자마다 다른 암의 위험도를 평가해 치료방법을 결정한다. 즉 진행하지 않거나 진행하더라도 매우 천천히 진행할 암으로 평가된다면 방사선치료나 항암치료를 통해 최대한 수술을 늦추는 것이다. 또 능동적 감시요법이라고 해서 정기적으로 추적관찰만 하기도 한다. 불필요한 치료로 지게 될 고통과 비용부담을 줄이고 환자 삶의 질을 높여야 한다는 의견이 강조되면서 치료방향도 변화한 것이다. 

- 수술방식에도 반가운 변화가 찾아왔다고. 특히 로봇수술의 장점이 크다고 들었다. 

과거에는 개복수술이 주였지만 최근에는 80~85%에서 로봇으로 전립선암수술을 시행하고 있다. 전립선은 방광보다 더 밑인 골반강 깊은 곳에 위치해 개복해도 잘 보이지 않는다. 또 혈관과 신경이 워낙 복잡하게 얽혀 있어 출혈량이 많고 방광과 요도괄약근이 인접해 있어 수술 후 요실금, 성기능장애 같은 합병증 발생위험도 높았다. 

하지만 로봇수술은 개복 없이 복부에 1cm 정도의 작은 구멍을 4~5개 뚫고 로봇 팔을 연결 후 진행한다. 시야가 아주 잘 확보돼 전립선주위의 섬세한 박리와 봉합이 가능하며 특히 개복수술과 복강경수술에 비해 출혈량과 통증이 적다. 합병증위험도 훨씬 낮기 때문에 수술 후 걱정 없이 빨리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다. 

- 신장암은 전립선암보다 더 생소한데 전립선암처럼 초기에 알아차리긴 힘든가. 

안타깝게도 신장암 역시 암이 상당히 진행되고 나서야 증상이 나타난다. 피가 섞인 소변을 보거나 옆구리에서 통증을 느끼고 윗배‧옆구리에서 덩어리가 만져진다. 게다가 신장암은 전립선암과 달리 매우 빨리 진행되는 공격적인 암이다. 따라서 평소 위험요인 관리와 정기검진에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

우선 흡연은 신장암과 매우 관련이 깊어 흡연자는 당장 금연해야 한다. 비만 역시 주요 위험요인으로 체중관리를 통해 적정체중을 유지해야 한다. 또 증상이 없어도 1~2년에 한 번은 복부초음파검사를 권한다. 특히 40세가 넘어서부터는 정기검진을 꼭 실천하길 당부한다.

- 신장암에서도 로봇수술의 이점이 크다고 들었다. 구체적으로 어떤 이점이 있나. 

앞서 말했듯이 신장암은 진행속도가 빠른 위험한 암이다. 따라서 최대한 일찍 발견해 수술해야 한다. 하지만 신장암수술은 매우 까다롭다. 특히 출혈량이 많아 혈관을 클램핑(차단) 후 종양을 제거한 다음 다시 피를 개통해주는 과정이 필요한데 이 시간을 최소한으로 해야 신장손상을 줄일 수 있다. 

이러한 점에서 로봇수술은 유리하다. 즉 넓은 시야로 수술부위를 잘 볼 수 있고 로봇팔로 손 떨림 없이 정교한 수술이 가능해 짧은 시간에 종양을 효과적으로 절제·봉합할 수 있다. 덕분에 출혈량과 통증이 줄어 회복이 빠르고 신장기능도 보존할 수 있다. 혈종, 소변누출 등 수술 후 합병증도 최소화할 수 있다. 특히 최근에는 조기에 발견되고 종양크기가 4cm 이내인 경우에서는 종양만 제거하고 신장을 보존하는 부분신절제술을 시행하고 있으며 이 역시 로봇수술로 더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 

- 경희대병원 로봇수술센터는 일찍이 로봇수술을 시행했다고 들었다. 

우리 센터는 2009년 다빈치S로봇 수술시스템 도입에 이어 2016년 최첨단 신기술시스템을 갖춘 최신형 다빈치로봇 수술시스템을 도입해 가동 중에 있다. 대표적으로 비뇨의학과에서는 전립선암, 신장암에서 많은 증례를 축적해 단독 또는 다기관연구를 통한 로봇수술의 임상효과를 대외적으로 다수 발표했다. 

또 개인적으로는 고난이도로 꼽히는 고환암의 후복막림프선절제술을 우리나라 최초로 로봇으로 집도하는 데 성공, 상을 수상했으며 현재 대한비뇨내시경로봇학회장으로서 학회 구성원들과 비뇨의학과의 최소침습수술 발전을 통한 환자 삶의 질 향상에 주력하고 있다. 

- 이같은 성과를 이루기까지 많은 노력이 필요했을 것 같다. 성공적인 로봇수술을 위해 특히 애쓰는 부분은. 

로봇수술도 결국 사람이 수술하는 데 로봇이라는 도구를 이용하는 것이기 때문에 집도의의 임상경험과 노하우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좋은 결과를 낼 수 없다. 이에 해부학적 지식을 꾸준히 쌓는 것은 물론, 수술 과정 하나하나를 철저하고 꼼꼼하게 진행하려고 노력한다. 

무엇보다 로봇수술은 비용부담이 커 환자들에게 수술 적응증을 정확히 안내해야 한다. 즉 장점이 많다고 해서 로봇수술을 오남용해선 안 된다. 치료방법은 어디까지나 의료진의 일방적인 결정이 아닌 환자와 의견을 나누는 과정을 통해 최종 결정돼야 한다. 즉 환자의 건강상태, 연령, 암 병기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현재 할 수 있는 다른 치료방법도 충분히 설명한 뒤 로봇수술을 신중하게 결정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 끝으로 전립선암‧신장암환자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전립선암과 신장암의 치료방법은 계속 발전하고 있기 때문에 치료의 끈을 놓지 말라고 가장 당부하고 싶다. 개인적으로 수술을 마친 환자들에겐 ‘제2의 삶을 살 수 있는 기회를 얻었으니 앞으로 철저히 관리하면 일반인보다 더 건강한 삶을 살 수 있다’고 얘기한다. 암이라는 건 언제나 재발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하기 때문이다. 또 검증되지 않은 치료법에 시간과 비용을 낭비하지 말고 사소한 부분도 본인의 상태를 가장 잘 아는 담당의료진과 상의하길 바란다. 

TIP. 전승현 교수가 강조하는 전립선암‧신장암 관리 이것만은! 

1. 50세 넘으면 1년에 한 번 전립선항원검사(PSA검사) 받기(가족력 있다면 반드시 검사)
2. 40세 넘으면 신장암 예방과 조기진단 위해 1년 또는 2년에 한 번 복부초음파검사 받기 
3. 금연은 필수. 육류 섭취 줄이고 채소와 과일 고루 섭취하기
4. 꾸준한 유산소운동으로 적정체중 유지하기
5. 전립선암수술 후에는 하체근력운동 꾸준히 하기(배뇨증상 개선에 도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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