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체신호 AI로 분석…우울증·조울증환자 재발 예측 진단법 개발
93% 이상 높은 성능으로 재발 예측 가능…환자 치료에도 큰 도움
우울증, 조울증 등의 기분장애는 재발하기 쉽지만 환자 스스로 이를 인지하기 매우 어려운 질환이다. 특히 재발하면 적극 치료하더라도 회복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는 만큼 재발조짐을 먼저 인지하고 예방이 필요하다는 데 모두가 공감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최근 스마트밴드와 스마트폰으로 재발성 우울증과 조울증 환자의 재발을 미리 예측할 수 있는 진단법이 개발돼 주목받고 있다.
고려대안암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이헌정 교수, 조철현 교수, 성신여자대학교 융합보안공학과 이택 교수 등으로 구성된 공동 연구팀은 최근 스마트밴드와 스마트폰 사용패턴으로 우울증, 조울증의 재발을 93% 이상의 성능으로 미리 예측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연구에 따르면 재발성 우울증과 조울증 환자에서 스마트밴드와 스마트폰을 통해 수집되는 생체신호 데이터를 인공지능(AI)으로 실시간 분석하면 환자 스스로 증상을 인식하기 전에 우울증, 조증, 경조증의 재발을 미리 예측할 수 있다.
연구팀은 전국 8개 병원에서 주요기분장애 환자(주요우울장애, 1형 양극성장애, 2형 양극성장애) 총 495명을 대상으로 활동량, 수면양상, 심박수 변화, 빛 노출 정도를 스마트밴드와 스마트폰을 이용해 실시간으로 수집했다. 또 참여환자들의 증상변화와 우울증, 조증, 경조증의 재발양상을 수개월에서 5년간에 걸쳐 추적 관찰했다.
연구팀은 연구기간동안 발생한 총 270회의 우울, 조증, 경조증 삽화의 양상에 대해 AI를 이용해 140개 생체리듬 관련변수로 전환시켜 이를 기분삽화 재발여부로 기계 학습시켰다. 연구결과 최종적으로 향후 3일 후 재발예측성능(AUC: Area Under Curve)은 우울증은 0.937, 조증은 0.957, 경조증은 0.963으로 높은 정확도로 예측할 수 있었다.
이헌정 교수는 “우울증, 조울증은 환자가 깨닫지 못하는 사이에 재발을 반복한다”며 “흔히 사용하는 스마트밴드와 스마트폰만으로 측정된 일주기 생체리듬만으로 재발을 예측하는 이번 연구결과는 환자 치료에 크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헌정 교수는 본 연구를 통해 개발한 재발예측 알고리즘을 탑재한 스마트폰 앱을 휴서카디안과 공동으로 개발했다. 이는 환자 스스로 우울증 및 조울증 증상을 관리하는 데 도움을 주는 비처방 디지털테라퓨틱스인 ‘CRM(Circadian Rhythm for Mood)’으로 현재 실제 예방효과를 검증하기 위해 전국 5개 대학병원에서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다.
아울러 이번 연구는 ‘Prediction of Impending Mood Episode Recurrence Using Real-time Digital Phenotypes in Major Depression and Bipolar Disorders in South Korea: a Prospective Nationwide Cohort Study’란 제목으로 관련분야에서 권위 있는 국제학술지인 ‘Psychological Medicine’(Impact Factor: 10.592) 최신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