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부풀어오른 ‘이것’이 위험하다…‘뇌동맥류’ 주의보
겨울철, 부풀어오른 ‘이것’이 위험하다…‘뇌동맥류’ 주의보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2.12.28 0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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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외 큰 온도차 영향…중년여성서 발병위험↑
수술 또는 추적관찰…뇌동맥류 특징 따라 치료 달라
고혈압 등 철저히 관리…특징증상 알아두고 신속 대처
뇌동맥류는 파열되면 뇌출혈을 일으켜 생명에도 치명적이다. 특히 혈압 변화가 잦은 겨울에는 뇌동맥류 파열위험이 높아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겨울이면 뇌졸중만큼이나 조심해야 하는 것이 뇌동맥류다. 뇌동맥류는 뇌혈관 벽이 약해지면서 뇌동맥이 꽈리처럼 불룩해진 상태를 말한다. 이 상태가 위험한 것은 마치 빵빵하게 부풀어오른 풍선처럼 언제 터질지 모르기 때문이다. 만일 뇌동맥류가 파열돼 뇌출혈이 발생하면 생명에도 치명적이다.

특히 혈관은 실내외 온도차에 의해 갑자기 수축했다가 팽창한다. 이때 혈압도 자주 변하는데 만일 뇌혈관이 혈압을 이기지 못하면 뇌동맥류파열로 이어질 수 있다. 겨울철 뇌동맥류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한 이유다.

뇌동맥류의 원인은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혈관 벽을 약하게 하는 요인은 알려져 있다. 바로 흡연과 고혈압, 과음 등이다. 머리 부상이나 혈액감염, 가족력 등도 뇌동맥류 발병에 영향을 미친다. 중년 여성은 특히 조심해야 한다. 여성호르몬의 급격한 감소에 의해 폐경기 이후 뇌동맥류 발병위험이 높아진다고 알려졌다. 실제로 지난해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여성 뇌동맥류환자는 남성보다 두 배 이상 많았으며 연령별로는 60대가 32%, 50대가 29.8%로 중년에 집중됐다.

뇌동맥류는 파열 전 발견하는 것이 관건이지만 비파열성 뇌동맥류의 경우 증상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뇌병원 신경외과 장동규 교수는 “대부분의 뇌동맥류는 크기가 상당히 커지거나 파열될 때까지는 별다른 증상이 없다”며 “다만 뇌동맥류가 커지면서 주변 뇌신경을 누를 경우 한쪽 눈을 뜰 수 없는 안검하수나 복시, 마비 등이 발생할 수 있고 뇌동맥류가 파열돼 다량의 출혈이 발생하면 뇌압 상승으로 극심한 두통은 물론 심하면 혼수상태에 이를 수 있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특히 뇌졸중 가족력이 있거나 40대 이상에서 두통이 만성적으로 지속되는 경우 또는 머리가 깨질 듯한 극심한 두통이 있을 때는 빨리 진료받는 것이 좋다.

뇌동맥류 파열 전에는 별다른 증상을 못 느끼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다만 중년 여성, 가족력이 있는 경우, 고혈압 등 뇌동맥류 위험요인을 갖고 있는 경우 작은 두통이라도 상태 변화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 좋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뇌동맥류가 파열되면 증상이 보다 명확해진다. 가장 큰 특징은 머리로 망치를 얹어맞은 듯한, 평생 경험해보지 못한 극심한 두통이 갑자기 발생하는 것. 뇌주지주막하 공간으로 피가 한꺼번에 흘러나오기 때문이다. 또 뒷목이 뻣뻣해지거나 갑작스런 의식저하, 구토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장동규 교수는 “뇌동맥류가 파열되면 뇌출혈이 발생하는데 살짝 터지는 경우 뇌출혈이 많지 않고 일시적으로 멈추는 경우가 있다”며 “이때까지는 극심한 두통 외엔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지만 이때 치료받지 않으면 재출혈에 이르고 사망률이 80% 이상으로 높아진다”고 조기 치료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뇌동맥류는 환자별로 치료방법이 다르다. 뇌동맥류 크기나 파열위험성, 위치 등 여러 가지 요소를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뇌동맥류는 보통 작은 동맥류(10mm 이하), 큰 동맥류(10mm~25mm), 거대 동맥류(25mm 이상)로 분류하는데 크기가 커질수록 파열위험성이 현저히 증가한다. 다만 크기가 작아도 파열위험성은 있어 전문가와 충분한 상의가 필요하다.

크기 외에도 위치와 모양에 따라 파열위험이 달라진다. 뇌동맥류가 소뇌 쪽의 후방순환계에 위치한 경우 더 잘 터지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뇌동맥의 가지가 나뭇가지처럼 갈라지는 분지 부위에 위치한 경우, 모양이 불규칙적으로 울퉁불퉁한 경우 파열위험이 높다.

장동규 교수는 “뇌동맥류가 파열되거나 파열위험이 높은 경우 신속한 수술이 필요하지만 뇌동맥류 파열위험이 낮거나 아직 파열되지 않은 비파열성은 정기적으로 추적관찰만 하기도 한다”며 “뇌동맥류는 환자의 나이, 건강상태, 위치, 모양, 개수, 크기 등 전체적인 특징을 고려해 치료방법을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뇌동맥류는 원인이 명확치 않기 때문에 예방법 또한 뚜렷하지 않다. 단 뇌동맥류의 위험요인을 관리하면 발생위험을 낮출 수 있다. 고혈압을 꾸준히 관리하고 금연하며 과음하지 말아야 한다. 당장 수술하진 않지만 정기적인 추적검사가 필요한 비파열 뇌동맥류환자는 꾸준한 진료가 필요하다. 정해진 가이드라인은 없지만 비파열성 뇌동맥류 진단 최초 1년 후 추적관찰하고 그 이후에는 2~5년마다 정기관찰을 권한다.

장동규 교수는 “뇌동맥류는 파열 시 환자의 약 절반 정도가 사망에 이르거나 심각한 후유장애가 남을 만큼 예후가 매우 좋지 않지만 파열 전 치료하면 90% 이상 정상생활이 가능하고 완치될 수 있다”며 “작은 두통이라도 쉽게 나아지지 않거나 증상이 매우 심해져 평소와 다른 느낌이 든다면 빨리 진료를 받아볼 것”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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