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건강이야기] 강아지 산책 시 작지만 조심해야 할 ‘풀씨 이물’
[반려동물 건강이야기] 강아지 산책 시 작지만 조심해야 할 ‘풀씨 이물’
  • 권단비 24시 분당 리더스 동물의료원 원장 겸 영상의학 센터장 | 정리·유인선 기자 (ps9014@k-health.com)
  • 승인 2023.02.01 15:3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권단비 24시 분당 리더스 동물의료원(동물병원) 원장 겸 영상의학 센터장
권단비 24시 분당 리더스 동물의료원(동물병원) 원장 겸 영상의학 센터장

가을·초겨울 또는 봄철에 반려견이 산책하다 자주 병원에 방문하는 이유 중 하나를 꼽으라면 풀씨를 들 수 있다. 풀씨가 귀나 코에 들어가면 갑자기 귀를 계속 턴다거나 재채기를 하는 등 바로 증상을 보일 때가 많아 알아차리기 쉽다. 하지만 발가락, 발등과 같은 부위에 박히면 바로 발견하기 어렵다. 또 드물지만 눈이나 구강, 폐 또는 다른 장기에서도 발견될 수 있다.

풀씨는 한쪽은 모여 있고 반대쪽은 퍼져 있는 모양이라 한번 동물의 피부에 박히면 빠지지 않고 계속 파고들어 주변에 염증을 일으킨다.

이미지 출처_https://www.aspenvets.com/common-ailments/grass-awns
https://www.aspenvets.com/common-ailments/grass-awns

풀씨가 발바닥이나 발 패드와 같이 바닥에 닿는 부위에 박혔다면 발을 잘 딛지 않으려 할 수 있고 박힌 부위에 통증 또는 불편함을 느껴 계속 핥을 수 있다. 병변부는 붉어지고 부어오르며 심하면 농이 찰 수 있다. 드물게 풀씨가 몸 안에서 이동해 다른 곳에서 발견되기도 한다. 이러한 증상은 단순 외부자극으로 인한 증상과 구분이 힘들고 피부 안으로 파고들었다면 육안으로도 잘 보이지 않기 때문에 초기진단이 어렵다.

또 풀씨는 대부분 크기가 매우 작고 뚜렷한 음향성 그림자를 가지지 않아 초음파 등의 영상검사로도 확인하기가 어려운 편이다. 일반적인 항생제나 소염제로 치료되지 않고(복용 후 증상이 개선되더라도 중단하면 다시 재발한다) 풀씨가 많은 곳을 산책한 이후 병변이 나타나면 이물 가능성을 의심해 볼 수 있다.

드물지만 풀씨가 영상학적으로 확인되는 일도 있는데 방사선으로는 확인할 수 없고 대부분 초음파에서 확인된다. 박힌 풀씨의 크기가 매우 작고 병변이 외부와 개통성이 있는 일도 많아 대부분 초음파로도 확인이 어렵다.

초음파로 확인된 뒷발 병변부 내 풀씨 이물. 병변 두께도 5mm 미만이고, 풀씨 또한 3.5mm 정도로 매우 작다.

풀씨로 인한 병변은 병변부에 박힌 풀씨를 제거해야 치료할 수 있고 육안으로 보인다면 제거 후 소독하면 된다. 하지만 이미 안에 박혀있어 외부에서 보이지 않는다면 병변의 상태를 고려해 국소마취 또는 부분마취 후 안에 박힌 풀씨를 제거한다. 비강이나 외이도에 풀씨가 들어갔다면 내시경을 통해 제거한다. 이때 내시경검사 시 반려동물이 거부감을 심하게 느끼기 때문에 전신마취 또는 진정이 필요하다.

가을에서 초겨울 및 봄철 산책 시 풀씨가 많은 곳은 산책을 피해야 한다. 강아지가 산책 도중 또는 산책 이후 계속 귀를 털거나, 재채기를 하거나 또는 발에 불편함을 느끼고 잘 딛지 못한다면 동물병원에 방문해 진료를 받아보길 바란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