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만성 거대B세포 림프종, 장내 미생물 따라 예후 달라
미만성 거대B세포 림프종, 장내 미생물 따라 예후 달라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3.03.22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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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서울병원 김석진 교수팀, 유전자 분석 통해 마이크로바이옴 영향력 규명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김석진·윤상은 교수팀이 유전자 분석을 통해 미만성 거대B세포 림프종환자의 장내 미생물(마이크로바이옴) 불균형이 환자 예후와 관련 있다는 것을 밝혀냈다.

장내 미생물 마이크로바이옴이 건강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고 알려지면서 연구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혈액암 중 가장 흔한 ‘미만성 거대B세포 림프종’의 치료결과에도 마이크로바이옴이 유의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밝혀졌다.

미만성 거대B세포 림프종은 우리 몸의 B림프구에서 발생한 혈액암으로 림프종 중에서 가장 빈도가 높다고 알려졌다. 보고에 따르면 매년 발생하는 국내 림프종환자 약 6000여명 중 40%가 이 질환에 해당한다.

다행히 B림프구를 겨냥하는 단클론항체와 항암화학요법을 병행하는 치료를 하면 환자의 75~80%에서는 반응을 보인다. 하지만 치료에 불응하거나 반응을 보인 후에도 재발하는 경우가 전체 환자의 40%로 적지 않아 많은 환자들을 낙담하게 만들기도 한다.

게다가 항암화학요법의 부작용으로 호중구감소증이 발생해 감염이나 패혈증으로 이어지면 치명적인 합병증이 생겨 치료가 어려워진다는 것도 큰 문제다.

이 가운데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김석진(교신저자) 교수와 윤상은(제1저자) 교수 연구팀이 마이크로바이옴의 불균형이 미만성 거대B세포 림프종환자의 합병증 발생에 영향을 주고 치료 후 재발을 포함한 불량한 예후와도 관련이 있다는 사실을 규명했다.

연구팀은 2019년부터 2021년 사이 삼성서울병원에서 미만성 거대B세포 림프종으로 진단받은 환자들을 대상으로 장내 미생물을 분석했다.

연구팀은 환자 189명을 모집해 이들의 대변을 채취하고 이들 중 158명의 샘플 유전자를 분석해 장내 미생물의 상태와 현황 등을 파악, 나이와 성별을 고려해 맞춘 건강한 일반인 대조군과 비교했다.

유전자 전장검사(WGS)를 통해 미만성 거대B세포 림프종환자의 마이크로바이옴을 분석, 생관관계를 밝힌 것은 이번 연구가 처음이다.

분석결과 미만성 거대B세포 림프종환자들은 건강한 사람들과 달리 마이크로바이옴 장내 환경이 불균형을 이뤘다.

연구팀에 따르면 건강한 일반인 대조군과 달리 마이크로바이옴의 분포에서 종의 다양성이 현저하게 낮았다. 대신 유해균에 해당하는 엔테로박테리아와 수테렐라가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병의 치료를 가로막는 대표적인 부작용으로 꼽히는 열성 호중구감소증 역시 엔테로박테리아와 밀접한 관련을 보였다는 설명이다.

열성 호중구감소증은 38.3도 이상의 고열과 함께 백혈구수치가 감소해 면역력이 현저하게 낮은 상태로 이 상태가 지속되면 기존 치료를 더 이상 진행하기 어렵고 하더라도 계획보다 낮은 농도로 약물을 투여해야 하는 탓에 치료효과가 떨어진다.

연구팀이 추가로 환자 106명의 유전자를 전장 분석한 뒤 엔테로박테리아가 확인된 추정치를 기준으로 환자를 양분했을 때 적은 환자들보다 많은 환자의 무진행생존율이 11.9배 낮았다. 

연구팀은 해당 마이크로바이옴이 많은 환자는 그만큼 재발이나 병의 진행이 더 잦았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본 연구를 주관한 김석진 교수는 “삼성서울병원 림프종팀은 이번 연구결과를 기반으로 림프종 치료성적 향상을 위해 장내 미생물 불균형을 조절하는 추가 연구를 계획 중”이라며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병과 싸우는 환자와 가족에게 연구를 통해 작게나마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보건복지부 보건산업진흥원(HR20C0025)과 한국연구재단 (2022R1F1A1064058), 대한혈액학회(ICKSH-2022-05)의 후원으로 CJ바이오사이언스와 공동으로 진행됐으며 혈액학분야 최고 권위 학술지인 ‘블러드(Blood, IF:25.476)’에 최근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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