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가락 붓고 아픈 우리 엄마, 명절 집안일 때문 아니었네
손가락 붓고 아픈 우리 엄마, 명절 집안일 때문 아니었네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3.01.24 0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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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년 여성서 발생위험 높은 ‘류마티스관절염’ 의심
발열, 우울감 동반…폐경기 증상으로 넘겨선 안 돼
겨울철 통증 심해져…보온 및 규칙적인 운동 중요
류마티스관절염은 중년 여성에서 발생위험이 높아 엄마의 질환으로도 불린다. 치료시기를 놓치면 관절이 변형될 수 있는 만큼 초기에 정확한 진단을 통해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나흘간의 짧은 설 연휴가 눈 깜짝할 새 지나갔다. 명절 피로를 풀며 일상 복귀를 준비하는 이때 만일 어머니가 유독 손가락의 뻣뻣함과 열감을 호소한다면 단순히 명절기간 무리한 것 때문만이 아닐 수 있다. 이는 중년 여성에서 발생위험이 높은 ‘류마티스관절염’의 강력한 신호이다.

류마티스관절염은 아직 정확한 원인을 모르지만 면역을 담당하는 림프구가 관절을 둘러싸고 있는 활막을 공격해 염증을 일으키는 자가면역질환으로 추정된다. 치료시기를 놓치면 다발적으로 염증이 침범해 관절을 변형시킨다. 관절통증뿐 아니라 피로감, 발열, 식욕감퇴, 체중감소와 더불어 우울증상까지 나타나 삶의 질을 뚝 떨어뜨린다.

특히 류마티스관절염은 겨울철 통증이 심해진다고 알려져 이맘때 더욱 세심한 관심이 필요하다. 직접적인 인과관계는 아직 밝혀진 바 없지만 ▲온도와 기압변화가 관절 주변의 힘줄과 근육 등의 조직을 팽창시킴으로써 통증을 악화시키고 ▲겨울철 일조량 감소에 따른 우울감 증가로 통증에 대한 민감도가 높아져 상대적으로 통증이 더 잘 느껴지는 등의 가설로 설명되고 있다.

류마티스관절염은 중장년층, 그중에서도 여성에서 발생위험이 높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21년 류마티스관절염환자는 여성(19만5326명)이 남성(6만3391명)보다 3배 이상 많았다.

류마티스관절염 초기에는 발열, 우울증, 전신통증 등 폐경기와 비슷한 증상이 나타나 가볍게 넘기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병이 진행돼 염증이 관절을 점점 침범하면 류마티스관절염만의 특징적인 증상이 나타난다.  

▲아침에 손가락이 뻣뻣해져서 잘 움직여지지 않고 주먹이 쥐어지지 않는 ‘조조강직’이 1시간 이상 지속되고 ▲손가락, 발가락, 손목, 팔꿈치, 어깨 등의 관절이 양측으로 붓고 아프며 ▲아픈 관절 주위가 붓고 뜨끈뜨끈한 열감이 느껴진다.

강동경희대병원 류마티스내과 송란 교수는 “특히 중년 여성은 작은 관절들을 집중해서 반복적으로 움직여야 하고 손가락, 손목, 팔꿈치를 사용하는 집안일이 많다 보니 관절통증을 단순히 집안일 때문이라고 생각한다”며 “관절통증이 쉽게 사라지지 않거나 특히 아침에 통증과 뻣뻣함이 심하다면 바로 류마티스내과를 방문해 검사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류마티스관절염은 한 번 발생하면 꾸준한 관리가 필요하다. 다행히 최근에는 염증을 직접 억제할 수 있는 생물학제제로 보다 효과적인 치료가 가능해져 조기에 정확한 진단 후 치료를 이어가는 것이 좋다.

꾸준한 치료와 더불어 또 하나의 과제는 골다공증을 함께 관리하는 것. 류마티스관절염환자들은 스테로이드 사용에 의한 골다공증 발생위험이 높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는 ‘스테로이드 유발 골다공증’이라는 진단명으로 따로 분류해 일반 골다공증에 비해 더 엄격하게 치료하도록 권고되고 있다.

송란 교수는 “일반 골다공증은 골밀도수치가 –2.5 이하부터 골다공증으로 정의하고 치료를 권고하는 반면, 스테로이드 유발 골다공증의 경우 골밀도수치가 –1.5 이하만 돼도 골다공증을 치료하도록 권고한다”며 “폐경기 여성이 류마티스관절염이 있다면 매년 골다공증 및 골절위험도를 평가하고 그 정도에 따라 1~3년마다 지속해서 추적관찰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규칙적인 운동과 건강한 식습관도 중요하다. 특히 겨울에는 활동량이 감소해 관절이 굳을 수 있다. 집에서라도 간단한 스트레칭을 통해 근육이 굳어지지 않게 관리해야 한다. 또 추위에 민감하기 때문에 외출 시에는 장갑, 목도리 등 방한용품을 꼭 챙기고 실내에서도 집안환경을 따뜻하게 유지하는 것이 좋다.

TIP. 겨울철 류마티스관절염, 이것만은 꼭!

1. 집안이나 근무환경 따뜻하게 유지하고 외출 시에는 내의, 장갑, 모자 등 보온 신경 쓰기
 (너무 두껍게 옷을 입으면 낙상위험이 높아 가벼운 옷을 여러 겹 껴입는 것이 좋다) 

2. 춥더라도 규칙적으로 운동하기
(아침, 저녁으로 스트레칭해 근육과 힘줄이 굳어지지 않게 관리해야 한다)

3. 겨울철 활동량이 줄고 움직임이 적어지면서 체중이 증가할 수 있는 만큼 적정 체중 유지하도록 신경 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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