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시리고 아린 손발…추위 탓만 할 수 없는 이유
너무 시리고 아린 손발…추위 탓만 할 수 없는 이유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3.01.05 10: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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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초혈관 순환장애 때문일 수도
레이노증후군, 동맥경화증 등 원인 다양
심하면 피부괴사…의심증상 시 빨리 진료
손발 시림과 저림 등의 증상이 추위와 상관없이 지속되거나 피부색 변화, 통증 등을 동반한다면 말초혈관 순환장애가 원인일 수 있다. 말초혈관 순환을 방해하는 요인은 레이노증후군, 동맥경화증 등으로 다양하며 관련 검사를 통해 정확히 진단받는 것이 좋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추운 겨울 손발이 시린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그 정도가 너무 심하거나 심지어 색이 변하고 찌릿한 통증까지 있다면 말초혈관이 보내는 이상신호일 수 있다. 말초혈관은 심장 주변에서 몸의 말단, 즉 손발 끝으로 혈액을 운반하는 혈관이다. 이러한 말초혈관은 살면서 다양한 원인에 의해 좁아지거나 막힐 수 있는데 이때 손발로 따뜻한 피가 공급되지 못하면서 손발 끝이 차고 아리는 등 다양한 이상증상이 나타나는 것이다. 말초혈관 순환을 방해하는 요인은 다양하지만 레이노증후군과 동맥경화증이 대표적이다.

■레이노증후군, 여성환자 多…피부색 변화 주목

레이노증후군(레이노병)은 말초혈관이 비정상적으로 수축하면서 발생한다. 남성보다 여성환자가 약 2배 더 많은데 이는 남성보다 혈관이 더 가는 것도 있지만 초경, 임신, 출산 등에 따른 호르몬변화, 설거지 등으로 인해 찬물에 많이 노출됐던 과거력, 자궁이나 난소 등 내부장기에 혈액이 몰리는 것이 영향을 미친다고 알려졌다. 이밖에 레이노증후군은 류마티스관절염, 루푸스 같은 류마티스질환으로도 발생할 수 있어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대표 증상은 손발이 차갑고 저리는 것이다. 이때 비교적 친숙한 수족냉증을 떠올리기 쉽지만 레이노증후군은 손발이 차가운 증상을 넘어 피부색 변화, 감각이상, 통증 등 다른 증상을 동반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혈관이 수축해 따뜻한 피가 손·발끝으로 전달되지 않으면서 해당 부위가 하얗게 변했다가 이 상태가 지속되면 산소가 부족해 파란색이 되고 다시 혈관이 이완돼 피가 전달되면 그제야 붉은색으로 돌아온다. 심하면 저림증상과 가려움증, 통증을 동반하며 피부 괴사까지도 일어날 수 있다. 또 코와 귀 끝에서도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레이노증후군은 일정시간 찬물에 손을 담갔다가 말초의 혈류속도와 온도가 몇 분 안에 돌아오는지 확인하는 혈관기능검사나 찬물에 손을 담갔다 동위원소 약물을 주사해 증상 부위 변화를 관찰하는 핵의학검사를 통해 정확히 진단할 수 있다. 대부분 증상 완화를 주목적으로 약물과 생활요법을 통해 치료하며 평생 증상의 호전과 악화를 반복하기 때문에 꾸준한 관리가 중요하다.

가천대 길병원 류마티스내과 최효진 교수는 “특히 류마티스질환으로 레이노증후군이 발생한 경우 예후가 좋지 않기 때문에 류마티스내과 진료를 통해 상태를 꾸준히 추적관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생활습관 개선도 필수다. 특히 겨울에는 증상이 더 심해지기 때문에 외출 시에는 실내에서 미리 장갑을 착용해 손의 체온을 유지해야 하며 실내에서도 양말을 신고 핫팩을 이용하는 등 보온에 항상 신경 써야 한다. 특히 흡연은 말초혈관을 수축시키는 가장 강력한 원인으로 반드시 금연해야 한다.

■동맥경화증, 발 시림·종아리통증 주목…조기 발견 중요 

말초혈관 순환을 방해하는 또 다른 요인은 동맥이 막히고 딱딱해지는 동맥경화증이다. 심장에서 피를 보내주는 길인 동맥의 어느 한 곳이 막히면 말초혈관으로 가는 혈액 양이 줄면서 손발이 차가워진다. 특히 당뇨병, 고혈압, 고지혈증 등 혈관에 영향을 주는 질환이 있는 경우 동맥경화증 발생위험이 높다. 흡연자 역시 마찬가지다.

강동경희대병원 혈관외과 조성신 교수는 “동맥경화증은 손보다는 발이 차가워지는 경우가 많으며 발 시림과 함께 걷거나 계단을 오를 때 종아리가 아프고 당기는 증상을 동반한다”며 “어느 정도 진행되면 발가락이 검은색으로 변하면서 통증이 발생하는데 치료시기를 놓치면 손발 끝의 괴사가 진행돼 심한 경우 패혈증에 빠지거나 다리를 절단해야 하는 상황에 이를 수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동맥경화증은 조기 발견이 매우 중요하다. 위와 같은 증상이 나타나면 발목상완지수검사와 CT, 혈관초음파를 통해 정확히 진단받아볼 수 있다. 발목상완지수검사는 편안히 누운 상태에서 양팔과 다리 혈압을 동시에 측정해 발목혈압과 위팔 혈압의 비율, 즉 발목상완지수를 측정하는 검사다. 그 값이 0.9 이하이면 말초동맥질환을 의심해 CT나 혈관초음파 등의 추가검사를 진행한다.

조성신 교수는 “말초동맥경화증으로 진단되면 피부에 작은 구멍을 내 혈관을 뚫는 시술부터 피부를 절개하고 새로운 길을 만들어 피를 말초로 보내주는 우회로수술 등을 고려할 수 있다”며 “무엇보다 혈관에 문제가 생긴 경우 적절한 시기에 진단받고 치료하면 약물치료만으로도 충분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관련 증상을 잘 알아두고 조기에 병원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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