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인플루엔자 ‘트윈데믹’…항바이러스제 조기투여로 합병증 예방해야
코로나19+인플루엔자 ‘트윈데믹’…항바이러스제 조기투여로 합병증 예방해야
  • 이원국 기자 (21guk@k-health.com)
  • 승인 2022.12.16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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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정기석 한림대평촌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
정기석 교수는 “인플루엔자 예방을 위해서는 예방접종이 권고되나 성인에서 백신 예방 효과가 절반 정도로 알려져 있다”며 “만일 인플루엔자에 걸렸다면 병원을 즉시 방문 조기에 항바이러스제를 처방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기석 교수는 “인플루엔자 예방을 위해서는 예방접종이 권고되나 성인에서의 백신 예방효과는 절반 정도로 알려져 있다”며 “만일 인플루엔자에 걸렸다면 병원을 즉시 방문, 조기에 항바이러스제를 처방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대 인류의 난적은 ‘바이러스’다. 실제로 세계보건기구(WHO)가 지난 100년간 치명적인 질병 10가지를 발표했는데 뇌수막염, 콜레라를 제외하면 모두 바이러스성 질병들이다.

바이러스는 크기가 작기 때문에 전파력이 매우 뛰어나다. 2019년부터 우리를 괴롭힌 코로나19 역시 마찬가지.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인플루엔자(독감) 유행주의보가 3년 만에 발령되면서 ‘트윈데믹’이 현실화되고 있다.

코로나19와 인플루엔자는 모두 감염성 호흡기질환으로 위험도가 매우 높다. 독감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의한 감염성 높은 호흡기질환이다. 특히 인플루엔자는 기저질환의 악화, 폐렴, 심혈관질환 등 합병증을 유발해 입원 및 사망위험을 증가시킨다. 문제는 인플루엔자 예방백신을 접종하더라도 성인에서 백신 예방 효과가 절반 정도라는 것. 따라서 인플루엔자에 감염되면 항바이러스제를 통한 바이러스 증식을 막아야 한다. 정기석 한림대평촌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와 인플루엔자 치료의 중요성에 관해 자세한 얘기를 나눴다.

- 3년 만에 인플루엔자 유행주의보가 발령됐다. 문제는 코로나19가 종식되지 않아 ‘트윈데믹’이 현실화되고 있다.

실제로 12월에 호흡기질환자가 급증했다. 49주차(11.27~12.03) 인플루엔자 의사환자분율(ILI)은 외래환자 1000명당 17.3명으로 올해 유행주의보 발령기준인 4.9명보다 약 3.5배 높다. 문제는 코로나19 역시 재유행하면서 올겨울 트윈데믹이 본격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 인플루엔자와 코로나19는 증상이 비슷하다. 두 질환의 차이점은.

코로나19와 인플루엔자는 둘 다 호흡기 바이러스 감염병이다. 발열, 인후통, 기침 등의 공통된 증상을 갖고 있어 구분이 어렵다. 단 인플루엔자는 상대적으로 38도 이상의 급성 고열과 근육통, 두통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반면 코로나19는 후각 또는 미각저하나 호흡곤란이 발생한다. 하지만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검사가 필수다. 의심증상이 나타나면 진료와 검사를 받아야 하며 의료기관 방문 시에는 코로나19 감염 이력 및 백신 접종력 등을 알리는 것이 좋다.

- 동시 감염 시 위험도는 얼마나 증가하는지.

코로나19와 인플루엔자 동시 감염 시 비감염자 대비 사망위험이 5.92배 증가한다는 보고가 있다. 인플루엔자 감염 그 자체만으로도 기저질환의 악화, 폐렴, 심혈관질환 등 합병증을 유발해 입원 및 사망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다. 3년 만에 인플루엔자 유행주의보가 발령된 만큼 예방뿐 아니라 감염이 됐다면 빠른 치료가 필요하다.

- 인플루엔자는 푹 쉬면 낫는다는 인식이 있다.

인플루엔자는 호흡기를 통해 바이러스에 감염돼 발생하는 병으로 일반적인 감기와는 다르다. 인플루엔자는 감염 그 자체만으로도 폐렴발생위험율이 최대 100배, 인플루엔자 발생 일주일 이내 급성 심근경색 발생위험은 최대 10배, 뇌졸중 위험은 최대 8배 높인다는 보고도 있다. 특히 65세 이상 노인, 만성질환자는 고위험군이다. 또 폐질환, 심장질환, 당뇨병 등의 환자는 연령에 관계없이 기저질환 악화 및 중증 인플루엔자 합병증 발생위험이 높다.

합병증은 고령자, 어린이, 만성질환자 등에서 잘 발생하며 이로 인해 입원하거나 사망하는 경우도 있다. 인플루엔자의 가장 흔한 합병증은 중이염과 세균성폐렴이며 이밖에도 심근염, 심낭염, 기흉, 뇌염, 뇌증 등이 발생할 수 있다. 또 만성기관지염이나 만성호흡기질환, 만성심혈관계질환의 경우 인플루엔자 감염으로 질환이 악화될 수 있다.

- 인플루엔자 치료방법에는 어떤 것이 있는지.

인플루엔자 증상발현 48시간 이내라면 항바이러스제를 처방한다. 인플루엔자는 대개 감염 후 72시간 내에 바이러스 증식이 일어나기 때문에 초기증상 발현 또는 감염자 접촉 48시간 내에 항바이러스제를 복용해야 한다. 입원환자나 중증 등의 고위험군의 경우에는 48시간이 경과한 후라도 항바이러스제를 투여할 수 있다.

항바이러스제로는 타미플루와 조플루자 등이 대표적이다. 가장 최근에 허가돼 사용되고 있는 조플루자는 새로운 기전의 약물로 효과 면에서 큰 이점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보고에 따르면 고령 및 만성질환자 등의 고위험군에서는 위약 대비 하루 이상 빠르게 증상을 개선하고 인플루엔자 관련 합병증 발생위험도 위약 대비 1/3로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다. 무엇보다 조플루자는 복용편의성과 복약순응도를 높였다. 조플루자는 1회 경구복용만으로 인플루엔자 증상을 쉽고 빠르게 완화시킨다. 이에 정맥투여 치료제나 5일 동안 하루 2알씩 복용해야 하는 타미플루 대비 환자 편의성이 크게 향상됐다. 

- 타미플루와 조플루자의 차이는.

타미플루는 뉴라미니다아제 억제제(NAI)로 비슷한 약들로는 자나미비르, 페라미비르 등이 있다. 뉴라미니다아제는 바이러스 복제 과정에서 복제를 마친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입자를 세포로부터 방출시키는 역할을 하는데 이 과정을 억제하면 감염확산을 줄일 수 있다. 바꿔 말하자면 복제를 마쳐야만 감염을 줄일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반면 조플루자는 인체 내에 들어간 바이러스가 처음부터 증식하지 못하도록 막는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내에는 유전자의 RNA 합성 과정에 꼭 필요한 중합효소 산성 단백질이 있다. 이때 조플루자는 중합효소 산성 단백질 내에서 RNA 사슬을 분해하는 역할을 하는 ‘엔도뉴클레아제(endonuclease)’의 활성을 억제해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의 복제 초기 단계부터 진행을 막는다. 즉 바이러스 양을 빨리 감소시킬 수 있다. 무엇보다 조플루자는 약 20년 만에 등장한 새로운 기전의 항바이러스제로 치료뿐 아니라 노출 후 예방 측면에서도 임상적 유용성이 있다.

- 효과적인 인플루엔자 예방을 위해 어떤 노력이 필요한지.

인플루엔자는 호흡기 비말, 또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오염된 물건이나 환경으로 전파된다. 따라서 인구 밀도가 높으면 집단 전염 위험성이 매우 높다. 이 때문에 함께 생활하는 가족 중 한 명이 인플루엔자에 감염되면 이후 다른 구성원들에게 전염될 확률이 38%에 달한다.

일반적으로 인플루엔자 예방을 위해서는 1차적으로 예방접종이 권고된다. 다만 보통 성인에서 백신 예방효과는 절반 정도로 알려져 있기 때문에 예방접종 후에도 감염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

결국 인플루엔자 예방을 위해서는 고위험군을 중심으로 국가예방백신 사업이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하고 필요 시 적용범위가 확대돼야 한다. 또 고위험군에 해당되는 사람들은 적극적인 진단검사를 통해 진단과 동시에 약물 투약이 이뤄져야 한다. 기억하자. 모든 항바이러스제는 빨리 복용할수록 그만큼 치료효과가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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