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 잘 못 씹는 노인, 노쇠위험 2배 더 높다
음식 잘 못 씹는 노인, 노쇠위험 2배 더 높다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3.02.20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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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쇠 예방하려면 구강건강도 잘 관리해야”
(왼쪽부터)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 정희원 교수, 빛고을 전남대병원 노년내과 강민구 교수

나이 들면 신체기능이 떨어지는 것은 당연하지만 이것이 급격히 진행돼 장애나 입원위험이 높아지면 치료가 필요한 노쇠로 진단한다. 이는 노년기 활력을 떨어뜨려 삶의 질을 크게 저하시키는 만큼 노년기 건강을 위해서는 노쇠 예방 노력도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러한 가운데 최근 구강건강이 약해져 음식을 못 씹는 노인이 노쇠위험이 더 높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돼 노쇠 예방을 위해서는 구강건강관리에도 각별한 주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아산병원은 노년내과 정희원 교수와 빛고을 전남대병원 노년내과 강민구 교수팀 2016~2018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65세 이상 노인 3018명의 노쇠정도와 음식을 씹는 저작기능을 분석한 결과, 음식을 씹기 어려운 노인이 그렇지 않은 노인에 비해 노쇠비율이 약 2.68배 높은 것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또 저작기능이 떨어지는 노인은 정상노인보다 치주질환이 많고 치아개수는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연구팀은 이번 평가를 위해 음식을 씹는 데 어려움이 있는지 설문조사를 진행햇으며 노쇠여부는 노쇠에 영향을 줄 수 있는 36가지 항목 중 현재 해당되는 항목의 비율로 계산했다. 노쇠에 영향을 주는 항목으로는 ▲천식, 당뇨, 뇌졸중 등의 동반질환 ▲운동능력, 사회활동제한, 난청 등 기능적 평가 ▲우울, 체중 감소, 스트레스 등의 노쇠 징후와 증상 등이 포함됐다.

정희원 교수가 저작기능에 어려움이 있는 한 노인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이를 통해 전체 조사 노인 중 노쇠하지 않은 ▲건강한 집단은 1222명 ▲노쇠 전 집단은 1014명 ▲노쇠집단은 782명으로 분류됐다.

연구팀이 집단별로 저작기능을 확인한 결과 건강한 집단 1222명 중 365명(29.9%), 전 노쇠집단 1014명 중 426명(42%), 노쇠집단 782명 중 465명(59.5%)이 씹는 데 어려움이 있다고 답했다.

연구팀은 비교집단 간 연령과 성별, 체질량지수, 각종 질병 등이 유사하도록 수치를 보정해 노쇠위험도를 분석한 결과, 저작 어려움을 호소하는 노인의 노쇠위험도는 그렇지 않은 노인보다 노쇠집단에서 약 2.68배, 전 노쇠집단에서 1.49배 높게 나타났다.

또 저작 어려움과 연관된 요인들도 통계적으로 분석한 결과 치주질환이 있으면 저작 어려움을 약 1.29배, 사랑니나 충치 치아를 제외한 건강한 영구치가 1개 감소할수록 음식을 씹는 기능이 3%씩 감소하는 것이 확인됐다.

정희원 교수는 “음식을 씹는 능력은 영양 섭취와 식단 선택에 큰 영향을 끼치지 때문에 노년기 전신건강상태를 파악하는 지표가 될 수 있다”며 “평소 구강검진을 통해 치아상태를 건강하게 관리하고 이미 음식을 씹는 데 어려움이 있는 노인은 고령친화식품이나 보충제 등을 통해 영양분을 골고루 섭취해 노쇠를 예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노년임상중재(Clinical Interventions in Aging)’에 최근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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