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유방암환자, 다학제 진료로 마음까지 ‘토닥’
젊은 유방암환자, 다학제 진료로 마음까지 ‘토닥’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3.02.23 0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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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평성모병원 유방암센터, 삶의 질 고려한 진료 앞장
미혼일 땐 가임력 보존 온 힘…치료 후 관리까지 만전
은평성모병원 유방암센터는 진단부터 치료, 재활까지 전 과정에서 다학제진료를 시행해 유방암환자의 신체적·정신적건강을 보살피고 있다. 사진은 최승혜 교수(유방외과)가 환자와 검사결과에 대해 상담하고 있는 모습.  

전 세계 여성암 1위는 단연 유방암이다. 세계 암 통계를 보면 유방암발병률은 2012년에 비해 2020년에는 24.3% 증가, 가장 빠르게 증가한 질병으로 꼽혔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2000년 한 해 6237명이었던 유방암환자는 2010년 1만6772명, 2019년 2만9729명으로 가파르게 증가했다.

특히 나이가 많아질수록 발병률이 올라가는 서구와 달리 우리나라는 젊은 유방암환자가 많다. 40~50대가 전체환자의 약 60%를 차지하며 최근에는 40세 이하 환자비중도 10.5%에 이르는 등 20~30대 환자도 많아지는 추세이다.

■젊은 유방암환자도 좋은 예후 기대

특히 유방은 여성성을 상징하는 만큼 젊은 나이에 발병하면 더 청천벽력이다. 치료 역시 보다 신중할 수밖에 없다. 단순한 암 치료를 넘어 결혼, 출산 등 여러 가지 측면을 고려해 치료계획을 세워야 하기 때문.

하지만 절망은 이르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말이다. 최근 유방암환자의 발병나이가 예후나 재발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것이 의학적으로 증명됐기 때문.

가톨릭대 은평성모병원 유방외과 연구팀이 지난해 대한외과학회지에 보고한 연구에 따르면 가톨릭중앙의료원에서 유방암을 진단받은 환자 1819명을 ▲40세 미만 ▲40~50세 ▲50세 이상으로 나눠 치료결과와 예후를 각각 비교분석한 결과 40세 미만 환자들에서 예후가 나쁜 것으로 알려진 삼중음성유방암이 많이 발생했지만 나이 자체는 치료결과나 재발에 큰 영향을 주지 않았다. 젊은 유방암환자도 얼마든지 좋은 예후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은평성모병원 유방암센터는 환자의 심리적인 부분을 고려해 유방암환자의 가슴을 보존하며 암 조직을 제거하는 유방보존술을 시행하고 있다. 사진은 유방암센터 엄용화 교수(유방외과)가 유방보존술을 시행하는 모습. 

■탄탄한 ‘다학제협진’, 신속한 ‘원스톱진료’

유방암은 진단부터 치료, 재활까지 여러 의료진이 힘을 모아야 성공적인 치료확률이 높아진다. 유방암은 수술이 원칙이지만 발생연령과 병기, 병리적 특성, 환자의 전신·심리상태를 고려해 방사선치료, 선행항암화학요법(수술 전 항암치료를 통해 암 크기를 줄이는 것), 호르몬요법, 표적치료 등 다양한 치료방법을 시도할 수 있다. 또 재발이 잦은 만큼 합병증예방·관리와 심리적인 부분에도 각별히 신경 써야 한다.

은평성모병원 유방암센터는 여러 임상과가 모여 치료계획을 논의하는 다학제협진시스템과 신속한 원스톱진료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직접 수술을 집도하는 유방외과 의사를 비롯해 진단에 관여하는 영상의학과와 병리과, 항암치료계획을 수립하는 종양내과, 방사선치료를 담당하는 방사선종양학과, 미혼여성의 가임력 보존을 위해 산부인과 전문의가 함께 모여 머리를 맞댄다. 또 유방절제술 이후의 상실감을 고려해 성형외과의 유방재건, 정신건강의학과의 심리치료, 재활의학과의 재활치료를 더해 환자가 일상복귀 후에도 여성으로서 건강한 생활을 이어가도록 돕고 있다.

나아가 유방암 전담간호사를 환자와 1대1로 매칭해 수술 후 합병증관리, 운동요법, 각종 치료과정에 대한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함으로써 환자는 물론 보호자들의 불안감을 해소하고 삶의 질을 높이는 방법을 함께 고민한다.

은평성모병원 유방암센터 최승혜 교수(유방외과)는 “젊은 나이에 유방암을 진단받았다고 해서 비관적으로 생각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 의학적으로 증명됐다”며 “국내 유방암 치료수준은 세계적인 데다 치료방법도 나날이 발전하고 있는 만큼 육체는 물론 정신건강도 함께 지키면서 여성으로서 행복한 삶을 누렸으면 한다”고 말했다.

■나이 관계없이 경각심 가져야

한편 유방암 조기발견을 위해서는 여성 스스로 자신의 몸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가족 중 유방암환자가 있다면 18세부터 매월 자가검진하고 25세부터는 6개월마다 전문의에게 검진받는다. 자가검진은 생리를 마친 2~5일 후 유방이 부드러울 때가 가장 좋다. 유방에 멍울과 통증이 있을 때, 유두에서 분비물이 나오거나 피부에 함몰·부종·발적·습진 등이 나타나면 바로 병원을 찾아야 한다. 증상이 없어도 40~69세에는 2년마다 유방촬영술을 이용한 유방암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

생활 속 위험인자도 적극 관리해야 한다. 기름진 음식을 피하고 섬유질이 많은 음식섭취를 늘린다. 특히 비만은 유방암에 큰 영향을 미치는 만큼 규칙적인 운동과 식습관으로 적정체중을 유지해야 한다.

은평성모병원 유방암센터 엄용화 교수(유방외과)는 “특히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에 비해 환자의 연령대가 낮다는 뚜렷한 역학적 특성을 갖고 있어 나이 상관없이 유방검진 및 위험인자 관리에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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