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대 실명질환 진단, 극단적 선택 위험도 높여...적극적 관심 필요”
”3대 실명질환 진단, 극단적 선택 위험도 높여...적극적 관심 필요”
  • 유인선 기자 (ps9014@k-health.com)
  • 승인 2023.04.07 12: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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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병원, 3대 실명질환과 자살위험도 연관성 분석한 결과 발표
3대 실명질환을 진단
실명으로 이어질 수 있는 안질환을 진단 받으면 자살 위험이 높아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가족을 포함한 사회구성원들의 적극적인 관심이 촉구된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3대 실명질환을 진단받으면 자살위험이 높아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특히 최초 진단 후 3~6개월 사이의 자살위험도가 5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대병원 안과 김영국 교수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 및 통계청 데이터를 활용해 2010년부터 2020년 사이에 3대 실명질환을 진단받은 환자의 자살위험도를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시력을 위협하는 주요 안질환, 특히 3대 실명질환을 진단받은 환자는 비진단군에 비해 자살위험도가 높으며 나이가 들고 시력이 저하될수록 그 위험도가 더 높아진다는 연구결과다.

3대 실명질환은 녹내장·당뇨망막병증·삼출성황반변성으로 초기 증상을 자각하기 어렵고 치료시기를 놓치면 실명위험이 있다. 녹내장은 시신경 손상이 진행되는 질환으로 국내 100만명 이상의 높은 유병률을 보이고 있다. 당뇨망막병증은 고혈당에 노출된 망막 모세혈관이 막히거나 터지는 병이다. 황반변성은 시세포가 집중된 망막 황반부가 손상되는 질환으로 인구고령화가 진행되면서 환자 수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그래프] 주요 3대 실명질환의 연령별 10만 명당 자살률 분포

기존 연구에서 시력장애와 자살위험과의 연관성에 대한 분석은 있었지만 주요 안질환환자에서의 자살위험도를 직접 연관시킨 연구는 없었다. 이에 연구팀은 3대 실명질환을 진단받은 환자의 성별·연령·소득수준·거주지역 등 다양한 배경 변수를 보정해 각각의 질환별 자살위험도를 산출해 비교·분석했다.

그 결과 2010년부터 2020년까지 관찰대상 280만명 중 1만3205명이 자살로 사망했으며 이들 중 34%(4514명)는 시력을 위협하는 안구질환(Sight-threatening Eye Disease, STED)을 진단받은 경험이 있었다. 시력을 위협하는 안구질환으로 인한 자살사망자 중 녹내장, 당뇨망막병증, 삼출성 나이 관련 황반변성을 앓았던 비율은 각각 48%, 57%, 9%로 나타났다.

또 주요 3대 실명질환자의 연령별 자살사망률은 녹내장의 경우 나이가 들수록 꾸준히 증가했다. 당뇨망막병증의 경우 50~70세 사이에서 다소 감소했지만 그 이후 계속 증가했다. 황반변성의 경우 80세 후반에 자살사망률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특히 1개 이상의 실명질환을 앓고 있는 경우 자살 위험도가 1.33배 증가했고 녹내장, 당뇨망막병증, 삼출성 나이 관련 황반변성 환자의 자살위험도는 각각 1.09배, 1.4배, 1.2배 증가했다. 추가로 3대 실명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가 저시력 상태가 되는 경우의 자살 위험도는 1.49배로 더욱 증가했으며 실명질환을 처음 진단받은 환자는 진단 3~6개월째 자살 위험도가 5배로 가장 높았다.

김영국 교수(한국과학기술한림원 차세대회원)는 “안과 의사는 주치의로서 책임감을 가지고 안질환자의 스트레스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파악하고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주요 실명 질환은 환자에게 상당한 심리적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가족을 포함한 사회구성원들의 적극적인 관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안과 분야 최고 권위 학술지인 ‘Ophthalmology (IF=14.277) 최근호에 온라인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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