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민의 건치로 지키는 백세건강] 값싼 치과치료가 좋은 의료를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이상민의 건치로 지키는 백세건강] 값싼 치과치료가 좋은 의료를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 이상민 굿라이프치과병원 대표원장│정리·이원국 기자 (21guk@k-health.com)
  • 승인 2023.02.20 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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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민 굿라이프치과병원 대표원장
이상민 굿라이프치과병원 대표원장

사랑니를 반드시 빼야 하는 것은 아니다. 사랑니가 예쁘게 잘 나와서 위아래로 잘 씹히고 뒤쪽까지 관리가 잘 된다면 굳이 발치할 이유가 없다.

하지만 사랑니가 다른 치아의 축과 다르게 누워있고 앞 치아의 건강까지 해치는 경우에는 꼭 발치해야 한다. 이때 똑같은 사랑니 발치라도 우리나라와 미국의 진료비용은 큰 차이가 있다.

미국은 간단한 사랑니 발치로 한화로 약 40만원 선이다. 반면 우리나라의 경우 가장 간단한 사랑니 발치는 5만원이며 국민건강보험이 적용되기 때문에 1만원 초반대만 부담하면 된다.

하지만 잇몸과 뼈 속에 깊게 매복돼 있는 고난도수술의 사랑니 발치는 미국의 경우 40만원에서 140만원까지 고비용을 부담해야 한다. 반면 우리나라는 최대 25만원 정도다. 여기에도 국민건강보험이 적용돼 환자가 부담하는 비용은 10만원을 넘지 않는다.

치아를 살리는 치료 중 하나인 치아신경치료 역시 마찬가지다. 미국 포브스의 건강섹션인 포브스헬스의 2023년 2월 기사를 참고하면 신경치료 비용은 치아보험이 있는 경우와 없는 경우가 다르지만 대략 25만원에서 188만원 내외다.

반면 우리나라에서는 총 진료비가 8만원에서 30만원이며 국민건강보험이 적용되기 때문에 환자 부담금은 2만원에서 10만원 내외 수준이다.

우리나라와 미국의 사랑니 발치, 치아 신경치료는 그 진료행위가 크게 다르지 않다. 결국 다른 것은 해당 사회 구성원들이 생각하는 치아의 가치와 의료의 가치, 그것들에 관한 인식 차이일 것이다.

미국은 치아의 가치를 높게 보고 의료에 대한 가치 또한 중요하게 생각한다. 따라서 의료인의 실수 또는 과실에 대해서도 엄격하게 평가한다. 반면 우리나라는 미국과 비교해 치아치료의 가치가 상대적으로 낮다. 물론 의료인의 실수와 과실에 대해서도 도의적으로 평가할 수 있지만 법적으로는 상대적으로 관대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필자 또한 국민건강보험의 큰 혜택을 받는 수혜자다. 하지만 미국같이 의료와 건강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시스템이 한편으로는 부럽기도 하다는 생각이 든다.

올해는 대한민국 국민의 한 사람이자 대한민국 치과의사로서 치아의 가치와 의료의 가치에 관해 이야기하려 한다. 언젠가는 대한민국 의료가 단순 ‘가성비 좋은 진료’가 아니라 ‘정말 좋은 진료’로 평가받을 수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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