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 정상 소아 ‘뇌신경 생리 연결성 지도’ 완성됐다
세계 최초 정상 소아 ‘뇌신경 생리 연결성 지도’ 완성됐다
  • 안훈영 기자 (h0ahn@k-health.com)
  • 승인 2022.11.21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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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김헌민 교수팀 발표
뇌파 기반 성장과정에서의 뇌신경세포 변화 분석
발달장애, ADHD 등의 소아신경질환에도 적용 기대
분당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김헌민 교수
분당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김헌민 교수팀이 정상 소아의 뇌신경세포 연결 변화를 분석한 ‘뇌신경 생리 연결성 지도’를 세계 최초로 완성하는 데 성공했다. 

국내 의료진이 세계 최초로 건강한 정상 소아가 성인으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뇌의 연결성 변화를 분석한 ‘뇌신경 생리 연결성 지도’를 완성했다.

분당서울대병원은 소아청소년과 김헌민 교수팀이 신경계질환이 없는 소아 212명을 연령별로 구분, 성장과정에서 뇌신경세포의 연결이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분석해 이같은 성과를 거뒀다고 전했다.  

우리 몸의 뇌는 약 1000억 개의 신경세포(뉴런·neuron)가 각자 수천 개의 연결을 형성하고 있는 거대한 시스템이다. 신경세포 사이에는 시냅스라는 공간이 있어 전기화학적 신호를 통해 정보를 전달하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발생한 전기 신호를 파동 형태로 표현한 것을 ‘뇌파’라고 한다.

뇌와 관련된 질환이나 이상소견을 보이는 환자는 일반인의 뇌파보다 불안정하거나 특이한 양상을 보이는데 특히 경련성, 발작성 질환의 경우 신경세포의 지나친 활성·흥분이 원인이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진단 및 치료 과정에서 뇌파의 활용도가 높다.

하지만 현재 뇌파검사는 환자의 뇌파에서 특정질환과 관련된 이상이 있는지 확인하는 수단으로 사용되고 있다. 가령 뇌전증(간질)의 경우 뇌전증환자들에서 주로 관찰되는 ‘뇌전증파’ 또는 ‘발작파’가 검사결과에 나타나면 이를 발작의 종류, 횟수 등의 정보와 종합해 질환을 진단하고 치료전략을 세우는 식이다.

하지만 이는 정상 대조군 지표와 자세하게 비교하는 것이 아니라 질환과 관련된 특징적인 뇌파의 유무와 발생위치를 통계와 경험에 기반해 해석하고 활용하는 방식이다. 따라서 뇌파를 더욱 정밀하게 분석하고 질환의 근본적인 기전을 자세히 밝히는 데는 한계가 있다.

이에 김헌민 교수팀은 정상적인 발달과정을 거치며 신경계질환이 없는 소아 212명을 연령별로 구분해 성장과정에서 뇌신경세포의 연결이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분석, 세계 최초로 정상 소아의 뇌파 기반 뇌신경 생리 연결성 지도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

그래프
뇌 영역 간 연결 강도(A), 기능 분리 정도(B), 정보 전달 시간(C). 3세~18세로 연령이 높아지면서 연결강도는 강해지고 기능은 분리되며 정보 전달시간은 감소하고 있다.

연구팀은 뇌파분석에 사용되는 가장 중요한 6개 주파수 대역을 기반으로 ▲4~6세 ▲6~9세 ▲9~12세 ▲12~15세 ▲15~18세로 연령이 증가함에 따라 정상적인 뇌 성숙 과정에서 뇌신경계의 연결성이 변화하는 과정을 분석했다. 그 결과 연령이 증가하면서 뇌 영역 간 연결강도는 점점 강해지고 기능은 분리되며 정보 전달 시간은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
소아기에서 청소년기로 성숙할수록 주변 뇌 영역과의 연결성이 강화되고 있다(연결성이 낮을수록 청색, 높을수록 적색).

또 연구팀은 주파수 8~13Hz 알파 대역에서 뇌 연결성의 변화과정이 가장 뚜렷하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를 바탕으로 해당 주파수 대역에서 뇌 질환자들의 뇌파검사결과를 정상군과 비교 분석하는 연구를 수행한다면 연결성에 문제가 생긴 신경세포의 네트워크를 파악해 보다 정확한 진단과 치료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김헌민 교수는 “그동안 정상 대조군의 지표가 없어 뇌파검사결과를 정밀해석하는 데 어려움이 많았지만 뇌신경 생리 연결성 지도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며 “현재는 신경세포의 전기적 작용과 연관이 깊은 경련발작, 뇌전증 등의 치료에서 활용가능성이 가장 높다. 하지만 앞으로는 발달장애나 주의력결핍 과다행동장애(ADHD), 자폐스펙트럼장애 같은 다양한 소아 신경질환에도 적용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후원하고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이 주관한 의료 인공지능 개발사업 ‘닥터앤서 1.0’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최근 국제 저명학술지 ‘Journal of Clinical Neurology’에 게재됐다. 분당서울대병원은 닥터앤서 1.0 사업의 주요 참여기관이자 ‘닥터앤서 2.0’ 사업의 주관기관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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