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졸중 ‘초기’ 부터 우울증 관리 나서야 하는 이유 있다
뇌졸중 ‘초기’ 부터 우울증 관리 나서야 하는 이유 있다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3.02.06 1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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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서울병원 신동욱 교수팀, 연구결과 발표
뇌졸중 발병 첫 해 우울증 발병위험 가장 높아
발병 나이 젊을수록, 여성보다 남성에서 위험↑
뇌졸중 발병 첫 해 우울증 발병위험이 높다는 연구결과가 발표, 뇌졸중 초기부터 우울증 예방·관리에도 각별한 주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뇌졸중은 골든타임 내 신속히 치료해도 다양한 후유증을 남겨 삶의 질에 영향을 준다. 대표적으로 몸의 움직임이 불편해져 보행장애가 생기는 등 신체적문제를 떠올리는데 최근 우울증 등 정신적문제에도 경각심을 갖게 하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삼성서울병원은 가정의학과 신동욱 교수, 최혜림, 임상강사, 정신건강의학과 전홍진 교수 연구팀이 뇌졸중 발병 ‘첫 해’ 우울증 발병위험이 가장 높으며 특히 발병나이가 젊을수록, 여성보다는 남성에서 그 경향이 뚜렷하다는 점을 확인, 국제학술지 ‘환경연구와 공중보건(International Journal of Environmental Research and Public Health)’ 최근호에 연구논문을 발표했다고 전했다.

연구팀은 국민건강보험자료를 바탕으로 2010년부터 2018년 사이 뇌졸중환자 20만7678명의 특성을 분석한 뒤 나이와 성별 등을 고려해 조건을 맞춰 선정한 일반 대중 29만4506명을 비교하는 방식으로 뇌졸중이 우울증에 미친 영향을 분석했다.

분석결과에 따르면 뇌졸중환자는 대조군보다 발병 첫 해 우울증 발병위험이 5.02배까지 치솟았고 장애정도가 심할수록 위험도도 커져 중증장애가 남은 경우 9.29배까지 올랐다. 즉 시간이 흐를수록 위험정도가 감소하는 경향을 보인 것을 감안하면 뇌졸중 치료 시작단계에서 환자의 정신건강을 살펴야 한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제1저자인 최혜림 임상강사는 “뇌졸중경험 후 1년 내 우울증 발생이 가장 높았다는 점을 볼 때 뇌졸중환자들에게 우울증 위험이 있는지 초기부터 관심을 갖고 접근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나아가 연구팀은 뇌졸중환자의 우울증위험이 나이와 성별에 따라서도 차이가 있음을 밝혀냈다. 뇌졸중 후유장애가 심할수록 우울증위험도 함께 높아졌는데 특히 65세 미만인 경우나 남성에게서 이러한 특징이 두드러졌다.

중증장애가 남은 뇌졸중환자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65세 미만인 경우 대조군에 비해 우울증 발병위험이 5.39배 높았으나 65세 이상인 경우 2.62배 증가하는 것에 그쳤다. 동일 조건에서 남성은 우울증 발병위험이 대조군보다 3.78배 높은 반면 여성은 2.92배로 이보다 낮았다.

이에 대해 연구팀은 환자들이 받는 사회적압박감과 더불어 뇌졸중으로 인한 생리적변화가 복합 작용한 것으로 풀이했다.

교신저자인 신동욱 교수는 “뇌졸중환자가 사회활동의 범주가 많은 나이와 성별이라면 뇌졸중으로 인한 사회적·경제적 압박감 속에 우울증을 더 겪을 수 있다”며 “이러한 환자들은 치료과정에서 더욱 면밀히 살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구팀은 뇌의 변화 역시 우울증 발병위험을 키웠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뇌졸중이 발생하면 우울증과 관련 있는 모노아민 감소와 흥분독성을 일으키는 신경전달물질 글루타메이트가 증가한다는 것. 또 뇌손상으로 감정과 인지기능에 영향을 주는 뇌의 회색질 감소가 일어나는 것도 뇌졸중환자에서 우울증위험이 높은 요인으로 작용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공동 교신저자인 전홍진 교수는 “뇌졸중이 발생하면 인지기능이 떨어지고 사지의 운동기능에 장애가 생겨 이전의 직업적·사회적 기능을 유지하기 어렵게 되는데 여기에 우울증까지 발생하면 사람을 피하고 집에만 있게 된다”며 “우울증으로 인해 발생될 수 있는 사회적 부담은 우리나라에서 간과할 수 없는 중요한 이슈인 만큼 뇌졸중환자들이 더 깊은 절망에 빠지지 않도록 우울증 예방에도 관심과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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