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하의 식의보감] 식이섬유의 왕 ‘목이버섯’, 이제 제대로 알고 먹자
[한동하의 식의보감] 식이섬유의 왕 ‘목이버섯’, 이제 제대로 알고 먹자
  • 한동하 한의학 박사(한동하한의원 원장)ㅣ정리·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3.02.06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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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하 한의학 박사(한동하한의원 원장)

잡채나 닭백숙을 보면 검은색 젤리처럼 생긴 식재료가 들어가 있다. 바로 목이버섯이다. 목이버섯은 다양한 요리에 사용되는데 색이 검어서 다양한 식재료와 함께 요리의 빛깔을 풍부하게 해주고 식감이 부드러워 먹기에도 좋다. 목이버섯에 어떤 효능이 있는지 한의서를 통해 알아보자.

목이(木耳)는 한자어로 나무에서 나는 버섯이란 의미다. 반면 석이(石耳)버섯은 돌에 붙어서 나는 버섯을 의미한다. 보통 목이버섯이나 석이버섯이 귀처럼 생겨서 이(耳)자를 썼다고 한다. 문헌에서도 ‘이(耳)는 모양을 본뜬 것이다’라고 했다.

이(耳)는 그 자체로 버섯을 뜻한다. 이(耳)자 이외에도 이(栮)자나 이(茸)자도 버섯을 의미한다. 국내에서는 대부분 검은색 목이버섯을 식용한다. 중국에서는 흰 목이버섯도 많이 요리되는데 흰목이버섯은 ‘은이(銀栮)’라고 한다.

모든 나무에는 버섯이 난다. 하지만 식용 가능한 목이버섯은 따로 있다. <본초강목>에는 ‘뽕나무, 괴화나무, 닥나무, 느릅나무, 버드나무에서 나는 것을 오목이(五木耳)라 한다’라고 했다. 그중 뽕나무와 괴화나무에서 나는 것이 가장 좋다고 했다.

하지만 뽕나무나 괴화나무 등의 목이버섯만 식용이나 약용해야 한다면 시중에서 복용 가능한 목이버섯은 없을 것이다. 시중의 목이버섯 재배는 참나무를 이용한다. 참나무 목이버섯도 좋다. 과거 문헌에는 나무 종류의 구분 없이 목이(木耳)로만 설명하고 있다. 따라서 나무 구분 없이 목이버섯의 효능을 설명하고자 한다.

목이버섯은 맛이 달고 성질은 평하다. <식료본초> 등의 일부 서적에는 성질이 차다고 했다. 효능과 관련해 열독(熱毒)에 사용한다는 내용을 보면 목이버섯의 기운은 ‘평이하면서도 냉하다’고 할 수 있다.

목이버섯은 장 건강에 좋다. <본초강목>에는 ‘오장을 매끄럽게 하고, 장위(腸胃)의 기를 소통시키며, 독기를 밀어낸다. 광물질 약을 복용한 사람에게 생긴 열을 제어할 때는 파와 두시(豆豉, 콩된장)와 함께 국을 끓여 먹는다’고 했다. 이러한 내용은 목이버섯이 장의 열독(熱毒)을 제거하는데 변비에도 좋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목이버섯은 치질에 좋다. <본초강목>에는 ‘치질을 치료한다’고 했다. 본서에서는 치질을 앓는 어떤 사람이 온갖 약을 써도 효과가 나지 않다 목이를 넣고 끓인 국을 먹자 나았는데 매우 효험이 좋다고 했다. 또 다양한 종류의 치질로 인한 하혈에는 목이버섯으로 국을 끓여 배불리 먹고 대두와 소두(팥 등) 각 1되를 함께 찧어 두 개의 주머니에 나눠 넣고 찐 것을 번갈아가면서 깔고 앉으면 낫는다고 했다.

목이버섯은 여성의 자궁건강에 좋다. <본초강목>에 ‘검은 것은 여인의 적백대하, 혈병(血病), 징가(癥瘕), 적취(積聚), 음부가 아픈 증상, 자식이 생기지 않는 증상을 주치한다. 그리고 월경이 고르지 못한 것을 치료한다’고 했다. 이를 보면 목이버섯은 전반적으로 자궁을 건강하게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대하나 자궁출혈에는 목이버섯을 검게 볶아 가루 내서 먹게 했다.

목이버섯은 건강에 이로운 효능이 풍부하다. 단 많은 양을 장기간 복용하면 설사, 복통 등을 일으킬 수 있어 요리의 감칠맛을 내는 식재료로 적정량 즐기는 것이 좋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목이버섯은 지혈작용을 한다. <본초강목>에는 ‘코피, 장풍(腸風)으로 인한 하혈, 부인의 심복통(心腹痛)을 멎게 한다’고 했다. 본서에는 유년기에 조금만 움직여도 갑자기 코피가 나는 증상에 목이를 검게 볶아 가루 내고 증상이 발생할 때마다 살구씨만 하게 만들어 코를 막는데, 몇 차례 하면 출혈이 멈춘다고 했다. 지혈작용은 복용하는 방법을 통해서도 얻을 수 있다.

목이버섯에는 이뇨작용이 있다. <본초강목>에는 ‘소변을 시원하게 보지 못하거나 잘 나오지 않는 증상에 목이버섯을 가루내서 1방촌시(약 4그램 정도)씩 술로 하루 세 번 복용한다’고 했다. 평소 변비가 있는 사람이 만성적인 설사를 할 때 목이버섯을 복용하면 소변도 잘 나오면서 설사도 쉽게 그친다.

목이버섯은 티눈을 제거할 때 외용제로 사용했다. 옛날에는 발바닥에 티눈이 생겼을 때 발을 뜨거운 물에 담갔다가 부드럽게 한 후 환부에 목이버섯을 붙이기도 했다. 이렇게 하면 티눈이 저절로 사그라지면서 통증도 없어졌다.

목이버섯은 배고프지 않게 한다. <본초강목>에서는 ‘기를 북돋우고 굶주리지 않게 하며, 몸이 가벼워지고 심지를 굳건하게 한다’고 했다. 배고프지 않게 하는 것은 목이버섯에 영양분이 많아서가 아니라 식이섬유가 풍부하기 때문이다. 목이버섯의 식이섬유는 버섯 중의 왕이다. 이에 과거에는 구황식품으로 활용됐다. 목이버섯은 포만감을 주기 때문에 다이어트 식품으로 활용되기도 한다.

<의학입문>에는 목이버섯과 석이버섯의 효능을 비교해 놓고 있다. ‘목이(木耳)는 피를 서늘하게 하면서 장벽(腸澼)과 하혈(下血)을 멎게 하고, 석이(石耳)는 심장을 시원하게 하면서 위(胃)를 보양하며 지혈(止血)한다’고 했다. 사실 따져 놓고 보면 둘 다 기운이 서늘하면서 대동소이한 효능을 갖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대부분의 서적에 목이버섯은 많이 먹지 말도록 했다. <의학입문>에는 ‘소아에게는 먹이지 않는데, 소화시키지 못하기 때문이다’라고 했다. 목이버섯은 질긴 식이섬유가 많고 성질이 서늘하기 때문에 위장이 약한 경우 소화가 잘 안 된다.

철분이 풍부해 빈혈에 좋고 비타민D도 풍부해 골다공증에도 좋다. 하지만 한꺼번에 너무 많은 양을 장기간 섭취하면 철분의 과다 축적으로 구토, 설사, 복통 등 위장관증상 등이 유발되기도 한다. 한의서에서 너무 많이 먹지 말도록 한 이유일 수 있다.

목이버섯은 생버섯보다는 말리거나 익혀 먹어야 한다. 생목이버섯은 일부 체질에서 피부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기도 한다. 대부분의 버섯은 생으로 먹지 말아야 한다. 버섯은 균사체임을 명심해야 한다.

목이버섯은 닭고기와는 궁합이 잘 맞지만 오리고기, 꿩고기와는 궁합이 안 맞다. 실제로 목이버섯은 닭고기와 함께 백숙으로 많이 만들어 먹는다. 닭고기는 성질이 따뜻하기 때문에 성질이 서늘한 편에 속하는 목이버섯과 궁합이 좋다. 하지만 오리고기와 꿩고기는 모두 성질이 서늘하다.

소동파시에는 ‘상아수계(桑鵝樹鷄)’라는 내용이 나온다. 바로 ‘뽕나무에서 나는 거위고기와 나무에서 나는 닭고기’라는 의미인데 이때 거위고기와 닭고기는 바로 목이버섯을 의미한다. 식감이 고기 같은 질감이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잡채와 닭백숙에 들어간 목이버섯을 먹을 때마다 어떤 효능이 있을까 궁금했을 것이다. 목이버섯은 장건강, 여성의 자궁건강, 다이어트 등등 다양한 효능이 있음을 확인했다. 하지만 과식할 만큼 욕심낼 만한 버섯은 아니다. 목이버섯은 적당히 먹는다면 즐겨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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