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오목가슴’, 새 학기 전 꼭 치료 시작하세요
아이 ‘오목가슴’, 새 학기 전 꼭 치료 시작하세요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3.01.30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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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치 시 근골격계 변형, 심장기능 문제 발생
대부분 수술 시행…최소침습으로 부담 적어
조기발견·치료 시 완전히 좋아질 수 있어
오목가슴은 어릴 때 발견해 치료하면 완전히 좋아질 수 있지만 대부분 사춘기 이후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다. 육안으로도 쉽게 관찰할 수 있는 만큼 새 학기 전 아이 가슴을 한 번쯤 살펴보는 것이 좋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새 학기를 앞두고 한창 준비할 것이 많을 시기다. 이때 그간 소홀했던 아이 건강도 반드시 점검할 필요가 있다. 특히 아이의 가슴 안쪽이 오목하게 들어가 보인다면 오목가슴을 의심하고 흉부외과를 방문해야 한다. 

오목가슴은 앞가슴의 가슴뼈와 갈비연골이 심장방향, 즉 가슴 안쪽으로 오목하게 들어간 상태를 말한다. 선천성 흉벽기형 중 가장 흔한 형태로 출생아 300~400명 중 1명꼴로 발생한다고 알려졌다. 하지만 어릴 때 발견하지 못하고 키가 급격히 자라는 사춘기 무렵에야 아이와 병원을 찾는 부모들이 많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말이다.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흉부외과 정진용 교수는 “오목가슴은 어릴 때 발견해 치료하면 완전히 좋아질 수 있다”며 “방치하면 아이에게 신체 ·정신적으로 다양한 문제를 일으키기 때문에 일단 오목가슴이 의심되면 흉부외과 전문의에게 정확한 진단을 받고 어떤 치료가 필요한지 정상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어린아이는 감기나 폐렴이 자주 발생하고 심한 경우 심장이나 폐를 압박해 발육에 영향을 주기도 한다. 또 변형된 앞가슴 부위에 통증을 느끼거나 운동 시 가슴통증, 소화불량, 호흡곤란, 어지러움 등이 발생할 수 있다.

정진용 교수는 “특히 아이가 자라면서 심장과 폐에 대한 압박이 심해지면 이로 인해 심장의 자리 이동이나 척추 변형 같은 근골격계 변형을 초래할 수 있다”며 “이는 경추의 이상이나 흉추의 만곡증 또는 측만증을 유발하고 운동할 때는 물론, 평소에도 호흡곤란이나 피로감 등이 악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또 청소년기 이후에는 대중목욕탕이나 수영장 등을 기피하고 체육시간에 옷 갈아입기를 꺼리는 등 심리적 고통을 겪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오목가슴은 부모의 세심한 관찰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유아기나 청소년기에는 위와 같은 불편한 증상들이 두드러지지 않는 경우가 많고 아이들은 본인의 증상을 말로 자세히 설명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다행히 오목가슴은 조금만 관심을 가지면 육안으로 쉽게 발견할 수 있다. 대부분은 대칭 함몰로 완만한 곡선을 그리면서 가슴 양측이 중앙부위로 함몰되는 경우가 많다. 비대칭 함몰의 경우 주로 오른쪽이 더 함몰된다.

오목가슴은 흉부외과에서 흉부X-선 촬영과 흉부CT를 통해 정확히 진단받을 수 있다. 심장 또는 폐의 기능을 평가하기 위해 심장기능검사나 폐기능검사도 필요할 수 있다.

치료방침은 오목가슴의 심한 정도와 심장, 폐 등의 장기가 어느 정도 압박돼 있는지 등을 고려해 결정한다. 다만 오목가슴이 저절로 회복될 확률은 극히 드물어 대부분 수술을 시행한다. 수술은 흉벽이 유연할 때 시행해야 통증이 적고 치료 후 미용 측면에서도 유리하다.

정진용 교수는 “아이가 자라면서 가슴이 더 함몰될 경우 심장이 눌리면서 심장기능에 문제가 올 수 있고 심리적인 문제도 겪을 수 있다”며 “국내 오목가슴 치료 수준은 세계 최소 수준이다. 수술이 필요한 경우 의료진을 믿고 적극 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다행히 오목가슴 수술은 작은 피부절개를 통해 가능할 만큼 발전했다.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시행되는 수술방법은 ‘너스(Nuss)수술’이다.

너스수술은 양 옆구리에 1cm 정도의 작은 피부절개를 통해 C자형의 티타늄재질의 금속막대를 가슴 속에 삽입하고 함몰된 앞가슴을 들어 올려 가슴 형태를 교정하는 최소침습수술이다. 수술은 보통 1~2시간 정도로 진행되며 입원 기간도 짧다. 어린아이는 5~7일, 성인은 1~2주 정도면 퇴원할 수 있다.

무엇보다 앞가슴에 커다란 상처를 남기지 않아서 미용적 측면에 대한 걱정을 덜 수 있다. 장기간까지 운동을 제한할 필요는 없지만 수술 후 2~4주 정도는 안정을 취하는 것이 좋고 가벼운 운동은 2~3개월이 지나서, 심한 운동은 6개월 정도 지난 후 하는 것이 좋다.

정진용 교수는 “뼈가 자리를 잘 잡으면 금속막대를 제거하는데 보통 어린아이는 2년 후, 청소년이나 성인은 3~5년 후 제거수술을 받는다”며 “다만 수술 후 금속막대의 자리 이동, 기흉, 감염, 흉수 등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은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때 대안이 될 수 있는 방법이 너스수술 시 사각고정 수술법을 적용하는 것이다. 기존처럼 2개의 교정막대를 개별적으로 고정하는 분리고정 수술법이 아닌 각 교정 막대 양 끝을 작은 금속막대로 연결해 사각형 형태로 고정, 금속막대 이동을 최소화하는 것이다.

정진용 교수는 “너스수술 시 사각고정수술법을 적용하면 두 개의 막대를 분리 고정하는 것보다 막대의 자리이동을 효과적으로 방지할 수 있고 이를 통해 재수술률도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다”고 말했다.

정진용 교수는 이러한 내용을 담은 연구결과를 2020년 흉부외과 SCI급 국제학술지에 발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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