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 고령화 속 증가일로…국가적 지원대책 강화돼야
당뇨병, 고령화 속 증가일로…국가적 지원대책 강화돼야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3.01.19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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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당뇨병학회, 신년 기자간담회서 올해 활동방향 밝혀
대한당뇨병학회가 금일(19일) 신년 기자간담회를 통해 올해의 활동계획과 방향에 대해 발표하며 당뇨병 정복을 향한 노력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밝혔다.

급속한 인구고령화와 더불어 당뇨병환자가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증가하면서 당뇨병 국가관리의 필요성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대한당뇨병학회가 당뇨병 극복을 향한 학회 활동의 고삐를 더 바짝 당기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대한당뇨병학회는 금일(19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신년 기자간담회를 열고 그간의 활동성과와 올해 활동 계획 등에 대해 발표하는 자리를 가졌다. 

대한당뇨병학회 서교일 회장이 본격적인 간담회 시작에 앞서 인사말을 전하고 있다.

대한당뇨병학회 서교일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앞으로 우리나라는 인구고령화로 당뇨병 유병률이 더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비만 증가로 젊은 당뇨환자도 늘고 있어 이에 대한 대책도 필요할 것으로 생각한다”며 “당뇨병 예방·관리를 위한 국가적 지원 대책과 우리나라 당뇨병환자의 특성 규명을 위한 연구 지원 등 당뇨병 극복을 위한 노력이 지금보다 더 강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 학회는 다양한 활동을 통해 이러한 메시지를 적극 내고 있다”며 “언론에서도 많은 국민이 당뇨병에 경각심을 가질 수 있도록 우리 학회와 함께 목소리를 내주시길 당부드린다”고 덧붙였다. 

대한당뇨병학회 원규장 이사장은 학회활동 및 성과와 올해의 활동계획에 대해 발표했다.

대한당뇨병학회 원규장 이사장은 “올해 창립 55주년을 맞은 당뇨병학회는 만성질환관리제도, 1형당뇨병 재택의료 시범사업, 연속혈당측정기 급여 등 굵직한 성과를 많이 이뤄냈다”며 “특히 지난해는 당뇨병 2차대란 위기관리를 위한 정책포럼을 개최하는 등 국가적 관리 필요성에 목소리를 내는 공론의 장을 개최해 뿌듯했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우리 학회는 유튜브 채널(당뇨병의 정석)을 통해 국민에게 당뇨병 정보를 보다 쉽고 재미있게 전달하는 노력을 지속할 뿐 아니라 국내외 학술대회를 통한 전문가들 간 교류의 장도 지속적으로 마련해 최신 치료지견을 공유하는 등 당뇨병 극복을 향한 노력을 이어갈 것”이라고 각오를 밝혔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대한당뇨병학회의 진료지침에 대한 정보도 전달됐다. 대한당뇨병학회는 당뇨병 추이에 발맞춰 지속적으로 당뇨병 진료지침을 발간해오고 있다. 2021년 7번째 당뇨병 진료지침에 이어 올해 8번째 당뇨병 진료지침이 발간될 예정이다.

2023 당뇨병 진료지침과 관련해 발표에 나선 대한당뇨병학회 문민경 진료지침이사는 “올해 진료지침에는 ▲당뇨병 선별검사 연령 ▲의학영양요법 ▲2형당뇨병의 약물치료 ▲이상지질혈증 관리 등이 주요 내용으로 담길 예정”이라고 말했다.

먼저 당뇨병 선별검사와 관련, 2021년 지침에서는 40세 이상 성인과 위험인자가 있는 30세 이상 성인에서 매년 시행하는 것으로 권고되고 있다.  

문민경 진료지침이사는 “하지만 당뇨병환자가 예상보다 빠르게 증가하고 젊은 당뇨병환자 증가도 뚜렷해진 만큼 선별검사연령을 확대하기 위해 어떤 연령에서 선별검사를 진행하는 것이 비용효과적인지 연구분석한 결과 35세로 선별검사연령을 낮추는 것이 적절하고 복부비만,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등의 위험요인이 있다면 나이와 상관없이 모든 성인에서 선별검사를 시행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것을 공식학술지에 발표한 바 있다”며 “35세 이상 모든 성인과 위험요인을 지닌 19세 이상 성인에서 선별검사를 권고하는 내용을 올해 진료지침에 담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대한당뇨병학회 문민경 진료지침이사가 올해 발간될 8번째 진료지침 내용들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당뇨병은 식이관리도 중요한 만큼 영양요법에 대한 내용도 담긴다. 문민경 진료지침이사의 설명에 따르면 탄수화물 제한식사는 2형당뇨병 혈당개선과 체중조절에 도움을 줘 추천하는 반면 극단적인 초저탄수화물 제한식사는 오히려 저혈당과 LDL콜레스테롤수치를 높일 위험이 있어 추천하지 않는다. 

좀 더 강화된 LDL콜레스테롤 조절 목표 수치는 2021년에 이어 올해 진료지침에도 그대로 반영될 예정이다. 대한당뇨병학회는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 대한고혈압학회와 협업해 LDL콜레스테롤수치 조절 목표를 심혈관질환 위험요인에 따라 세분화한 바 있다. 

즉 심혈관질환 위험요인이 없는 경우에는 100mg/dL미만으로, 심혈관질환 위험요인이 있는 경우 70mg/dL미만으로 조절하되 표적장기 손상(알부민뇨, 추정사구체여과율 60mL/min/1.73㎡ 미만, 망막병증), 고혈압, 흡연, 관상동맥질환의 조기발병 가족력(남성 55세 미만, 여성 65세 미만) 등의 위험요인을 하나 이상 갖고 있는 경우에는 55mg/dL 미만으로 좀 더 엄격하게 LDL콜레스테롤수치를 관리할 것을 권고했다.

학회는 이날 간담회에서 1형당뇨병의 중증난치질환 인정 필요성에 대해서도 재차 강조했다.

1형당뇨병은 반나절 정도만 인슐린 투여를 중단해도 케톤산증으로 인한 사망위험이 있으며 저혈당 및 심각한 장애를 초래하는 합병증이 다수 발생해 생명을 위협한다. 즉 현재 중증난치질환으로 지정된 다른 질환에 비해 결코 중증도가 낮지 않은데도 여전히 경증질환으로 인식돼 관리되고 있다는 것이다.

해당 주제로 발표에 나선 대한당뇨병학회 진상만 환자관리간사는 “특히 연간의료비가 낮다는 이유로 지정이 거부되고 있는데 이는 인슐린 가격만 포함된 것”이라며 “정작 치료에 필수적인 고가의 연속혈당측정, 자동인슐린주입기기는 요양비로 분류돼 연간의료비가 100만원도 안 되는 질환이라고 평가되는 웃지 못할 현실이 계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대한당뇨병학회 진상만 환자관리간사가 1형당뇨병의 중증난치질환 인정 필요성에 대해 강조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 속 1형당뇨병환자는 점점 더 갈 곳을 잃어가고 있다는 것도 큰 문제다.

진상만 환자관리간사는 “자동인슐린주입기기(야간과 공복 시의 인슐린 주입을 완전히 자동화한 인슐린펌프의 가장 최신 형태) 같은 최신기기들이 개발돼 이전보다 고도화된 장시간의 교육이 필요한 상황인 만큼 인건비 측면도 고려해야 하는데 환자를 보면 볼수록 적자이기 때문에 상급종합병원은 더욱 진료를 기피하고 심지어 내과에서 1형당뇨병을 전혀 보지 않으려는 병원도 다수 생겨나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어 “1차 의료기관에서 치료를 감당할 수 있으면 다행이지만 사실상 최신기기들에 대한 고도화된 교육은 1차 의료기관에선 불가능하다”며 “이에 상급종합병원 의료진이 소위 열정페이를 감당하면서 환자를 진료하고 있지만 결국 병원엔 적자를 안기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나아가 이러한 상황은 효과적인 최신기기가 현장에서 효과적으로 활용되는 데 큰 장애물로 작용하고 있다. 즉 자동인슐린주입기기가 요양비로 지정돼 환자가 알아서 구매해 방법을 익혀야 하는 것은 물론, 인슐린펌프를 교육과 함께 처방하는 제도 자체가 없으니 환자나 의료진이 인슐린펌프 사용법에 대해 거의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것.

진상만 환자관리이사는 “이는 마치 자율주행차가 나와도 기본적인 운전방법을 전혀 몰라 타지 못하는 상황과 같다”며 “미국당뇨병학회는 모든 1형당뇨병 및 그에 준하는 인슐린 분비결핍이 있는 당뇨병에서 자동인슐린주입을 표준치료로 추천하고 있는데 우리나라 의료현장은 전혀 준비가 안 돼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대한당뇨병학회는 진료지침을 미국과 같은 방향으로 변경·추진해 1형당뇨병환자들이 한층 진보된 치료 혜택을 볼 수 있도록 계속해서 목소리를 내겠다는 방침이다.

한편 질의응답 시간에는 성인 비만 증가로 젊은 당뇨병환자와 당뇨병 전단계에 놓인 성인 비중이 증가하고 있는 현실에 대해서도 조명됐다.

이에 대한 학회 차원의 대안을 묻는 질문에 배재현 언론·홍보간사는 “먼저 당뇨병 전단계 성인 관리에 대해서는 당뇨병 선별검사 연령을 확대하는 방안과 국가건강검진항목에 공복혈당 외 당화혈색소를 포함시키는 방안에 대해 계속 강조하고 있다”고 답했다.

또 젊은 성인 당뇨병은 높은 가족력을 동반하고 합병증위험이 장기간 누적돼 40~50대에 이미 심각한 합병증이 발생, 삶의 질이 떨어지는 등 중장년층보다 예후가 좋지 않다는 점을 강조하는 등 경각심을 높이는 홍보활동을 지속해 젊은층도 당뇨병에 경각심을 갖고 보다 철저한 예방·관리에 나설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당뇨병환자의 정신건강관리에도 주력하겠다는 계획이다. 실제로 최근 당뇨병환자의 우울, 불안 등 정신문제가 심방세동 발병위험을 20% 정도 높인다는 연구결과가 보고되는 등 당뇨병환자의 정신건강관리 또한 매우 중요하게 강조되고 있다. 

배재현 언론·홍보간사는 “이러한 점을 고려해 학회는 환자 스스로 심리상태를 돌볼 수 있는 자가관리 및 정신건강통합케어 앱 ‘당당케어’를 출시했다”며 “당당케어는 과학적으로 효과성을 검증받은 행동활성화 이론을 기반으로 임상심리 전문팀과의 협업을 통해 개발됐으며 현재 실제 환자들을 대상으로 앱 효용성 연구가 진행 중이다. 구체적인 근거를 기반으로 향후 앱 활성화하는 방안을 마련, 더 많은 환자가 앱을 통해 간편하게 마음건강을 관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끝으로 원규장 이사장은 “자리에 참석해주신 모든 언론인 분들에게 감사드리며 앞으로도 당뇨병 극복을 향한 학회의 노선에 함께 해주시길 바란다”고 폐회사를 전했다.

한편 대한당뇨병학회는 당뇨병과 대사질환 분야의 연구활동과 학술 교류로 의학발전과 국민건강에 기여하기 위해 1968년 10월 창립, 현재 약 4000명(의사 회원 약 2500명 등)의 회원수를 보유하며 당뇨병 정복을 위해 힘쓰고 있다.

학회 공식학술지 DMJ(Diabetes & Metabolism Journal)는 2017년 SCIE(Science Citation Index Expanded)에 등재돼 수준 높은 연구역량을 인정받았다. SCIE는 약 5000여 종의 국제적인 과학기술 분야 학술지를 보유한 데이터베이스로 매년 학술적 기여도가 높은 과학기술 분야 저널을 선정해 색인 및 인용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DMJ의 피인용지수(Impact Factor)는 지속적으로 증가해왔으며 특히 동아시아지역에서 발행되는 학술지 중 피인용지수가 가장 높은 학술지 중의 하나로 평가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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