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합성생물학 발전…단계적 지원·연구시설 뒷받침돼야”
“국내 합성생물학 발전…단계적 지원·연구시설 뒷받침돼야”
  • 안훈영 기자 (h0ahn@k-health.com)
  • 승인 2023.04.13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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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생물공학회, ‘2023 한국생물공학회 춘계학술발표대회 및 국제심포지엄’ 개최
한국생물공학회
한국생물공학회가 오늘(13일) 제주도에서 ‘2023 한국생물공학회 춘계학술발표대회 및 국제심포지엄’을 개최했다.

합성생물학 분야 세계 석학들과 국내외 생명공학(Bio Technology, 이하 BT)전문가들이 함께하는 ‘2023 한국생물공학회 춘계학술발표대회 및 국제심포지엄’이 13일 본격적인 막을 올렸다.

한국생물공학회가 주최한 이번 행사는 ‘건강하고 지속 가능한 바이오경제를 향하여’를 주제로 710여편의 최신 연구결과가 발표되고 국내외 2500여명의 산·학·연·관 BT전문가가 참가했다.

한국생물공학회 이상엽 회장은 “이번 춘계학술대회는 현재 당면하고 있는 국가적·지구적 난제를 생물학적으로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논의하는 자리”라며 “오늘 산·학·연·관이 모두 모인 이 자리에서 여러 난제를 충분히 극복할 수 있는 논의가 펼쳐질 것”이라고 밝혔다.

크리스티나 스몰키
크리스티나 스몰키 교수는 ‘최신 천연물 생합성연구’를 주제로 기조강연을 펼쳤다.

행사는 스탠포드대 크리스티나 스몰키 교수(Christina Smolke)가 ‘최신 천연물 생합성연구’를 주제로 기조강연을 펼치며 시작됐다. 스몰키 교수는 식물유래 의학용 생성물질을 생성하는 연구결과를 발표, 효율적인 약물생성을 위한 기술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스몰키 교수는 기존에 진통제의 주원료로 사용되던 양귀비 대신 효모를 개량, 효모의 추가 대사공학을 통해 성능을 향상시킴으로써 양귀비 경작을 하지 않고도 모르핀을 생산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스몰키 교수는 “미생물 내에서 복잡한 식물 생물합성 경로를 재구성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접근법을 개발했다”며 “최근 이러한 전략을 적용해 트로판 알칼로이드(tropane alkaloids, TA)를 비롯, 중요한 종류의 식물 알칼로이드를 위한 효모 생산플랫폼을 개발했다”고 말했다. 이어 “합성생물 플랫폼은 신경질환의 새로운 치료제”라며 “필수의약품의 견고하고 빠른 공급을 가능하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크리스토퍼 보이트
크리스토퍼 보이트 교수는 비료에 의존하지 않는 미생물솔루션 개발작업에 대해 설명했다.

두 번째 기조강연은 MIT 크리스토퍼 보이트(Christopher A. Voigt) 교수가 ‘농작물-미생물 상호작용 재편성’을 주제로 진행, 질소고정(Nitrogen Fixation, 공기 중 질소 기체분자를 암모니아를 비롯한 질소화합물로 전환하는 과정) 박테리아 제작을 통해 비료에 의존하지 않는 미생물솔루션 개발작업에 대해 설명했다.

보이트 교수는 “식물과 미생물 간 화학적 의사소통언어를 개발해 인공적인 공생관계를 생성했다”며 “질소고정 경로는 옥수수와 관련된 미생물로 이동되고 유전적으로 암호화된 센서의 제어하에 질소가 고정되도록 보장했다”고 전했다.

스몰키 교수
스몰키 교수가 효모를 대안으로 고려한 이유에 대해 답변하고 있다.

강연 후에는 스몰키·보이트 교수의 인터뷰가 진행, 강연에 대한 궁금증을 푸는 시간을 가졌다. 

스몰키 교수는 의학용도로 사용하는 화학물질을 효모와 같은 미생물 개량을 통해 개발하고 있다며 특히 효모를 대안으로 고려한 이유에 대해 두 가지로 설명했다.  

첫째는 과학적 이유 때문이라고. 스몰키 교수는 “마약(Opioid)은 합성하는 과정이 굉장히 오래 걸리고 만드는 데 관여한 효소들을 정확히 알지 못하는 등 굉장히 복잡한 천연물이라며 이것을 어떻게 하면 효율적으로 생산할 수 있을지 과학적으로 연구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개발에 큰 동기부여가 됐다”고 말했다.

둘째는 양귀비의 경우 재배·공급체인에 큰 문제가 있는데 특히 공급체인이 무너지면 심각한 의료분쟁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것. 이에 스몰키 교수는 언제 어디서든 생산할 수 있도록 효모를 엔지니어링(재료 등을 목적에 따라 유기적인 체계로 구성하는 것)해 마약을 합성·생산하고자 했다고 밝혔다. 

특히 여러 마약류 중 양귀비를 가장 먼저 선택한 이유로는 경제적 효과가 가장 좋다는 점, 사회적 가치에 집중했다는 점, 더 빠르고 원하는 때 생산할 수 있다는 점 등을 꼽았다. 

보이트
보이트 교수가 질소고정 박테리아에 대한 질문에 대해 답변하고 있다.

보이트 교수에게는 질소고정 박테리아에 대한 전반적인 질문이 쏟아졌다. 먼저 질소고정 박테리아 이용이 기술적으로 어떤 특이점이 있는지에 대한 질문이 있었다.

보이트 교수는 “실제 식물에 살고 있는 박테리아를 추출해 시퀀싱(유전자를 재배열하는 것)하는 것은 매우 경제적이고 빠른 결과를 도출할 수 있다”“이러한 것들이 가능하게 된 이유는 DNA 합성기술, 추출한 박테리아(미생물)들을 기술적으로 다룰 수 있게 된 것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미생물, 식물은 엔지니어링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아 앞으로는 실용성 있는 모델을 늘리는 기술이 필요할 것”이라며 “향후 연구를 통해 다른 작물들도 빠르게 자라게 하는 미생물 개발 연구와 상품을 다양한 작물이나 조건에 부합하게 하는 작업을 진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스몰키
스몰키·보이트 교수는 우리나라 합성생물학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환경개선, R&D 시설 마련, 전주기적인 지원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두 교수는 우리나라 합성생물학분야 성장을 위한 진심어린 조언을 건넸다.

먼저 보이트 교수는 “젊은 연구자들이 회사를 차릴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줘야 한다”며 “특히 초기 스타트업 단계부터 중간단계, 마무리단계까지 단계적으로 지원해주는 정부 정책이 있으면 좋을 것 같다”고 조언했다.

이어 스몰키 교수는 “보이트 교수의 의견에 전적으로 동의하며 이와 함께 다양한 단계에서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며 “합성생물학은 자금이 많이 들고 결과가 도출되기까지 오랜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이 점에 대한 충분한 이해가 전제돼야 하며 R&D 시설 역시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진연구
오전 프로그램은 총 4명의 신진연구원이 발표하며 마무리 됐다.

오전 프로그램은 신진연구자 포럼으로 마무리됐다. 경상국립대 약학과 강유경 교수가 ‘표적치료 및 진단을 위한 나노 및 미세규모 고분자접합체(Nano and Microscale Polymer Conjugates for Targeted Therapeutics and Diagnostics)’, 건국대 화장품공학과 김혜민 조교수가 ‘생의학 응용을 위한 고분자 전달 플랫폼(Polymeric Delivery Platforms for Biomedical Applications)’, 인하대 생명과학과 손세진 교수가 ‘정밀암의학을 위한 생체소재 기반 암백신 전략(Biomaterials-based Cancer Vaccine Strategy for Precision Cancer Medicine)’, 한국과학기술원 생체재료연구센터 이원령 선임연구원이 ‘생체정보 분포 측정을 위한 혈액호환 바이오전기신호센서 및 바이오생화학센서 어레이(Blood-compatible Bioelectrical and Chemical Sensors Array for Measuring the Distribution of Biometric Information) 등을 주제로 발표했다.

한편 오후 프로그램으로는 ‘나노센서 및 나노치료제(영국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 몰리 스티븐스 교수)’ ‘미생물분야 세계 연구동향과 학술지 정책 및 방향(영국 네이처 마이크로바이올로지 수잔 존스 편집장)’ 등을 주제로 한 기조강연이 진행되는 등 국내외 BT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여 합성생물학 전반에 대한 연구 노력과 최신지견 등을 활발하게 공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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