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 성생활, 새롭게 알면 좋은 사실들
중년 성생활, 새롭게 알면 좋은 사실들
  • 심봉석 이화의대 목동병원 비뇨기과 교수
  • 승인 2014.01.02 10:0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잠깐, 할 얘기가 있는데...”
모임이 끝나고 나면 서로 작별인사를 나누는 어수선한 틈을 타서 슬쩍 말을 건네는 친구들이 있다. 대개 다른 사람들의 과장된 자랑에 주눅이 들어있던 친구다. 더러 큰소리를 치던 친구도 있다. 


이렇게 은밀하게 물어보는 경우는 백이면 백, 자기 상담이다. 성생활에 관한 내용이 대부분이다. 창피하다고 생각해서인지 소변보는 불편함 같은 것을 물어오는 경우도 많다.


“실은 말이야, 요즘 힘이 없어”
“어!? 너 아까는 빵빵(?)하다고 큰소리 쳤잖아?”
“실은 뻥이야. 하고 싶은 생각도 나지 않아. 비아그라나 있으면 좀 줘라”


비뇨기과 의사라고 비아그라와 같은 발기유발제를 가지고 다니지는 않는다. 발기유발제는 전문의약품으로 처방전이 있어야 약국에서 공식적으로 구매할 수 있다. 게다가 발기유발제는 성적 흥분을 일으키거나 쾌감을 높여주는 최음제나 정력제가 아니다. 일시적으로 음경에 작용해 발기가 하도록 도와주는 약이다.


“되긴 되는데, 너무 말랑말랑해서 걱정이야”
무조건 딱딱하게 발기해야 좋다고 생각하는 남자들이 많다. 발기의 정도는 음경에 흐르는 피의 흐름에 따라 좌우된다. 나이가 들면 피의 흐름이 줄어들어 발기하기 위해서 시간이 많이 걸리고 강직도도 떨어진다.


이렇게 음경의 강직도가 감소하게 되면 20대 때와 비교하게 되고 부인에게 비웃음을 살까 걱정이다. 하지만 삽입이 가능할 정도면 크게 문제가 없다. 오히려 너무 강하게 발기하면 폐경기 이후 여성들은 자극을 심하게 받아 통증을 느끼기도 한다.


“장어 먹어봐. 정력에는 장어가 최고야!”
“장어보다는, 불개미 볶은 거 먹어 봤는데 직방이더라.”
걱정하는 소리를 들었는지 옆에 있던 친구들이 한마디씩 거든다. 믿지 못하겠다는 표정을 지으면 정말로 기가 막히게 효과가 있다고 나중에 보내줄 테니 한번 먹어보라고 선심까지 쓴다. (하지만 실제로 보내준 경우는 없다. 아까워서 안 보내주는 건지, 아니면 실제 별 효과가 없어서 그런 건지는 모르겠다.)


굴을 비롯해 물개의 고환인 해구신, 호랑이의 음경과 고환, 독사, 자라, 코뿔소의 뿔, 불개미, 장어 등등 효과가 있다고 알려진 정력제는 무수히 많다. 심리적인 보상효과는 있을지 모르겠지만 아직까지 의학적으로 근거가 제시되고 효과가 입증된 정력제는 없다. 과음과 흡연을 삼가고 적절한 운동과 휴식으로 정신적 및 육체적 스트레스를 줄여주는 것이 정력 유지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너무 자주 싸서 약해진 거야. 접이불루(接而不漏) 몰라?”
꼭 중년이 아니더라도 성 능력을 강화하기 위해 성관계를 가지되 사정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잘못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성 생리 특성상 성적으로 흥분만 하고 사정을 하지 않으면 전립선, 정낭, 정관, 고환 등 생식기관에 충혈을 일으켜 염증이 생길 수 있다. 너무 자주 정액을 과도하게 방출하면 문제가 되겠다. 하지만 적절히 방출하는 것이 더욱더 활발하게 정자가 생성되고 정력도 유지가 된다.


“우리 나이가 몇인데 아직도 그런 생각을 하니? 그것도 이제 정년이야”
이야기가 끝나지 않을 것 같으니까 옆에 있던 다른 친구가 점잖게 한마디 던진다. 성생활에 있어서 남성과 여성의 한계는 없으며 또한 연령의 상한선은 없다. 성인영화 등급에서처럼 ‘18금 (18세 이하 금지)’은 있어도 ‘50금 (50세 이상 금지)’는 없는 것이다.


밥 먹고 물을 마시고 숨 쉬는 것이 남녀 모두 어느 나이에서나 자연스러운 생리현상이다. 이렇듯 중년이나 노년의 성 역시 자연스러운 삶의 한 부분이다. 성적 욕구를 제대로 해결하지 못하면 성기능이 급속도로 퇴화한다. 심지어 수명까지도 단축시킨다고 한다. 부부의 성생활을 통해 사랑을 확인하는 것이야말로 삶의 활기를 불어넣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자신의 존재감을 확인하고 인생의 활력을 되찾을 수 있다.


성생활이 주는 즐거움은 단순한 쾌감만이 아니다. 신체 접촉을 통해 서로 친밀감을 공유하고 정서적 만족감과 안정을 가져다 준다. 바람직한 성생활을 위해 부부가 서로 존경과 애정을 가지고 대화하고 계획하고 노력하는 것이 필요하다. 중년일수록 성에 대한 잘못된 고정관념을 깰 필요가 있다. 부부가 함께 적극적으로 만들고, 즐기고, 노력할 문제다.

 
<헬스경향 심봉석 이화의대 목동병원 비뇨기과 교수>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