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년기 뼈 통증 지속되면 ‘혈액내과’ 진료도 받아봐야
노년기 뼈 통증 지속되면 ‘혈액내과’ 진료도 받아봐야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3.03.30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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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액암 ‘다발골수종’일 수도…70대 발병빈도 높아
뼈 통증, 골절, 빈혈 등 다양한 증상으로 삶의 질↓
치료계획 잘 세워 증상 조절해야…치료제 개발도 활발
다발골수종은 70대 이상 고령층에서 발생률이 높은 혈액암이다. 특히 별다른 이유 없이 뼈 통증이 지속되거나 골절이 발생한다면 혈액내과 진료를 통해 정확한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매년 3월 30일은 전 세계적으로 다발골수종에 대한 인지도를 높이고 완치를 기원하기 위해 지정된 ‘세계 골수종의 날’이다. 다발골수종은 백혈구의 일종인 형질세포가 악성화되면서 과증식하는 혈액암으로 최신 국가암정보센터 통계결과(2020) 인구 10만명당 10.7명 정도로 발생하고 있다. 전체 암의 0.6%를 차지해 적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고령화시대 각별한 관심이 필요한 질환이다. 다발골수종은 젊은 나이에는 거의 발생하지 않으며 40대부터 발생률이 증가하기 시작해 70대에 가장 많이 발생한다고 알려졌기 때문이다.

다발골수종의 발병원인은 아직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방사선, 농약, 살충제, 벤젠 등의 화학물질 노출, 유전적요소 등이 거론되고 있지만 이러한 요인들과의 인과관계가 아직 뚜렷이 밝혀진 것은 아니다.

대표 증상으로는 뼈 약화와 이로 인한 골절, 뼈 통증, 빈혈, 신장기능이상, 고칼슘혈증 및 감염 등이 꼽힌다. 하지만 초기에는 증상이 뚜렷하지 않아서 이미 이들 증상을 느낀 상태라면 병이 상당히 진행된 경우가 많다. 게다가 다발골수종은 대부분 노년기에 발생하기 때문에 뼈 통증 등을 단순 노화증상의 하나로 넘기기 쉽다.

고려대구로병원 혈액종양내과 김대식 교수는 “노년기에는 척추가 내려앉는 압박골절이 발생할 수 있는데 이는 외상이 원인이 아니라 다발골수종 같은 질병으로 인한 병적골절인 경우가 많다”며 “혈액내과가 아닌 진료과에서는 모르고 지나칠 수 있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다발골수종의 치료시기를 놓치면 척추뿐 아니라 팔, 다리 등 전신에 골절이 생길 수 있으며 척추압박골절에 의해 척추가 주저앉으면서 통증은 물론 심한 경우 신경이 눌려 마비증상까지도 나타난다. 또 신장기능장애로 만성신부전으로 진행되면 투석을 받아야 하는 등 삶의 질이 크게 떨어진다.

김대식 교수는 “다발골수종은 초기에 전형적인 증상이 나타나지 않기 때문에 정기검진을 통해 조기발견하는 것이 중요하며 특히 비정상적인 골절이 생기거나 뼈 통증 등이 지속된다면 혈액내과를 찾아 정확한 검사를 해보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진단 후에는 담당의료진과 충분한 상의를 통해 본인 상태에 적합한 치료계획을 짜는 것이 중요하다. 다발골수종은 상태에 따라 면역조절관련약제, 항체치료제, 세포독성항암제 등 여러 가지 계열의 약제를 조합해 복합적으로 치료하기 때문.

자가조혈모세포이식이 가능한 환자라면 이 치료법도 희망이 될 수 있다. 조혈모세포는 뼈 안에 존재하는 골수에서 생성되는 세포로 백혈구, 적혈구, 혈소판 등 여러 혈액세포를 생성하는 역할을 한다. 자가조혈모세포이식은 고용량의 항암제 투여로 손상된 골수의 재건을 돕기 위해 자신의 조혈모세포를 사전에 채집해뒀다가 이식하는 방법으로 나이와 컨디션 등을 고려해 이식가능여부를 결정한다.

치료과정에서는 통증 조절과 합병증에 대한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 특히 폐렴 등 감염상황이 발생하면 매우 위험하기 때문에 이를 대비해 예방적인 항생제를 사용하기도 한다. 또 피부발진과 같은 알레르기반응, 혈전증, 말초신경염 및 심부전 등의 부작용도 빈번하게 발생해 이에 대한 세심한 치료가 필요하다.

또 다발골수종은 종양의 진행에 따라 다양한 돌연변이가 지속적으로 발생해 약물 저항성이 생길 수 있다. 이 경우 처음에는 좋았던 약제효과가 감소하고 재발도 빈번해진다.

이러한 여러 가지 사항을 고려하면 다발골수종은 결코 치료하기 쉽지 않은 병이다. 하지만 다른 어떤 암보다도 새로운 치료법들이 빠른 속도로 개발, 실제 임상에 적용되면서 치료성적이 눈부시게 발전하고 있어 고무적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말이다. 

김대식 교수는 “특히 2021년 CAR-T 세포치료제인 킴리아가 국내에 허가돼 악성림프종 등 혈액암환자 치료에 큰 도움이 되고 있는데 최근 다발골수종에서도 CAR-T 세포치료제인 카빅티가 국내 허가돼 재발성, 불응성 다발골수종환자 치료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기대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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