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병의 근원 ‘비만’…기본부터 최신지견까지 한자리에
만병의 근원 ‘비만’…기본부터 최신지견까지 한자리에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3.03.18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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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비만학회, 제57차 춘계학술대회 개최
대한비만학회가 17일부터 18일까지 양일간 제57차 춘계학술대회를 개최했다. 비만은 전 국민의 최대 관심사이자 사회문제로 부각된 만큼 강연장의 열기는 매우 뜨거웠다. 

기나긴 코로나19 터널을 지나면서 비만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부각된 가운데 전문가들이 국민의 비만 인식 개선과 올바른 예방·치료를 위해 주말에도 학구열을 불태웠다.

대한비만학회는 17일부터 18일까지 그랜드워커힐 서울에서 제57차 춘계학술대회를 개최했다.

17일에는 비만을 사회문제로 인식하고 국가 차원의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 한편 오늘(18일)은 전문가들의 다양한 강연을 통해 비만의 기본부터 최신 지견까지 심도있게 다뤘다.

먼저 오전에 진행된 심포지엄에서는 국내 진료환경에서 적용할 수 있는 항비만약제의 투여결과와 비만치료의 기본인 생활습관요법 등 비만치료법에 대한 다양한 정보들이 공유됐다.

권혁태 교수가 비만관리에서의 디지털 치료방법과 미래 전망에 대해 강연하고 있다. 권혁태 교수는 디지털치료제가 비만관리에 있어 효과적으로 활용될 수 있지만 아직 많은 연구가 필요하며 취약계층의 접근성을 높일 수 있는 방안 또한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4차 산업혁명시대 속 디지털기술이 의료현장을 크게 변화시키고 있는 만큼 비만치료에서의 디지털기술 활용에 대한 강연이 주목받았다.

서울의대 가정의학과 권혁태 교수는 “최근 디지털기술 발전에 힘입어 스마트폰은 물론 웨어러블 디바이스, 인공지능을 활용한 방법 등 비만치료법에도 스마트한 바람이 불고 있다”며 “물론 이러한 디지털 치료방법들은 아직 효과에 대해 많은 연구가 필요하지만 시간과 장소의 구애 없이 활용할 수 있는 도구들을 통해 환자들이 일상 속에서 꾸준히 비만을 관리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권혁태 교수는 “다만 취약계층에서 비만유병률이 높게 나타나는 등 사회경제적 수준에 따라 다른 비만유병률을 고려해 취약계층에 대한 디지털치료제의 접근성을 높일 수 있는 방향도 함께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나군호 소장이 독거 어르신 및 중장년 1이 가구를 위한 ‘AI클로바 케어콜 서비스’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나군호 소장은 비만 등 건강관리 전반에 있어 디지털 헬스케어 기술은 앞으로 더욱 폭넓게 활용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네이버 헬스케어연구소 나군호 소장은 비만 등 건강관리 전반에 있어 디지털 헬스케어 기술의 최신 동향과 함께 현재 연구소에서 시행·개발 중인 솔루션들을 소개했다.

네이버 헬스케어연구소는 재활의학과, 비뇨의학과, 이비인후과, 내분비내과, 가정의학과 등 각 분야 전문가들이 함께 모인 헬스케어기업으로 의료환경 개선을 위한 헬스케어솔루션을 연구·개발하고 있다.

특히 나군호 소장은 현장에서 네이버 헬스케어연구소가 서비스 중인 ‘AI클로바 케어콜 서비스’를 소개해 참석자들의 공감을 이끌어냈다. 해당 서비스는 독거 어르신 및 중장년 1인 가구를 위한 인공지능(AI) 콜 서비스로 돌봄이 필요한 어르신 1인 가구에 AI가 전화를 걸어 식사, 수면, 건강 등의 주제로 안부를 확인하는 서비스다.

나군호 소장은 “클로바 케어콜은 어르신과 대화하는 것처럼 자유로운 상호작용을 할 수 있어 단순 건강체크를 넘어서 정서적인 케어까지 가능하다”며 “실제로 많은 어르신이 전화를 기다리고 또 대화하는 것만으로도 마음의 위안을 얻고 계신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클로바 케어콜은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능동감시대상자 증세를 모니터링하는 보조솔루션으로 방역현장에서 유용하게 활용되기도 했다.

김주영 대표가 비알코올성지방간 관리에서의 디지털 치료기기 활용에 대해 강연하고 있다. 김주영 대표는 현재 약물치료가 불가한 비알코올성지방간에서 디지털 치료기기는 체중감량 등 생활관리를 유지하는 데 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바이오뉴트리온 김주영 대표는 비만 증가로 덩달아 유병률이 증가한 비알코올성지방간에 대한 디지털 치료기기 활용을 주제로 강연했다.

김주영 대표는 “비알코올성지방간은 특별한 증상이 없어 가볍게 여기기 쉽지만 간경화, 간암으로 발전해 사망위험을 높인다”며 “무엇보다 비알코올성지방간의 악화를 막는 약은 아직 없어 체중감량이 최선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생활 속에서 체중감량을 평생 지속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디지털 치료기기를 통해 생활관리를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볼 수 있다”며 “일본에서도 비알코올성 지방간염(NASH) 치료용 애플리케이션이 출시된 바 있으며 이에 대한 임상결과가 올해 2월에 논문에 발표된 바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김주영 대표는 “아직 디지털 치료기기 효과에 대해서는 많은 연구가 필요하지만 비만치료에서 중요한 행동요법을 유지하는 데 원동력이 될 수 있다는 것은 분명하다”며 바이오뉴트리온이 개발한 비알코올성지방간 환자를 위한 디지털 치료기기 닥터코치(Dr.Coach)를 현장에서 소개해 참석자들의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오후에 진행된 심포지엄에서도 뜨거운 학구열은 계속됐다.

오후 심포지엄에서는 비만대사수술과 소아청소년 비만치료법, 비만 관련 빅데이터 연구들에 대한 강연이 진행됐다.

비만대사수술 세션에서는 고도비만환자에서의 비만대사수술 효과 및 안전성과 관련한 연구보고들을 기반으로 업데이트된 비만대사수술의 가이드라인이 소개됐다.

박경희 교수가 소아청소년 비만 치료법에 대해 강연하고 있다. 박경희 교수는 소아청소년 비만은 원인이 다양하고 약물치료 등에 있어 성인과 다른 부분이 있는 만큼 앞으로 많은 연구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소아청소년 비만 세션에서는 최근 사회적 문제로 대두된 소아청소년 비만의 다양한 치료지견과 이에 대한 최신 연구결과들이 소개됐다. 특히 한림의대 가정의학과 박경희 교수는 소아청소년 비만 약물치료와 관련 최신지견을 소개해 참석자들의 궁금증을 해소했다.

박경희 교수는 “아이들은 생활습관 교정을 지속하는 데 어려움이 많고 특히 고도비만 아이들은 이것만으로 효과를 기대할 순 없다”며 “이러한 점에서 소아청소년에서도 약물치료로 효과적인 체중감량을 기대해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청소년을 대상으로 사용 허가된 약제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희망적이지만 아직 소아청소년 비만에서 약물치료는 많은 연구가 필요하기 때문에 국내 환자들을 대상으로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경도 교수가 국내 빅데이터를 활용한 비만과 암 연구에 대해 강연하고 있다. 한경도 교수는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는 국가암검진 등 우리 국민의 방대한 건강 관련 자료를 집약하고 있기 때문에 비만 연구에도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여러 연구분야에서 빅데이터가 각광받고 있는 시대인 만큼 비만 관련 연구에서의 빅데이터 활용 강연도 큰 주목을 받았다.

빅데이터 관련 연구에서 내로라하는 전문가로 꼽히는 숭실대 정보통계보험수리학과 한경도 교수는 비만과 암 연구에 있어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 등 국내 빅데이터를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제언했다.

가톨릭의대 내분비내과 김헌성 교수는 병원 밖에서 측정되는 환자유래 건강데이터(이하 PGHD, 개인 건강관리기록·약물복용기록·생활습관 패턴 등 환자 또는 보호자에 의해 생성, 기록, 수집된 모든 건강 관련 데이터)를 비만 연구와 환자 진료에 어떻게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지에 대해 강연함으로써 임상현장의 기대감을 높였다.

김헌성 교수는 “PGHD는 병원 또는 의료인에 의해 의도적으로 수집된 데이터가 아니기 때문에 그 정확도와 신뢰도에 대한 이슈가 존재하지만 디지털기술 발전에 힘입어 현재는 PGHD의 양이 월등히 많아졌다”며 “실제로 PGHD는 더 다양한 정보를 포함하기 때문에 병원에서 받은 검사정보와 더불어 이를 적절히 활용하면 환자의 상태를 더 심도있게 이해할 수 있으며 병원을 방문하지 않는 기간에도 환자의 모니터링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끝으로 김헌성 교수는 “특히 비만 같은 만성질환 관리를 위해서는 일상생활 속 혈당, 체중 등의 모니터링과 식이·운동요법 등 생활습관 관찰이 필수적이기 때문에 전문가들도 PGHD의 효과적인 활용법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갖고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날 학술대회 현장에는 비만치료제 개발에 힘쓰고 있는 다수의 제약기업들이 부스로 참여, 전문가들과 활발한 의견을 공유했으며 우수포스터들도 한자리에 전시돼 눈길을 끌었다.

대한비만학회 김성수 회장은 학술대회를 마무리하면서 “대한비만학회는 지난해 30주년을 맞이해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비만연구’와 ‘치료의 세계적 리더’라는 비전을 제시했다”며 “이에 걸맞게 이번 춘계학술대회는 다채롭게 강연 프로그램을 구성, 비만의 최신지견을 논의하고 이것이 임상현장에서 올바로 시행될 수 있도록 진정한 학술의 장을 만들고자 했다”고 말했다.

이어 “반가운 꽃망울이 봄의 시작을 알리고 우리를 설레게 하듯 모쪼록 이번 학술대회가 회원들은 물론 비만 치료에 관심이 많은 의대생들에게도 유익한 학술의 장으로 기억됐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대한비만학회는 1992년에 창립된 이후 의학, 영양학, 스포츠의학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함께 연구성과를 발표, 교류하면서 세계적인 학회로 발전했다. 비만영화제, 걷기대회 등 국민이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과 유튜브 채널 등을 통해 비만에 대한 올바른 정보를 알리고 국민 스스로 비만을 예방·관리할 수 있도록 소통을 강화하고 있다. 최근에는 코로나19 이후 더욱 심각해진 비만문제를 공론화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함으로써 정책적인 지원 필요성에도 적극 목소리를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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