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건강이야기] 강아지 고양이 체중관리가 꼭 필요한가요?
[반려동물 건강이야기] 강아지 고양이 체중관리가 꼭 필요한가요?
  • 김태석 동탄 누리동물병원 대표원장 | 정리·유인선 기자 (ps9014@k-health.com)
  • 승인 2023.04.10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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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석 동탄 누리동물병원 대표원장
김태석 동탄 누리동물병원 대표원장

우리가 질병을 떠올릴 때 보통은 종양이나 심장병 등 심각한 병을 떠올리기 마련이다. 그런데 의외로 반려동물의 질병을 유발하는 요인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은 비만이다. 우리나라 실내 반려동물의 대부분이 초소형이며 중성화수술로 식욕이 늘고 실내에서 생활하다 보니 열량소비는 줄어든다. 게다가 보호자가 산책시킬 여력이 부족해 운동량이 감소하기 때문에 자연스레 비만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외출시간이 긴 보호자와 같이 사는 반려동물은 스트레스나 삶의 질 향상 측면을 봤을 때 자율급식이 권장되지만 비만예방측면에서는 자율급식이 절대 권장되지 않는다. 자율급식을 하면 자연스레 식이량이 늘고 귀가 후 주게 되는 간식과 더불어 열량이 축적돼 체중을 늘리는 원인이 될 수 있다.

일례로 필자의 반려견 역시 주는 대로 먹는 것은 기본이고 토할 때까지 먹는 걸 보면 그들의 식욕에 대한 본능은 가히 놀라울 따름이다. 인간은 아름다움이나 건강에 대한 욕구로 다이어트를 스스로 할 수 있는 존재지만 반려동물은 보호자가 체중관리를 해주지 않으면 안 된다.

통계를 보면 반려동물 처방식 중 판매량 1위 품목은 단연 비만관련 제품이고 이밖에 비만관련 약물까지 출시되고 있는 것을 보면 더욱 실감할 수 있다. 사람도 음식이 풍부해지고 평상시 운동량이 줄어들면서 비만이 심각한 질병을 초래하게 됐다. 이에 따라 전문클리닉들이 성업 중인 것만 봐도 비만이 결코 가벼이 봐서는 안 될 문제인 것은 틀림없다.

체중관리가 꼭 필요한 이유는 건강을 해칠 수 있는 다른 질병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개나 고양이는 공통적으로 비만이 되면 심장병이나 고혈압 같은 심혈관질환, 당뇨, 디스크나 퇴행성관절염 같은 정형외과 질병, 지방종 암, 단두종증후군으로 인한 호흡이상 등을 유발할 수 있다. 고양이에게는 특히 신부전과 방광염, 결석으로 인한 배뇨장애를 일으킬 확률이 증가한다.

이런 생활습관질환 등은 수술하고 치료해서 나을 수 있는 병들과 다르게 생활습관을 고치지 않고서는 치료 예후가 좋지 않은 게 사실이다.

이런 골치 아픈 문제를 일으키는 비만을 미리 인지하고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우선 정기예방접종이나 구충을 위해 동물병원 방문 시 체중을 반복측정해 변동정보를 기록하고 지속되는 변화가 있다면 체형지수(BCS)를 판단해 적절한 목표체중을 확인해야 한다. 추가로 건강검진 시에도 좀 더 세밀한 체형평가 및 식이조절 조언과 함께 적절한 운동량과 음수량의 판단에 대한 조언을 진행하면 식이조절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이렇게 목표체중이 확인되면 현재 먹는 양이 적정한지 확인하고 조절해야 한다면 보호자에게 알려 실천하게 한다. 특히 사료량과 간식 외 사람 음식의 양을 전체 급식량에 포함시키지 않는 등의 오류를 범할 수 있어 주의한다.

모든 사료포장에는 체중과 나이, 상태에 따른 적정 식이량이 표기돼 있기 때문에 모형을 이용해 보호자와 함께 확인하고 판단하면 개념을 좀 더 명확하게 적용할 수 있다.

반려동물의 체중조절을 위한 식이요법 시 지켜야 할 지침은 다음과 같다.

1. 1일 급이량을 무게나 부피로 측정해 2~3회 정도로 나눠 동일한 시간에 제공한다.

2. 사료 이외의 음식비율은 전체의 20% 이하로 한다.

3. 실내에서의 놀이나 운동, 산책은 열량을 소비하고 식욕을 촉진하기 때문에 적절히 병행한다.

우리나라에서는 개별 맞춤 영양학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경우가 드물어 우수한 품질의 동물병원 전용사료가 적절한 영양균형을 맞춘 최고의 음식이라 할 수 있다. 동물병원 전용사료를 전체 음식의 80% 이상 먹는 것이 좋다.

최근 보호자가 사료를 직접 만들어 먹이거나 화식을 먹이는 경우가 있는데 대부분의 경우 영양불균형과 가공미비로 인한 소화불량 등의 문제가 있을 수 있어 보호자의 주의가 요구된다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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