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민의 건치로 지키는 백세건강] 간질환 있다면 진료 시 꼭 알려야…마취제, 약물 등 조절 필요
[이상민의 건치로 지키는 백세건강] 간질환 있다면 진료 시 꼭 알려야…마취제, 약물 등 조절 필요
  • 이상민 굿라이프치과병원 대표원장│정리·이원국 기자 (21guk@k-health.com)
  • 승인 2022.11.25 17:2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상민 굿라이프치과병원 대표원장
이상민 굿라이프치과병원 대표원장

간염은 말 그대로 간(Liver)에 생긴 염증을 뜻한다. 간염의 원인은 매우 다양하지만 바이러스나 결핵균 등에 의한 ‘감염성간염’과 약물이나 기타 독성물질 등에 의한 ‘비감염성간염’ 등으로 나눌 수 있다. 이 중 감염성간염이 가장 흔하고 우리가 흔히 이야기하는 B형·C형간염 등 알파벳이 들어간 간염이 여기에 해당한다.

A형간염은 물이나 오염된 음식물 등에 의해 주로 구강을 통해 감염된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A형간염은 2주 정도 지나면 치유되고 무증상으로 지나가기도 한다. 또 간에 안 좋은 합병증을 남기거나 만성화되는 일도 거의 없어서 크게 문제 되지 않는다.

반면 B형·C형간염은 오염된 혈액이나 정액 등 체액에 의해서 감염된다. 또 높은 확률로 간에 안 좋은 합병증을 남기고 만성화되는 경우가 많아 환자의 건강을 장기간에 걸쳐 망가뜨린다.

간염에 관해서 환자들은 크게 3가지 고민을 갖는다. 첫 번째 치과진료를 받다가 간염 전염 여부, 두 번째 간염을 갖고 있다고 말하면 치과진료를 거부당하지 않을까 하는 고민, 마지막 세 번째는 치과진료 시 어떤 점을 주의해야 하는지 부분이다.

치과진료 특성상 피와 침 등이 진료실로 쉽게 퍼지기 때문에 치과종사자의 간염 감염율은 높다. 따라서 모든 치과의사와 치과위생사들은 대학교를 졸업하기 전에 B형간염에 대한 백신접종을 완료한 후 항체형성을 확인한다. 따라서 의료종사자가 간염에 전염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물론 환자 입장에서 생각하면 치과진료 시 재수가 없어서, 다른 사람의 피나 체액에 의해 간염에 걸리지 않을까 걱정할 수 있다. 하지만 치과는 소독·멸균에 매우 철저하다. 최근 치과의 소독멸균의 철학을 표준프로토콜(Universial protocol)이라고 부르는데 이 철학은 환자가 간염이나 HIV에 감염된 사실을 모르고 있거나 숨기더라도 모든 환자가 간염이나 HIV에 감염돼 있다고 가정하고 모든 기구를 소독·멸균해야 한다는 개념이다.

이러한 기준에 맞게 진행하는 소독·멸균의 수준은 매우 높아서 간염 바이러스는 100% 멸균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따라서 소독과 멸균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치과에서 진료받는 것이라면 새로운 간염에 감염되기는 쉽지 않다.

그렇다면 왜 간염환자에게 왜 간염 여부를 알려달라고 하는 것일까.

간은 우리 몸의 해독기관이다. 체내로 들어오는 모든 독성물질은 모두 간으로 먼저 들어가서 해독된다는 것이다. 이때 많은 사람이 독성물질로 중금속이나 오폐수 등을 생각한다. 하지만 우리 몸의 기준에서는 소주, 맥주 같은 알코올, 아스피린, 타이레놀 같은 진통제들도 독성물질이다.

문제는 간염, 특히 만성간염은 간이 자신의 기능을 제대로 못 한다는 것이다. 심하면 간의 기능이 너무 많이 약해져 있어 독성물질을 해독하지 못하고 몸속으로 독성물질을 그대로 방류하기도 한다. 마치 환경오염의 주범인 오폐수를 깨끗한 상수원에 철철 무단 방류하는 것처럼 말이다. 따라서 간기능이 약화된 환자에게는 마취제와 약 사용 등을 매우 유의해야 한다.

정리하자면 간염환자, 간이식환자, 간질환자(간에 질환이 있는 환자), 간암환자 등은 반드시 자신의 간의 상태를 치과의사에게 알려야 치과의사가 이에 맞게 마취제와 복용하는 약의 용량을 조절할 수 있다. 또 간의 상태에 따라 출혈과 지혈시간이 달라지기 때문에 치과진료 전 환자의 전신상태를 제대로 파악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