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철엔 신발도 가볍게?…당뇨병환자라면 ‘발’ 보호 필수
봄철엔 신발도 가볍게?…당뇨병환자라면 ‘발’ 보호 필수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3.02.15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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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뇨합병증인 ‘당뇨족’ 위험 염두에 둬야
혈액순환저하로 작은 상처도 쉽게 악화
평소 발 세심히 관찰, 혈당관리는 기본
당뇨병환자는 당뇨족 발생위험을 항상 염두에 두고 매일 발을 관찰하는 것이 좋다. 만일 발에 상처가 생기면 정도가 가볍더라도 담당의료진의 진료를 통해 당뇨족 위험도를 확인하고 적절한 예방조치를 받는 것이 좋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날씨가 풀리면서 옷차림은 물론 신발도 한결 가벼워졌다. 하지만 꽃샘추위가 지속되는 환절기인 만큼 보온에 신경 써야 한다. 특히 당뇨병환자들은 발 보호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합병증으로 발에 ‘당뇨병성 족부궤양(이하 당뇨족)’이 발생할 수 있는데 만일 발이 드러나 계속 자극받거나 상처가 생기면 쉽게 낫지 않아 괴사로 이어지거나 염증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기온이 낮을 때는 혈액순환이 둔해져 당뇨족증상이 더 악화될 수 있다.

전체 당뇨병환자의 약 15~20%에서 발생한다고 알려진 당뇨족은 당뇨병환자의 발에 발생하는 상처, 궤양, 궤사 등을 말한다. 넓게는 발의 관절 손상 및 파괴로 변형을 일으키는 신경병성 관절병증도 포함한다.

당뇨병을 오래 앓으면 혈관 내피에 이상이 생겨 동맥이 좁아지고 딱딱하게 굳는 동맥경화증이 발생한다. 이렇게 되면 동맥을 통한 혈류공급이 원활하지 않게 되면서 발과 다리로 향하는 말초혈관의 순환에도 문제가 생기며 말초신경도 손상된다. 이에 상처가 생겨도 잘 알아차리지 못하는 데다 가벼운 상처도 잘 낫지 않는다. 결국 제때 상처를 치료하지 못하면서 괴사로 이어지거나 염증이 발생하는 것이다.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성형외과 백상운 교수는 “당뇨환자들은 합병증으로 피부와 근육의 감각을 담당하는 말초신경이 손상되는 당뇨병성 말초신경병증을 동반해 통증을 쉽게 느끼지 못한다”며 “상처나 화상이 발생해도 뒤늦게 알아차리거나 방치해 치료시기를 놓치곤 한다”고 말했다.

따라서 당뇨환자들은 당장 문제가 없는 것처럼 보여도 매일 발을 세심하게 관찰해야 한다. 증상은 환자에 따라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다. 보통 다리 쪽 혈류장애가 발생하면서 정상인보다 발이 차갑거나 저리고 시린 증상이 지속된다.

당뇨족이 점차 진행되면 발의 특정부위에 굳은살이 생기고 가벼운 외상에도 상처나 물집 등이 자주 발생하며 회복도 더디게 나타난다. 또 원체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않기 때문에 세균에 대한 저항력이 떨어져 상처를 통한 세균감염이 쉽게 일어나고 이는 봉와직염 등을 유발해 부종과 궤양, 괴사로 이어질 수 있다.

당뇨족이 의심되면 우선 육안으로 발에 상처나 물집, 괴사 등의 발생했는지 확인한다. 또 당뇨병의 진단유무와 당화혈색소 같은 혈액검사를 통해 평소 혈당조절이 잘 되는지 등을 확인하는 과정도 필요하다. 이미 진행된 당뇨족의 경우 평소 혈당관리를 소홀히 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또 혈관CT나 혈관조영술을 통해 다리와 발의 혈관상태를 파악하고 MRI 등의 검사를 통해 연부조직의 염증이나 농양의 유무, 골수염 동반여부 등을 판단하게 된다. 필요한 경우 뼈 스캔검사를 통해 골수염에 대한 검사를 진행하는데 이때 감염이 의심되면 적절한 항생제선택을 위해 균 배양검사를 시행한다.

당뇨족 치료는 환자의 상태와 중증도 등을 고려해 시행한다. 염증이나 괴사를 동반하지 않은 가벼운 상처는 간단한 소독치료로 2차 치유를 유도한다. 이와 동시에 다리혈관검사에서 협착이나 폐색이 발견될 경우 이를 뚫거나 넓혀주는 시술을 받아야 한다. 발의 혈류가 회복돼야 상처의 정상적인 치유과정을 유도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감염이 동반돼 있다면 균 배양검사결과에 맞춰 적절한 항생제를 투여하고 농양(고름)이 있다면 수술적 절개를 통해 고름을 빼야 한다. 괴사 또는 괴저조직은 수술로 제거하는데 이 과정에서 발가락 또는 다리의 절단이 필요한 경우도 있다.

분당서울대병원 정형외과 이경민 교수는 “단 당뇨족이라고 해서 무조건 절단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절단술은 최후의 방법으로 당뇨족부위의 조직을 복구하기 어려운 경우에만 시행하며 발에 생긴 상처를 늦지 않게 치료하면 절단을 피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무엇보다 가장 좋은 것은 철저한 혈당관리를 통해 당뇨족을 예방하는 것. 백상운 교수는 “기본적으로 혈당이 조절되지 않으면 혈관손상이 더 빠르게 진행되고 상처 회복이 더디게 나타난다”며 “당뇨병이 있는지도 모르다가 당뇨족이 의심돼 검사를 해보면 이미 진행된 당뇨병으로 진단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평소 정기검진을 통해 본인에게 당뇨병위험이 없는지 미리 파악하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금연도 필수. 당뇨족도 결국 그 본질은 혈관질환으로 흡연은 혈관에 악영향을 줘 당뇨병과 함께 동맥경화를 가속화한다.

또 날이 따뜻해져도 발이 드러나는 얇은 신발을 선택하거나 맨발로 신발을 신어선 안 된다. 발 보호를 위해 땀을 흡수할 수 있는 재질의 양말을 신고 혈액순환이 되지 않는 꽉 끼는 신발이나 높은 굽의 구두는 피해야 한다. 

이경민 교수는 “신발은 자신의 발 사이즈에 잘 맞고 충격흡수기능이 충분하면서 통풍과 땀 흡수력이 훌륭한 운동화를 신는 것이 발 건강에 가장 이상적”이라며 “틈틈이 발을 관찰하고 하지 스트레칭과 마사지 등을 꾸준히 하면서 발을 보살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발이 시리다고 해서 핫팩이나 뜨거운 장판에 발을 장시간 대고 있는 경우도 많은데 당뇨환자는 감각이 둔해진 상태로 자칫 치명적인 화상을 입을 수 있다. 족욕 등 뜨거운 물에 오랫동안 발을 담그고 잇는 행동도 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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