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NA 분석으로 점액성종양 돌파구 찾아낸다”
“RNA 분석으로 점액성종양 돌파구 찾아낸다”
  • 안훈영 기자 (h0ahn@k-health.com)
  • 승인 2023.01.20 10:5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분당서울대병원 산부인과 김기동 교수팀 연구
점액성종양 원발부위 찾아내는 알고리즘 개발
기존 검사(45%)에 비해 정확도 더 높아(85.7%)
분당서울대병원 산부인과 김기동 교수
분당서울대병원 산부인과 김기동 교수

신체 곳곳에 자라나는 암은 시간이 지날수록 체내의 다른 기관으로 전이되며 사망위험이 급격하게 증가한다. 특히 우리 몸의 복부에는 위, 대장, 맹장, 췌장을 비롯한 다양한 소화기관과 난소, 자궁과 같은 생식기관이 함께 있어 복강 내 장기끼리 또는 복강 안으로 암 전이가 일어나는 경우가 많다.

이처럼 다른 장기에서 전이된 암은 발견 시 제거수술이나 검사를 통해 암세포를 채취하고 세포모양이나 발현물질의 차이를 바탕으로 암세포가 처음 생긴 장기를 찾아 최적의 치료법을 결정한다.

하지만 암 조직이 흔히 떠올리는 딱딱한 종양 덩어리가 아닌 끈적한 점액질로 이뤄진 ‘점액성종양’의 형태라면 이러한 표준치료 과정을 적용하기 매우 힘들어진다. 일반적인 종양과는 달리 다른 장기로 전이돼도 세포모양이 유사하고 발현물질의 차이도 크게 없어 원발부위를 특정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난소가 원발부위인 점액성종양의 경우 이를 확인할 수 있는 정확도는 45%에 그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분당서울대병원 산부인과 김기동 교수팀은 암 세포가 기원한 장기에 따라 리보핵산(RNA)의 발현패턴이 다르다는 점을 착안, ‘전사체 분석’이 정확한 검사법으로 활용될 수 있는지 규명하는 연구를 수행했다. 전사체는 한 세포 내에 존재하는 모든 RNA 분자의 총합을 뜻한다.

연구팀은 1960개의 암 검체의 전사체 데이터를 바탕으로 ▲자궁경부암 ▲자궁내막암(자궁체부암) ▲난소암 ▲자궁암육종 ▲췌장암 ▲위암 ▲대장암 등 7개 원발암에 따라 각기 다르게 발현하는 RNA 패턴을 기계학습 시켜 점액성종양의 원발부위를 찾아내는 알고리즘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정확도는 약 85.7% 수준으로 기존 방식의 2배에 이른다.

이번 연구결과는 그동안 원발부위를 확인하기가 어려워 최적의 치료전략을 수립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던 점액성종양 분야에서 전사체(RNA) 분석이 돌파구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세계 최초로 확인한 성과로 의미가 깊다.

김기동 교수는 “암세포가 기원한 위치를 정확히 확인할 수 있다면 보다 환자예후 개선을 위한 치료전략 수립에 도움 된다”며 “후속 연구를 통해 임상현장에서 활용 가능한 검사법으로 발전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세이지(SAGE) 출판사에서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Cancer Informatics’에 게재됐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