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 넘는 나눔의료, 우즈베키스탄 여아에 ‘건강한 심장’ 선물
국경 넘는 나눔의료, 우즈베키스탄 여아에 ‘건강한 심장’ 선물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2.12.08 1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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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성모병원 이철 교수, 소아심장수술 성공적으로 집도
서울성모병원 흉부외과 이철 교수(왼쪽에서 네 번째), 소아청소년과 신주애 교수(왼쪽에서 세 번째)를 포함한 의료진과 국제협력팀이 선천적으로 심장병을 앓았던 우즈베키스탄 환아 바로토바 오이샤오나(Barotova Oyshaona) 양의 퇴원을 앞두고 한자리에 모여 건강을 기원했다.

서울성모병원이 선천성 심장병에 걸린 10개월 우즈베키스탄 여아에게 새 삶을 선물했다.

서울성모병원은 보건복지부 나눔문화 확산사업 지원대상으로 선정된 바로토바 오이샤오나(Barotova Oyshaona, 이하 오이샤)의 소아심장수술을 성공적으로 집도, 오이샤가 건강을 회복하고 본국으로 돌아갔다고 전했다.

나눔문화 확산사업은 우리나라의 우수한 의료기술을 도움이 필요한 이웃국가에 나누기 위한 사회공헌사업으로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주관한다.

오이샤는 폐동맥 폐쇄 및 심실중격 결손으로 급히 심장수술을 받아야 했지만 어려운 경제사정과 현지 의료기술의 부족으로 치료가 어려운 상황이었다.

폐동맥 폐쇄 및 심실 중격 결손은 선천성 심장질환의 하나로 연결돼 있어야 할 우심실과 폐동맥이 서로 연결돼 있지 않아 폐로의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못해 전신에 산소 공급이 부족하게 되는 병이다. 출생 직후에는 동맥관을 통해 폐로 혈액순환이 이뤄지지만 수일 내로 동맥관이 막히면 사망에 이를 수 있어 대부분 신생아기에 수술받아야 한다.

오이샤는 우즈베키스탄에서 정부 지원으로 생후 3개월에 작은 인조혈관을 이용해 체동맥과 폐동맥을 연결하는 수술을 받았지만 이는 폐로 피를 보내기 위한 임시방편 역할이기 때문에 근본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심장수술이 절실한 상황이었다.

오이샤는 어머니 쥬라보에바 딜푸자(Juraboeva Dilfuza Berdiyor Kizi, 23) 씨와 지난 11월 15일 서울성모병원에 입원해 주치의인 소아청소년과 이재영 교수와 흉부외과 이철 교수를 만났다. 

이철 교수는 기존에 있던 인조혈관을 떼어내고 새 인조혈관으로 우심실과 폐동맥을 연결했으며 심장 안의 큰 구멍을 막아 피가 서로 섞이지 않게 하고 판막 성형술을 통해 오른쪽 심방과 심실 사이에 있는 삼첨판막의 역류가 심했던 부분도 치료했다고 밝혔다. 무려 7시간에 걸린 대수술이었지만 소아심장수술의 권위자로 알려진 이철 교수의 집도로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수술 후 오이샤는 평소 푸른색이던 입술 주변과 손톱, 발톱이 본 색을 되찾았고 식사량도 늘었으며 울음소리도 우렁차졌다. 일주일 정도 심장계 중환자실(CCU)에서 집중 치료를 받던 오이샤는 일반병실에서 경과를 지켜본 뒤 이달 7일 건강한 모습으로 퇴원했다. 오이샤는 향후 현지 병원에서 정기적으로 점검받을 예정이다.

소아심장수술은 현대의학에서 가장 복잡하고 위험하며 많은 인력을 필요로 하는 분야로 병원의 수준 높은 역량을 보여주는 척도이기도 하다. 한 명의 심장병 환아를 살리기 위해서는 흉부외과, 소아과, 산부인과, 영상의학과, 마취통증의학과, 수술실, 심폐기팀, 전문 간호사, 중환자실, 일반 병실 등 다양한 분야의 유기적이고 긴밀한 협력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이철 교수는 다양한 선천성 심장병수술을 2000례 이상 집도했으며 폐동맥 판막치환술의 성적 및 수술시기에 대한 연구결과를 심장학 분야에서 가장 권위있는 학술지인 ‘Journal of the American College of Cardiology’에 게재하는 등 많은 임상경험과 연구성과를 보유하고 있다.

이철 교수는 “멀리서 와서 큰 수술을 받았는데 수술이 잘 돼 다행이고 잘 회복하길 바란다”며 “소아 심장수술은 외과 의사 혼자만의 힘으로 할 수 없고 준비된 시설과 잘 훈련된 의료진의 도움이 필수적인데 서울성모병원이 여건을 잘 갖추고 있어 수술을 무사히 잘 마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딜푸자 씨는 큰 수술을 받을 기회를 준 한국 정부와 서울성모병원 의료진에게 감사하다며 인사를 전했다.

한편 오이샤 가족의 항공권 및 체재비는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치료비 전액은 서울성모병원이 지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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