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아산병원, 신장이식으로 말기신부전환자 7000명에 ‘새 삶’ 선물
서울아산병원, 신장이식으로 말기신부전환자 7000명에 ‘새 삶’ 선물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3.01.10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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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첫 신장이식 7000례 및 로봇 신장이식 100례 달성
서울아산병원 신장이식팀이 지난달 14일 말기신부전환자의 생체 신장이식을 성공적으로 시행하며 국내 처음으로 신장이식 7000례를 달성했다. 김영훈 교수(왼쪽에서 첫 번째)가 신장이식수술을 집도하고 있다.

서울아산병원이 국내 최초로 신장이식 7000례를 달성, 평생 투석치료를 받아야 했던 수많은 말기신부전환자들에게 새 삶을 선물했다.

서울아산병원 장기이식센터 신장이식팀(신·췌장이식외과 김영훈, 신성, 권현욱, 고영민 교수)은 만성콩팥병 5기로 투병 중인 김 모 씨(여, 45세)에게 지난달 14일 남편의 신장을 성공적으로 이식하며 국내 처음으로 신장이식 7000례를 달성했다고 밝혔다. 다행히 김 씨는 순조로운 회복세를 보이며 무사히 퇴원, 가족과 함께 새해 아침을 맞이할 수 있었다.

서울아산병원은 1990년 뇌사자 신장이식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생체 신장이식 5460건, 뇌사자 신장이식 1540건을 실시했다. 2019년부터는 연간 신장이식 건수가 400례를 넘으며 국내 신장이식 5건 중 1건을 도맡고 있다. 특히 거부반응 발생 가능성이 높은 고위험군 환자들에게도 신장이식을 안전하게 시행하고 있다. 2009년 혈액형 부적합 신장이식에 처음 성공 후 국내 최다인 986건을 진행했고 교차반응 양성인 신장이식은 2009년 이후로 353건을 실시했다.

기증자와 수혜자의 혈액형이 부적합한 경우나 기증자와 수혜자 간 조직적합성을 파악하기 위해 시행하는 교차반응 검사결과가 양성인 경우 이식된 장기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거부반응이 발생하기 쉽다.

서울아산병원은 이러한 고위험군 환자들을 포함해도 이식신(이식된 신장) 생존율이 98.5%(1년), 90%(5년), 77.1%(10년)을 기록했다. 이는 미국 장기이식관리센터(UNOS)의 이식신 생존율 99.9%(1년), 85.4%(5년)와 대등한 수치다. 이식신 생존율은 이식 후 신장이 정상적으로 기능해 투석이나 재이식이 필요하지 않은 환자의 비율을 말한다.

혈액형 부적합 이식신의 1년, 5년생존율은 각각 97.4%, 92.3%로 혈액형 적합 이식신의 생존율과 큰 차이가 없었다. 교차반응 양성인 신장이식 역시 기증자의 신장에서 문제가 되는 항체를 효과적으로 제거(*탈감작)한 후 안전하게 진행하기 때문에 1년, 5년 이식신 생존율이 97.1%, 93.7%로 적합 신장이식과 비등했다. 신장이식을 받은 7000명 환자 가운데 수술 후 합병증으로 신장기능이 소실된 비율은 1% 미만이었다.

*탈감작 : 이식 수술 전 기증자에게 문제가 되는 항체를 혈장교환술과 면역억제제 주입 등을 통해 적절히 제거해 교차반응 양성을 음성으로 만드는 치료법

나아가 서울아산병원 신장이식팀은 최근 국내 최초로 로봇 신장이식 100례를 달성하는 성과도 거뒀다. 로봇 신장이식을 시행한 지 2년 3개월 만에 이룬 성과다.

신장이식은 정교한 미세문합 기술이 필요한 고난도수술이다. 하지만 로봇을 이용하면 최대 10배의 시야를 확보할 수 있고 로봇기구의 자유로운 관절 운동을 통해 정밀한 수술이 가능하다. 개복 신장이식에서는 약 20cm의 절개창이 필요하지만 로봇 신장이식에서는 신장이 들어갈 수 있는 6cm가량의 절개창과 배꼽 주변 1cm 안팎의 구멍 3개만 있으면 된다. 이처럼 절개창이 작기 때문에 수술 부위 감염이나 탈장 위험이 적고 회복도 빠른 편이다.

서울아산병원 신장이식팀은 로봇 신장이식 100례와 같은 기간 시행한 개복 신장이식 690례를 비교분석한 결과, 신장기능과 거부반응 발생 측면에서 두 수술이 비슷한 임상결과를 보여 로봇수술이 개복수술 못지않게 우수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서울아산병원 신·췌장이식외과 김영훈 교수는 “국내에서 가장 많은 신장이식을 시행하고 높은 수술 성공률을 이룰 수 있던 배경에는 서울아산병원만의 체계적인 다학제시스템이 자리해 있다”며 “수술 전후로 예상되는 거부반응을 줄이기 위해 신·췌장이식외과, 신장내과, 감염내과, 진단검사의학과, 수술실, 중환자실, 병동, 장기이식센터 등 모든 의료진이 협진해서 환자를 치료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최근 당뇨나 고혈압 등이 원인이 돼 신장이식을 받는 환자가 꾸준히 늘고 있다”며 “만성질환은 조기에 관리하는 게 가장 중요하며 이미 말기신부전으로 진행돼 투석이 필요한 상황이라면 가능한 빨리 신장이식을 받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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